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구하는 히어로가 되는 길
(Note 01) You can read the translated article in English below.
지금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신가요?
최근 방영이 종료된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현대인의 질병에 걸려 각자가 가진 초능력을 잃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과거의 행복한 순간으로 돌아가는 능력을 잃은 주인공 ‘복희주’, 불면증으로 인해 예지몽을 꿀 수 없게 된 엄마 ‘복만흠’, 비만으로 인해 더 이상 비행 능력을 잃어버린 ‘복동희’, 그리고 애정 결핍으로 인해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 자신을 표현하지 않고 살고 있는 주인공의 딸 ‘복이나’.
그들은 모두 시간을 여행 중입니다.
‘시간 여행’, 불가능하다 말하지만 사실 우린 매일, 매 순간, 시간 여행을 합니다. 미래로 떠나는 상상과 불안, 과거로 가는 추억과 우울. 우리의 마음과 기억은 원하든, 원치 않든 현재를 살기보단 미래와 과거 그 어디쯤을 여행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시간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유치원 때, 친구와 빠른 속도로 뛰어가다 벽에 부딪혀 넘어졌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크게 웃음을 지며 즐거웠던 순간으로, 기차를 타고 시골을 벗어나 서울로 떠나던 기대감 넘치는 시간으로, 밤낮으로 일하며 열심히 준비했던 대학교 입학 발표 당시 환희의 순간으로. 혹은 내 꿈을 이룬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종종 몸과 마음이 지치는 날엔 과거의 순간으로 끌려갑니다.
여기저기 찢긴 속옷을 입은 엄마 품에 안겨 술에 취한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던 초등학교 입학식 전날로, 누나가 만든 미술 조각을 바닥에 내던지며 고함치던 아버지를 바라보며 화를 참던 순간으로, 잘못한 것 없이 폭력을 당하면서, 잘못했다 빌어야 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무력감을 느끼던 순간으로…. 이미 지나간 형체 없는 과거의 기억일 뿐인데, 어느새 저는 그때 그 순간에 있곤 합니다. 그렇게 잊히길 바라는 순간으로 맥없이 끌려가곤 합니다.
그렇게 과거로 미래로, 제 마음 역시 현재에 머무를 줄 모르고 여행 합니다.
과거의 행복한 순간으로 갈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복귀주’는 그의 딸이 태어나던 행복한 날, 같은 소방서에서 함께 근무하던 소중한 동료를 한 고등학교 화재 사건으로 잃게 됩니다. 그에게 행복했던 순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불행한 순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그에게 트라우마가 되어,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는 능력을 잃게 됩니다. 더불어 그 사건은 그의 몸과 마음에 깊게 각인되어, 끊임없이 그를 그때의 순간으로 데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스며들어 젖음
침범하여 습격함
나쁜 풍습, 유행, 사상, 전염병 따위가 침범하여 들어옴
지나간 일을 되풀이하여 기억하고 음미함
“반추는 침습적 반추와 의도적 반추로 나뉩니다. 침습적 반추는 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고, 의도적 반추는 의도적으로 노력하여 그 생각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우울을 경험하면 원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자꾸만 침투합니다.”
(인용01)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김아라
원치 않지만, 과거의 부정적인 순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 심리학에서는 ‘침습적 반추’라고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과 감정들이 떠오릅니다. 그때 과거의 기억은 이미 지나간,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 순간에 사로잡히게 되면 현재의 나는 점점 더 큰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커져 버린 우울은 또다시 우릴 그때 그 순간으로 초대합니다. 드라마 속 ‘복귀주’가 자신도 모르게 행복한 순간이지만, 소중한 동료를 잃게 된 가장 슬펐던 순간으로 끌려간 후, 아무것도 할 수 없단 사실을 깨닫고 지속적으로 우울과 무기력을 느끼는 일상을 반복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엄마 ‘복만흠’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몽을 꾸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지몽 능력을 이용해 복권 번호를 미리 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부유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면증’을 앓기 시작하며 그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점점 예민해진 그녀는 본인뿐만 아닌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우울과 불안의 증상은 다릅니다. 우울의 증상은 우울한 기분, 무기력감과 흥미 감소, 식욕과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 불면 또는 과다 수면, 불안과 초조, 생각과 행동의 느려짐, 피로감, 무가치감, 사고와 집중력 장애, 자살 사고, 반추 등입니다. 반면 불안은 수면 장애, 소화 장애, 가슴 두근거림, 호흡 곤란, 자극 과민성, 근육의 긴장, 피로감, 조절되지 않는 걱정 사고,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짐, 집중력 곤란, 강박적 통제, 완벽주의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인용01)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김아라
드라마 속 ‘복만흠’은 자신은 알아채지 못한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그녀를 만성적인 불안의 늪에 빠지게 했을까요?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며 그녀를 불안의 늪에 빠지게 만든 원인이 밝혀집니다. 그녀는 과거, 예지몽을 통해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끝내 그의 죽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한 노력과 축복이라 생각했던 능력이 그녀를 불안이란 늪으로 이끈 것이었습니다.
