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99%는 멘탈 싸움이다
13. 삶의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영업하고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든 반드시 된다는 확신 90%에 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10%를 가지고 일해 왔다. 안 될 수도 있다는 회의나 불안은 단 1%도 끼워 넣지 않는다.”_정주영
전에 다니던 회사 사장님의 한 말이 생각난다. 핵심 인재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빠른 학습력’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학습 전문가인 윌리엄 글래서 (Willianm Glasser)에 따르면 사람이 배우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방법에 따라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이다.
읽는다(Read) : 10%,
듣는다(Hear) : 20%,
본다(See) : 30%,
보고 듣는다(See and hear) : 50%,
토론한다(Discuss) : 70%,
경험한다(Experience) : 80%,
가르친다(Share and teach) : 95%.
위에서 보았듯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다른 사람과 토론할 때나 직접 뭔가를 경험할 때라든지 아니면 남들을 가르칠 때이다. 그래서 나는 3가지를 모두 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크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고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새로운 내용의 제품 슬라이드 자료를 배우게 되면 행동으로 바로 경험해 본다. 자발적으로 나가서 슬라이드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나는 더욱더 공부하고 얘기를 잘하기 위해 내용을 숙지하게 된다.
어찌 보면 세일즈 역량은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학습 능력과도 비례한다. 만약 고객이 새로운 내용의 A, B, C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떤 세일즈맨은 A만 알았다. 다른 세일즈맨은 B와 C만 알 수도 있을 것이다. 역량이 이미 갖추어져 학습력이 빠른 세일즈맨은 최단기간에 A, B, C 모두의 내용을 습득할 것이다. 세일즈 성과는 배우는 속도에 비례한다. 특히 조직의 리더 자리로 올라갈수록 배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진정한 리더라면 세일즈 현장의 소문과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 세일즈 경험이 있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 사이에는 분명 세일즈 전문가들의 활동 에너지를 관리하는 데에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세일즈 현장을 중시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힘들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세일즈 리더십을 막론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리더의 훌륭한 모습은 변하지 않고 나타난다.
초한지의 영웅 유방은 천하 통일의 대업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각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주었던 현장의 부하들을 치하했다. 고전적 군대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의 비정형화된 조직에서도 현장을 중시하는 리더 역할을 하는 좋은 본보기가 있다. 연기자 황정민은 2013년 연기 대상에서 “나는 그저 스텝 진들과 다른 연기자들과 같은 밥상에서 숟가락 하나만을 얹었을 뿐이다.”라고 하며 촬영 현장에서 고생하는 스텝들의 노고를 알렸다. 어떤 조직에서든 리더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대표로 누군가가 현장의 사람들의 피와 땀을 알려준다면 그는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며 현장의 정보도 더 잘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람이 리더가 되었을 때 세일즈 조직은 더욱 힘을 발휘하며 자연스럽게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신문 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방문해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는 내용을 보았다. 대통령의 외교 분야에서도 경제적 이득을 위한 세일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침체된 한국 경제를 부흥하고 한국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국가들과 경제, 외교적 협력을 위해서는 세일즈 한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중동 4개국이 산업 다각화 전략과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굉장히 높은 분야와 협력할 경우 경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일즈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 삶의 모든 영역에 세일즈가 필요한 세상이다. 삶의 곳곳에서 세일즈 기술이 필요하고 기술이 더욱 발달할수록 인간적인 세일즈 요소는 중요해진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로봇이 세상에 나오며 인간과 같이 활동을 할 것이다. 미래에는 그래서 더욱더 세일즈 전문가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는 데 세일즈 전문가는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활동의 핵심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세일즈 활동이 될 것이다.
