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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Jan 18. 2018

중년의 커피뽑기 67

왜 사냐고 묻거든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이놈의 무기력 증상!

가끔 그러다 말고 그러다 말고 했는데

이번 겨울이 놀랍도록 춥다보니 몸도 움추려들고 장사도 않되고 애들 방학도 겹친데다가 어쩔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가계에 나와 움직거린게 다라면 다 였습니다.


또 요즘 이 동네가 밤 9시면 어둠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11시까지 하던 옆집이 올해부터 최저인금 인상으로 9:30까지만 하고 앞집도 문여는 시간과 닫는 시간을 조정하다보니 저녁9시 이후엔 거의 덩그러니 어둠에 방치된 모습이랄까요...


어찌 되었건 시간은 보내야 하기에 영화를 검색하던중 우리나라에 개봉은 하지않았지만 구미가 댕기는 영화가 있어 함 봤습니다. “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 입니다.

제목만 봐선 뭐 이별에 관한 영화 같은데

내용은 세계가 사랑하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의 탄생을 담은 실화의 이야기입니다.


곰돌이 푸에는 꿀을 좋아하고 가끔 똑똑한 말을 하는 푸 외에도 내성적 성격의 핑크아기돼지 피글렛, 늘 우울한 순둥이 당나귀 이요르. 사고뭉치 아기호랑이 티거. 잘난척쟁이 토끼. 캥거루 루와 동물들의 친구인 5세 남자아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있습니다.


곰돌이 푸는 1926년 발표된 A.A.밀른의 동화 입니다. 그리고 동화의 삽화를 그린 E.H셰퍼드가 작가의 상상을 그림으로 완성했습니다.

곰돌이 푸는 우정과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이런 행복한 이야기와 이쁜 캐릭터가 탄생하게된 비화를 영화는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 밀른은 1차세계대전의 영국군 참전군인으로 살아 돌아왔지만 풍성터지는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전쟁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결혼한 아내는 외향적이고 사교적 성격으로 남편의 유명작가로써의 명망을 유지하기위해 노력합니다.

작가인 남편이 좋아 할것이라 생각해 출산을 합니다. 바로 그 남자아이가 곰돌이 푸의 소년 크리스토퍼 로빈의 모델이 됩니다.


집필에 집중하고자 시골로 이사를 하게되고 외향적 아내의 출타와 보모의 휴가로 집에는 아빠와 아들만 남게 됩니다.

마땅한 놀이감이 없는 시골에서 아이와 산책을하고 닭장을 만들며 나름 창의적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외로워하는 아이를 위해 인형들의 이름을 짓고 성격과 행동을 규정하는 중 작가의 촉이 발동합니다.

전쟁이후 우울해 있는 영국가정에 먹힐거란걸요!


예상은 적중했고 책은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되며 겪게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모든일엔 댓가가 따른다는 것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작가의 아들은 자기를위해 아빠가 만든 곰돌이 푸 이야기를 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과 너무어린 나이에 견뎌야 하는 수 많은 일정들이 아이를 지치게 합니다.

유대감이 없던 아빠와 아들이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아빠와 아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UN의 우정대사로 까지 임명될 정도로 세계적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의 가정은 아슬아슬해 져만 갑니다.

한걸음 떨어져 보면 행복이지만 들어가 보면 불행이라고 겉과 속은 다른듯 합니다.


저희 가정엔 3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라고 부르기엔 이젠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으로 성장했지만 나름대로 잘 키워보겠다고 3년동안 홈스쿨링도 했었더랬죠.

아이들이 어릴뗀 “행복하니?” 란 질문을 하면 1초도 걸리지 않고 “네!” 라고 대답했었는데 요즘들어 똑같은 질문을 하면 뜸을 드리며 “모르겠어요!” 라 하네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가족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거기다 우정은 무엇일까? 참 뻔하지만 쉽게 대답 할 수 없는 원론적인 질문들의 해답을 찾기 위해 참고할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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