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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불걷어차기 May 12. 2020

아이의 예쁜 말 따라하기

여섯 살 아이의 예쁜 말

아이는 이제 여섯 살이 됐다.

예쁜 말을 주워 담는 시기다.



오늘은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는데 이렇게 얘기해주길래 나는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엄마 사랑해~ 엄마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보다 예뻐. 그런데 그 보석보다 소중해. 엄마 아빠  동생은 나의 소중한 가족이라 그래”


고마워 고마워 사랑해

너는 그렇게 나를 봐주는데 엄마는 그렇게 너를 봐주질 못했구나.

오늘 하루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나 예쁜 말을 해 주었던가.


이럴 때 나는 내 출신 지역이 싫을 때가 있다.

나는 경상도 출신. 무뚝뚝, 억양은 억세고 표현은 간결하다.

사실 서울로 대학을 오기 전까지 한 번도 콤플렉스가 된 적은 없었는데. 서울로 와서야 알았다.


물론 개인차가 다들 있겠지만,

“그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나는 “그건 이거죠”라고 축약해서 얘기하거나..말투에서 화가 났거나 짜증이 묻었다고 몇몇은 아니 많은 이들이 자주 오해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럴지도.


그게 참 고치려고 해도 안된다


하루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세 번만 얘기하자 


그래서 예쁜 우리 아이에게 무뚝뚝한 억양이어도 오해가 전혀 되지 않는 예쁜 말로 답해줬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엄마에게 예쁜 말 해줘서 고마워”


내일 출근할 때 또 눈물범벅이 되어 가지 말라 하겠지만,

아침에 계속 옆에 있어달라하고 떼를 쓰면

나는 또 출근시간에 쫓겨 짜증 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일 아침엔

“사랑해” 라고 말해줘야겠다.

너의 예쁜 말을 따라할게

너에게 배우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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