장사도 세일즈를 하는 것이다. 장사를 잘 하기 위한 방법적인 측면보다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세일즈를 할 수 있다. 일과 자아실현을 따로 보고 세일즈를 하더라도 자신의 삶이다. 세일즈를 힘들어하지 말고 일적으로 접근하고 자신이 하고 싶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일 외적으로 접근해서 성공한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한 다면 자신의 삶을 균형 있게 바라보고 성취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 일과 공부는 병행할 수 있느냐?”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세일즈 전문가가 되기 위해, 그리고 현재 3년 이상 세일즈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일하면서 공부하는 삶을 가장 이상적인 삶으로 생각한다. 한 예로, 일본의 오소백이 쓴《전공과 기업》에 나오는 사례이다. 그의 저서에 등장하는 인물 Y는 최고 학부 도쿄대학 불문과를 으뜸으로 나온 젊은이다. Y는 대학을 나온 뒤 곧 우동장사의 가업을 물려받았다. 조그마한 우동 집은 3대째 이어온 가업이다. 동창생들은 대학 조교, 강사, 또는 외국 유학을 간다고 법성이었지만 수석으로 대학을 나온 Y는 앞치마를 두르고 우동 장사로 나섰던 것이다. 천하의 일류대학을 톱으로 나왔다는 수재가 모든 걸 내동댕이치고 우동장사로 나섰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거짓말이라고 조소할지도 모르겠다.
여덟 해의 긴 세월이 흘렀다. 하루는 동기 동창회가 열리게 되었다. Y의 친구들은 모두 ‘문제’의 우동집으로 모여들었다. 동창들 중엔 교수 급에 오른 사람이며 조직에서 급박에 감투를 쓴 사람들도 많았다. 상아탑의 옛 친구들은 학창 시절의 추억과 요즘의 학계 소식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Y는 학계 뉴스가 나오자 기염을 토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알고 보니 Y는 우동장사를 하면서도 자기의 전공분야 연구에 대해선 하루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 영업시간이 끝나면 그는 2층 다다미방에서 늦도록 공부에 몰두해 온 것이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생업 전선에 뛰어든 것은 빵을 먹기 위한 수단으로 장사를 한 것이다. 그는 빵을 구하는 방법과 연구를 엄격히 분리했다. 이상과 현실은 혼동하지도 않았고, 바꾸지도 않았다. 빵은 빵, 연구는 연구로 생각했던 것이다. 어떻게 Y는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Y에게는 어떤 힘이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준 것일까?
나도 직장에 취직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학문에 탐구하고 이상적인 삶을 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일이 끝나면 곧장 도서관으로 가서 세일즈와 뇌 과학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세일즈 전문가로서 연구 발전시킬 수 있는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꼬박꼬박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칼럼을 쓰듯이 세일즈에 대해 공부하며 나의 필력을 늘려 나갔다. 나는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세일즈 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발휘해 세일즈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책을 읽으면서 세일즈 사례들을 쓰는 게 즐겁다. 적성에 상당히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작가로서 책상에 앉아 글만 쓰면 정말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곳으로 돌아다니며 여유 있고 풍요롭게 세일즈를 즐긴다.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나는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처럼 큰 행운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지금 생활에 감사한다.
인생에서는 전체적인 목표 설정을 우선해야 한다.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강하게 믿는다면 성취할 수 있다.”라고 성공학의 대가 나폴레옹 힐은 말했다. 삶의 모든 순간이 세일즈이다. 세일즈를 잘 하기 위해서도 목표를 잘 설정해야 한다. 세일즈 목표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것처럼 확실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세일즈도 자신의 삶도 모두 스스로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세일즈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스스로 상상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기록하고 수시로 보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표하라.
14. 미래에는 세일즈 예술가가 소중해진다
“돈 버는 것도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고 좋은 사업은 최고의 예술이다.”_앤디 워홀
지금은 어느 세일즈 영역이나 모두 힘든 시기이다. 기업도 굉장히 힘든 시기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힘들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전에 다니던 회사도 한참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래도 직원들을 아끼는 회사였고 직원 교육에 대한 열정도 높았다. 힘든 시기일수록 성과를 더 창출할 수 있는 소수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더욱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나도 회사에서 주는 혜택의 기회를 받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세일즈 영 리더들 선발해 교육을 시켰다. 교육이 있던 날 같은 조에 편성된 팀원들이 공개됐다. 조별 발표를 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골다공증이나 골 형성이 필요한 환자를 이야기하며 발표를 시작하기로 했다. 팀원 중 한 명이 흰색 종이에 꼬부랑 할머니를 한 명 그렸다. 내가 꼬부랑 할머니에 대해 발표를 하기로 했다. 그냥 막연히 발표를 하면 감흥이 덜 할 것 같아 어릴 때 친할머니를 생생하게 떠올렸다. 할머니는 80살이 넘으셔서 항상 지팡이를 짚고 다니셨다. 꼬부랑 할머니가 허리를 필 수 있게 상상을 하며 그린 그림을 가지고 앞에 나가 소개했다. 몇몇 분들은 내가 발표 한 내용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조는 나를 선두로 오프닝부터 끝까지 모든 사람들이 발표를 돌아가면서 하며 팀워크를 잘 발휘했다. 결국 전체 평가에서 만장일치로 1등을 할 수 있었다.
