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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mho Oct 09. 2017

코발트 블루가 대니쉬 블루가 된 이야기, 로얄 코펜하겐

덴마크 디자인 이야기 2


photo by insta@ aim_ho


덴마크 디자인 두번째 이야기.

코발트 블루가 대니쉬 블루가 된 이야기, 로얄코펜하겐[Royal Copenhagen]



로얄코펜하겐과 한국



로얄코펜하겐은 덴마크의 대표적인 도자기 브랜드이다.

지금에 들어서는 덴마크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veryday Luxury'라는 슬로건처럼 로얄코펜하겐의 식기는 고급 식기이다.

이같은 고급스런 식기를 사용하는 것은 일본에서부터 유행이 흘러들어왔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크게 높아져서 한국로얄코펜하겐에서는 한식을 담을 수 있는 식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각각의 디자인 라인들마다 한식을 담기 좋은 밥그릇, 국그릇, 

소중대의 반찬그릇을 하나둘씩 만들고 있다. 

작년에는 로얄코펜하겐 메가라인에 떡국기가 나오기까지 했다.(가운데 사진)


사진 출처 : 한국로얄코펜하겐





그들의 히스토리


많은 사람들이 로얄코펜하겐을 떠올리면 새하얀 식기에 코발트 블루의 문양이 들어간 아름다운 그릇을 떠올린다. 로얄코펜하겐에서 가장 잘나가는 디자인이다. 코발트 블루는 로얄코펜하겐의 상징적인 색이 되었고 이 색은 이제 대니쉬 블루가 되었다. 



photo by insta@ aim_ho


로얄코펜하겐은 처음부터 이같은 명성을 가질 수 있을 만한 퀄리티를 가지지는 못했다.

사실 과거 유럽에서 덴마크의 도자기 기술은 가장 뒤쳐져있었다. 당시 금속 재질의 그릇만을 사용하고

귀족들은 유리재질의 컵이나 식기류를 사용해오던 와중 동양의 도자기들을 만나게 된다.


도자기의 원조는 역시 동북아시아다. 잠시 이야기에서 새자면 우리나라 역시 도자기의 원류이지만

지금에서의 위치가 참으로 아쉽다. 또한 디자인에서의 면모도 여백과 단순함을 강조하는 것이 큰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의 예술은 여백의 미라는 단어를 더할나위없이 사용해오지 않았는가. 


동양의 도자기 기술은 유럽으로 넘어오게 된다. 동양에서 유럽으로 돌아온 유럽인들은

동양의 아름다웠던 청화백자를 재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푸른 색을 표현할 재료가 없었고 

동양으로 진출이 여러 다른 국가보다 적었던 덴마크는 특히 부족했다. 




유럽의 청화백자의 원조, 네덜란드의 델프트(delft)




오히려 동인도회사를 소유했던 네덜란드가 청화백자에 관해서 더 강세를 보였었다.

푸른색을 내는 염료를 많이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비롯해 다양한 그림들 속에서 청명한 푸른 색이 눈을 사로잡는데 바로 이 염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염료로 네덜란드 역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자기를 만들던 지역은 네덜란드의 델프트. 델프트 블루는 유럽 전역에 유행하게 되었다. 오른쪽 그림의 푸른 색 도자기가 델프트의 자기로 보인다. 






네덜란드의 델프트 역시 로얄델프트라는 이름으로 성장했다. 로얄델프트는 식기보다는 예술작품으로 유명했는데 특히 타일이 유명했다. 벽 전체를 델프트의 파란 타일로 꾸미는 것은 영국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인테리어 요소로 사용되었다.




이런 작품들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인지 로얄델프트는 다양한 분야와 함께 콜라보를 즐긴다. 뭐랄까 자신의 식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고집을 유지한다기 보다는 매력적인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는데 개방적이라고 느겨진다. 왼쪽의 기본적인 식기류를 포함해서 네덜란드 항공의 겉면을 꾸미거나, 헬로키티와 같은 콜라보레이션을 즐기기도 한다. 로얄코펜하겐이 추구하는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로얄델프트와 로얄코펜하겐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로얄코펜하겐의 시작

photo by insta@ aim_ho


그렇다고 로얄코펜하겐이 콜라보레이션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로얄코펜하겐이 지금의 유명세를 가지게 된 계기가 사실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로얄코펜하겐은 전통적인 화가를 고집적으로 디자인에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화가, 건축가, 일러스레이션 등등을 디자이너로 영입해 다양한 라인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Photo by insta@ aim_ho


시작은 네덜란드의 로얄델프트가 시작과 함께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로얄코펜하겐은 왕실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급적인 청화백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내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또한 건축가출신의 디자이너 아놀드 크로그가 언더글레이즈기법을 발전시켜서 1889년 파리의 만국박람회에서 전세계에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지게 되면서 덴마크의 로얄코펜하겐이라는 브랜드를 공고히 만들어냈다.


