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에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바깥 외출이 없는 올해는 추운 줄 모르겠다. 일주일 동안 쓰레기 버리러 집 앞에 나갔다 온 것이 바깥 외출의 전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게으른 날들이다.
게으른 날들을 이겨내려면 별 수 없다. 이불속에 웅크리고 있다간 나처럼 게으름이 몸에 배어 버린다. 지금이야말로 기약 없이 쉬고 있던 홈트를 다시 시작할 때다. 새해가 되었는데 당신은 무얼 하는가. 잠시 글 읽기를 멈추고 마음속 깊숙한 곳을 살펴보자. 다시 나와 함께 운동을 시작해볼 용기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트레이너가 필요한 당신
유튜브 '스쿼트 300개 챌린지' 영상을 보며 매일 따라 한 적이 있었다. '언젠가 나도 300개 할 수 있겠지'라며 의욕을 불태웠지만 저질 체력으로 언제나 중간에 멈춰야 했다. 유튜브 영상의 템포는 너무 빠르거나 느려서 내가 원하는 속도로 조절할 수 없었고. 어떤 영상은 동작과 목소리의 싱크가 맞지 않아 불편했다. 운동은 점진적 과부하가 중요하다던데. 어쩌다 며칠 쉬게 되면 저번에 몇 개나 했었는지 잊어버린다. 그럴 때면 다시 의욕을 찾기가 힘들다. 나에게 딱 맞는 운동을 관리해줄 트레이너가 있으면 좋을 텐데.
프로토 타입
없으면 만들지 뭐!
앱 스토어에 운동 / 홈트 관련 어플은 많지만 어딘가 조금씩 부족했다. 개수를 세어주어야 했고, 운동 루틴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어야 했으며, 소리 조절이나 속도를 바꿀 수 있는 좀 더 커스텀한 편집도 중요했다. 단순한 운동 타이머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루틴대로 동작하는 똘똘한 어플이 필요했다. 어플 개발자인 나에게 불편함은 기회다. 편리한 녀석으로 홈트 타이머 어플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어플 이름 아이데이션은 이렇게 했다
로고와 런처 디자인 프로토타입
내가 만든 트레이너, 홈트할 때 사용해주세요
단순한 타이머에서 끝이 아니라 마치 트레이너처럼 개수를 세어주고, 각자에게 알맞은 운동 루틴을 관리하는 어플을 기획했다. 어플 이름은 '내가만든트레이너' 로 정했다. 단순한 타이머 어플을 기획했지만 개발을 하면 할수록 꼭 필요한 기능은 늘어만 갔고, 앞으로 더 추가할 기능도 많다. 사용자가 많아지고 어플이 꾸준히 사랑을 받으면 언젠가는 AI를 붙이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목록 화면에서는 나의 운동 리스트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다. 카드의 왼쪽 상단 버튼을 누르면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이름 수정, 편집 기능이 있다. 재생 화면에서는 운동 루틴을 마치 타임라인처럼 재생할 수 있다. 아래쪽 타임라인이 움직이고 어플에서 재생되는 타임라인에 맞게 개수를 세어주면 난 소리에 맞춰 몸뚱이를 움직여주기만 하면 된다.
편집 화면에서는 운동을 만들고, 만들어진 운동 블록을 드래그하여 타임라인을 편집할 수 있다. 운동 옵션에는 횟수, 시간 세어주는 방식, 이름을 따로 설정할 수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웬만한 운동 루틴은 불편함 없이 전부 만들 수 있다. 설정 화면에서는 목소리와 배경 음악을 바꾸고 볼륨 조절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목소리는 아직 기계음이지만 조만간에 전문 성우를 고용해서 더 힘나는 목소리로 바꿔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능이 많지 않은 심플한 홈트 어플이고, 며칠 만에 뚝딱 만든 것처럼 소개했지만, 새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자 셋이 머리를 모아 세 달 동안 만들었다. 이번이 세 번째로 출시하는 어플인데 점점 잘 만들어버리고 있어 스스로도 놀랍다. 고생한 만큼 운동 할때 도움이 되는 홈트 타이머 어플로 많이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혹시나 사용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리뷰 부탁드립니다. 개인 개발자는 월급이 없어서 리뷰를 먹고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