세일즈를 하는 사람들은 고객 앞에서 배우가 된 것처럼 열과 성을 다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배우들이 메서드 연기(Method acting)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80년대 소도시의 구식 형사를 연기하고 <우아한 세계>에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퇴물 조폭을 연기한 송강호는 단지 배역을 연기하기보다 배역 그 자체가 된다. 즉 자신의 말과 행동이 송강호가 아니라 극 중 배역이 되는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무의식적으로도 표정과 모든 것이 사실인 배역 그 자체가 돼야 한다.
나는 발표를 할 때마다 마치 내가 배우가 된 것처럼 발표를 한다. 실제 고객을 만나 얘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객을 만나기 전 순서를 기다리면서 고객에게 할 말을 대본을 읽는 것처럼 리허설을 해 보기도 한다. 입으로도 되놰 보고, 내가 들을 정도로 말할 때도 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면서도 미리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면서 하기도 하고 차를 타고 가며 하기도 한다.
리허설을 하는 이유는 고객과의 대화 시나리오를 상상하기 위해서이다.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질문을 한다면 고객의 상황이나 성격상 특화된 반응이 분명 있다. 한 고객은 항상 인사하면 “별일 없지?”라고 말한다. 항상 똑같은 반응이고 누구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고객을 뵙기 전 고객과 미리 상상의 대화를 나눈다. 한 고객에게 “A 제품의 효과가 어떤 가요?”라고 물어보면 지난 방문 때와 똑같이 “효과가 약하다.”라고 대답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계속 약한 이미지를 남겨 둘 것인가?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강력한 효과에 대해 언급하자!’라고 생각했다. 이 고객에게 긍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게 미리 고객이 나에게 보일 부정적 혹은 긍정적 반응을 나눠 답변을 준비해 두었다. 독일의 대 문호 괴테도 어려운 일이나 곤란한 일에 직면했을 때면 몇 시간씩 상상의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나도 고객과 대면하는 상상 속에서 내가 고객 입장이 되어 생각을 읽고 반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세일즈를 할 때도 고객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단지 상품 설명이나 특장점만을 나열하면 고객은 좋아라 구매를 할 것 같은가? 나는 세일즈맨인 나 자신이 고객에게 설명하려고 하는 상품 자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했다. 상품이나 서비스와 나 자신을 동일시했다는 말이다. 고객은 어쩌면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세일즈맨 나를 사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행동할 때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신뢰하고 좋아하지 않는데 고객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상품이 좋은 척 연기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상품에 대해 혼을 담고 자기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고객을 설득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세일즈를 하기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너무 집착하면 더 잘 안될 수가 있다. 꼭 판매에 성공해야겠다고 스스로를 옭아매거나 속박에서 벗어나 백지상태가 되어야 그 위에 자신만의 스케치를 그려 고객에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세일즈는 자기 자신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도 세일즈맨과 상품과 서비스를 동일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 갈 때 같은 내용이라도 출연 배우가 누구인지에 따라 관객들의 호불호가 차이가 있는 것처럼 똑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라도 세일즈맨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고객을 대하는지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감성은 차이가 클 것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세일즈 전문가는 예술가처럼 말할 필요가 있다. 세일즈 전문가라면 창의력을 발휘해 고객들에게 최대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훌륭한 고객 경험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일즈맨이 단지 물건을 팔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고객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몇몇 조직에서는 앞으로 세일즈맨들의 성과보다는 고객에게 받는 평가로 성과를 대신해 측정하겠다는 회사도 생겼다. 세일즈맨들은 현장에서 고객과 접점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평가는 성과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지당한 말씀이다.