“우울과 불안은 모두 상실과 관련이 있습니다. 상실이란 주요 인물이나 역할, 물건 등 대상이 아주 없어지거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아끼는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면 우울한 마음이 들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때도, 온 마음을 담아 일했던 회사를 나올 때도 우울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미래에 소중한 무언가가 없어질 것 같다는 기대를 하면 불안해집니다. 편안히 쉴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질병으로 건강을 잃을 것 같으면 불안해하지요.”
(인용 02)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김아라
막지 못한 아버지의 죽음, 예견된 아들의 죽음. 깊은 상실이 그녀를 ‘불면증’으로 이끈 것입니다.
주인공의 누나인 ‘복동희’는 큰 키, 수려한 외모, 날씬한 체형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것이 아닌, 그녀가 가진 외모와 재력과 같은 ‘외적인’ 요인을 더 중요시하는 지난 몇 차례의 연애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건강하게 해소되지 못한 우울감은 시간이 지나며 그녀의 마음에 쌓여 우울증으로 커졌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면서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성찰하고 더 성숙해집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과거를 돌아보면 도리어 과거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과거가 현재를 잡아먹는 것이지요. 이 경우 현재 느끼는 불만족감이 과거에 발생한 부정적인 사건들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가 지금의 내 발목을 잡는 것이지요. 결국 우울함이 심해지면 과거에 파묻혀 헤어 나올 수 없는 수준에 이릅니다. 다르게 해석하면 우울은 잘 살고 싶었던 마음의 좌절입니다. 과거가 좋았다면 지금 더 잘살고 있을 것 같아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지요. 잘 살고 싶었기 때문에 우울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인용 03)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김아라
모든 우울의 원인이 과거의 시점에 우리의 기억이 머무르기 때문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적어도 ‘복동희’, 그녀는 화려했던 과거의 순간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딸인 ‘복이나’는 어떨까요? 사람의 눈을 보면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현대인처럼 스마트폰 작은 화면만을 주시하며, 주변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과거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었습니다. 가족 여행 길에 엄마가 운전하던 차를 함께 타고 있던 주인공이 과거로 끌려갔을 때, 주인공의 지속되는 우울증으로 심신이 지쳐있던 그녀의 엄마는 뒷좌석에 앉아 있던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네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복이나’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발현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진 한마디, 때론 누군가에게 큰 상처와 오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이나’의 능력 발현 이후 그녀의 엄마는 빗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는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고, ‘복이나’는 관계 회복을 위한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이 사고로 인해 ‘복귀주’는 더 깊은 우울증을 겪으며 능력 자체를 잃게 되고, ‘복이나’는 모든 사고와 불행이 자신의 태어남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자신을 숨기며, 세상과 멀어지길 택합니다.
각자가 가진 가슴 아픈 경험은 ‘소통’을 단절시키고, 결국 서로의 세계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게 만듭니다.
드라마는 여자 주인공 ‘도다해’와 그녀의 가족이 등장하고, 일련의 사건을 통해 서로 아픔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나아가 서로를 이해하고, 더 사랑하게 되는 즉, 서로가 서로에게 히어로가 되는 행복한 결말로 막을 내립니다.
우리네 인생이 드라마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많이들 알려진 사실이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며, 특히 10대부터 30대의 자살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통계에는 우울증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7명의 제 소중한 친구와 지인이 포함됩니다.
작년 우울증을 경험하며 저 역시 제 의도와는 무관하게 떠오르는 자살 사고와 치열한 싸움을 했습니다. 늦은 나이 찾아온 실직이란 경험은 자존감을 무너뜨렸고, 멈추지 않고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나의 삶이 가치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게 아쉽고,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삶을 바랐던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잘살아 보려 노력했는데, 생을 포기하는 것 말곤 답이 없는 것 같은 현재 상황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마주하기까지 어렸을 적 하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해보지 못한 과거의 나에 대한 ‘자기 연민’의 감정이 들었습니다.
분노에 싸여 자기 스스로를 탓하거나, 세상을 욕하며 살아갈 수도, 혹은 자기연민에 빠져 스스로 불쌍하다고 여기며, 내가 만들어 놓은 동굴 안에서 남은 인생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고립된 나를 구해주는 히어로는 없습니다. 가족, 친구가 주는 고마운 응원과 위로의 말도 잠시일 뿐, 언제까지나 그들의 마음에 기대어 살아갈 수도 없죠.