Photo by insta@ aim_ho


로얄코펜하겐의 유명세는 위의 사진과 같은 푸른 색의 무늬와 하얀색의 여백의 미를 제대로 살린 라인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라인을 블루 플루티드 라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블루 플루티드라인이 1775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인기라인이다. 우리나라 영조-정조시대때 브랜드이다.



photo by insta@ aim_ho


블루플루티드 라인의 특징은 고집스러운 제조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라인의 모든 페인팅 방식은 핸드페인팅이다. 페인터가 직접 1197번의 붓질로 그릇을 창조해낸다. 그릇의 뒷면을 보면 장인의 이름이 서명되어있다. 그릇마다 비교해보면 장인들의 서명이 다른 것을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디자인의 고착화와 전통 사이의 고민


Photo by insta@ aim_ho


파란 색의 디자인이 크게 인기를 끌자 로얄코펜하겐은 고민했다.

인기를 끈 디자인들이 많은 고민을 하는 이유도 이것일 것이다. 하나의 라인을 통해서 인기를 끌어낸 브랜드가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앞으로 나가야 할지 자신의 라인을 쭈욱 우려내어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할 지. 우리는 많은 패션브랜드를 통해서 이러한 고민을 하는 브랜드를 많이 봐왔다. 로얄코펜하겐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다양한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본인 브랜드의 색깔과 스토리를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고 디자이너는 그에 따라 재해석한다. 그 라인업 중 하나가 2008년 컬러풀 엘레멘츠 라인이다. 이 라인은 로얄코펜하겐의 블루를 버리고 다양한 컬러의 식기를 만들어내고 문양 역시 바꿔낸다. 찾아보면 형광색의 문양도 있다. 엘레멘츠의 디자인은 조명디자인으로 유명세를 떨친 덴마크 디자이너 루이스 캠벨이 만들어낸다.



Photo by insta@ aim_ho


이 라인을 기반으로 로얄코펜하겐은 2011년 블루 엘레멘츠를 만들어낸다. 로얄 대니쉬 블루에 대한 향수를 늘 가지고 있는 고객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된다.


Photo by insta@ aim_ho


로얄코펜하겐은 이에 그치지 않고 메가라인을 출시한다. 메가라인은 새천년을 맞이해서 디자이너 카젤 크젤고르 라르손이 디자인한 라인이다. 당시 26살의 신예였던 카젤에게 새로운 라인의 디자인을 맡긴 생각은 대단하다. 이 화투짝이 생각나는 라인은 상당한 파워를 가지게 되었고 카젤을 스타로 만들었다.




Photo by insta@ aim_ho


로얄코펜하겐은 컨트라스트라는 이름의 컵도 만들고 있다. 실용적인 그릇의 필요성때문이다. 밑의 받침은 컵홀더의 개념으로 뜨거운 것이나 미끄러움을 방지해준다. 색색별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 로얄코펜하겐의 다양한 변화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Photo by insta@ aim_ho


로얄코펜하겐은 최근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출시되고 있지만 블루 플루티드의 명성을 따라잡는 라인을 찾기는 힘든 것 같다. 하지만 블루 플루티드와 같은 시기에 탄생한 플로라 다니카는 그 전통에 맞게 로얄코펜하겐의 대표적인 라인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플로라 다니카는 심플하기 보다는 오히러 주위를 감싸고 있는 금테와 커다란 식물이 자리잡고 있는 무늬로 블루 플루티드의 미니멀리즘한 매력과 는 정반대에 서있다. 플로라 다니카라는 덴마크의 식물도감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이 식물도감의 식물들을 그릇에 옮겨닮은 라인이다.

이 라인은 현재까지도 덴마크 왕실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마치며


photo by insta@ aim_ho


이처럼 전통을 고수하면서 젊은 아티스트들과 호흡하고 브랜드를 다시 발전 시키는 과정은 오늘날의 많은 브랜드들이 참고해도 좋을 만한 교과서적인 모습이다. 유명한 브랜드가 과하게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리거나 지나치게 원 모습을 고집하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브랜드가 참 많다. 로얄코펜하겐이 신인 작가부터 완전히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까지 섭외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다양한 재해석을 내놓는 모습,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들이 바라는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이외의 북유럽의 멋진 그릇 브랜드

위에 이야기한 브랜드 외에도 북유럽에는 상당히 인상적인 브랜드들이 많다.

카모메 식당에 나와 오니기리 접시라고 유명세를 타게 된 핀란드 브랜드 ARABIA 핀란드,

스웨덴 브랜드인 Rostrand와 Gustavsberg 가 있다. 


로얄코펜하겐을 보는 팁

플루티드

플루티드는 Fluted로 접시나 컵에 세로 홈을 파서 디자인에 재미를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플레인

플레인은 다른 꾸밈을 제거한 순수한 상태의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레이스

접시나 컵 주위에 무늬를 주어 디자인에 재미를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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