2000년 중반 미국 해리스 여론 조사 기관에서 <기업에 대한 고객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기업은 이윤만 추구할 뿐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라는 항목에서 소비자들은 80%가 동의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CEO는 신뢰할 만하다’라는 조사에서는 2%만이 신뢰한다고 답했다. 비단 10년 전 미국의 조사에 국한된 내용은 아닐 것이다.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세일즈 전문가들이라면 최전선에서 고객이 불신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동 지역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던 동아건설 최원석 회장을 기억할 것이다. 세계 제 8대 불가사의라 여겨지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공사들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고 중동 건설의 붐을 이루었다. 그의 열정은 리비아 왕자에게 수주를 따내기 위한 세일즈 정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입찰 경쟁에서 따내기 위해 정보력을 발휘하고 리비아 왕자와 개인적인 친분까지도 잘 쌓아 두었던 것이다. 그는 예술과 방송, 영화 등에 관심이 많았다. 풍부한 감수성 덕분인지 부인도 3명이나 두었다. 그는 소망하던 1997년 동아방송대학을 세우게 되면서 꿈을 완성했다. 세일즈를 잘 하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능력이 풍부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감수성도 대학에서 학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을까? 나는 배우고 연습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쇼핑호스트 계의 전설 장문정 씨가 있다. 《팔지 마라 사게 하라》 그의 저서도 잘 읽었다. 실제 책도 좋았지만 유튜브를 통해 본 그의 느낌은 더욱 좋았다. 우선 목소리가 신뢰감을 주었다. 사용하는 언어도 고급스러웠고 무엇보다도 그가 하는 말들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가 말을 잘 하기 위해 내적으로 자신을 얼마나 달련시켰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도 4.5만 점에 4.47이라는 학점을 받으며 상당히 학구파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의 석사 논문 <쇼핑호스트의 목소리가 소비자 행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는 2011년 조선일보 경제면에 실리기도 했다. 그는 시청자 500명을 대상으로 똑같은 홈쇼핑 영상을 보여주며 한 집단에게는 쇼호스트의 빠른 목소리를, 다른 한 집단에게는 느린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시청자들은 어떤 목소리를 더 선호했을까? ‘느린 목소리’이다. 시청자들은 천천히 말하는 쇼호스트를 더 신뢰하고 차근차근 전달하는 얘기에 더 구매 요구를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는 세일즈 스킬의 아주 사소한 차이조차도 연구를 하며 발전시켜 나갔고 최고의 쇼호스트가 되었다.
나도 세일즈 스피치에 대해 강의를 자주 한다. 특히 1분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잘 하는 방법을 강의를 하며 청중들에게 “Yes하게 만드는 3S”를 기억하라고 한다. 3장과 4장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했지만, 그중에 하나가 Speed 속도이다. 1분 엘리베이터 스피치는 상당히 시간이 없고 촉박할 때 사용을 많이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바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나,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등 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평소 같으면 5분, 10분에 얘기해야 할 내용을 1분으로 줄여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말은 빠르게 하는 게 잘 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하는 게 상대에게 더 잘 들린다는 것이다. 급하다고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던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일즈맨이 할 말만 빨리 해버리면 고객 입장에서는 알아서 주워들으라는 식이 돼 버린다. 1분이라는 시간을 재어보며 얘기해 본 적 있는가? 1분, 60초, 의외로 길다. 천천히 얘기해도 된다.
한 선배는 나에게 연기를 배워보라고 권해 주었다. 어쩌면 강의를 하는 나의 직업도 세일즈의 확장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강의를 할 때처럼 열정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은 몰입의 경지에 올라야 호소력이 짙어진다. 나는 세일즈 멘탈 코칭과 강의를 하며 나의 지식과 성공 경험을 세일즈하고 있다. 내가 고객 앞에 섰을 때 항상 생각한다. 나는 연기자다. 내 스스로 각본을 쓰고, 리허설 하고, 관객들 앞에서 나를 평가받는 것이다. 관객에게 열정과 혼을 전해 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불태운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이야기한다. 눈물을 흘릴 때도 있고, 관객을 눈물 나게 할 때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이야기로부터 나온다. 지금도 나는 내가 성취했던 이야기를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