그래서 나는 내가 구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가진 감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권의 심리학 서적을 읽었고, 이를 통해 저는 제 감정이 특정한 상황에서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 몸을 조종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영화 ‘인사이드아웃’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라일리’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기쁨’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과 기억은 무의식 저편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상담실에서 내담자들을 만나다 보면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며 자책하는 분들을 꽤 자주 봅니다. “누군가에게 화가 나고 그 사람이 미운 건 잘못된 일 아닌가요?”, “자꾸만 짜증이 나요. 저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왜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할까요…”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마 부정적인 감정을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누군가 칼을 들고 쫓아온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때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공포와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공포감과 불안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어졌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무섭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것입니다. 이번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때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순간에도 기쁘고 편안하다고 느낀다면 오히려 그것이 건강하지 않은 반응입니다. 우리는 상실을 경험할 때 슬프고 절망스러운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적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걱정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오히려 지극히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도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만이 있을 뿐이지요.”
(인용04)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김아라
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스트레스 취약성 모델’은 우리가 겪는 우울, 불안의 원인이 ‘취약성'과 ‘스트레스'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취약성'이란 우울증에 취약한 선천적 요인(유전적 소인)이나 후천적 요인(뇌 기능 저하, 초기 아동기 경험 등)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란 경험, 사고, 사건, 환경 등 외부 요인을 포함합니다. 이 두 가지 요인이 장기적이고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때 우울증과 불안증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이 이론은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불안에 취약한 사람이 직장에서의 큰 스트레스를 겪으면 불안 장애가 발병할 소지가 높습니다. 반대로, 낮은 취약성을 가진 사람은 같은 스트레스를 경험해도 정신 질환이 발병할 소지가 낮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도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될 경우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취약성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트레스 취약성 모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저는 감정이라는 것이 환경에 의해 영향받고, 그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한 사람의 본능이라 설명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에서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느끼는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려면 제 과거의 사건(환경)들을 돌아보고, 원인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불안과 우울의 원인을 찾기 위해 머릿속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가장 먼 기억까지 말입니다.
제가 찾은 우울과 불안의 원인은 슬프게도 가족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늦은 저녁까지 술자리를 갖으시는 날엔 폭력적으로 변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런 생활의 반복으로 인해 우리 가족들은 불안을 느꼈고, 때로 그 상황을 피해 달아나야 했기에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또 어렸던 저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여자였기에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반항 없이 무기력하게 당하는 모습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무기력을 학습’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학습된 무기력의 반복은 ‘우울’로 나타났습니다.
“네가 버텨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어. 힘든 시간은 다 지나갔고, 이젠 내가 더 나은 현재를, 미래를 만들어 갈게. 고마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 복귀주는 과거 시간으로 돌아가, 고등학교 화재에 휩싸여 죽어가던 과거의 ‘도다해’를 구하고자 운동을 하고, 방법을 고민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합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과거에서 먼저 구해야 할 대상은 ‘도다해’가 아닌, ‘복귀주’ 그 자신이 아닌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화염 속에 죽어간 사람은 ‘도다해’가 아닌 ‘복귀주’, 그 자신입니다.
앞서 말했듯 사람은 과거의 기억과 경험에 기반해 현재를, 미래를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죽지않는 이상 과거의 기억은 언제나 마음 속 어딘가에 함께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또 하루를 살고, 내일을 살기 위해 지난 모든 순간을 돌아보고, 그 순간들을 겪었던 나 자신에게 감사와 위로를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힘든 삶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마음은 어느 시간선에 머물러 있나요?
요즘은 무기력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누구에게나 히어로가 필요한 시대인 듯합니다. 히어로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그 히어로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지금 당장 스스로가 자신만의 히어로가 되보면 어떨까요? 나 자신을 위한 나만의 히어로, 어떤 누구보다 가치있고, 큰 힘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저 자신을 위한 히어로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어렵겠지만 여러분도 자신만의 히어로를 만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나의 감정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면, 나의 감정에 대해 알아볼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난 10년간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내 경험과 감정을 내가 능력껏 의사에게 전달한다고 할지라도, 상대는 내가 아니기에 나의 경험과 감정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언어적 한계가 분명하고, 내가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의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나의 감정들이 나를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가지 않도록, 제멋대로 날뛰지 않도록 감정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몰려오는 감정의 파도로 인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의사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이니 주저하지 말고, 의사와의 상담을 권합니다.
작년 우울증과 무기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만난 김아라 작가님의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은 제가 과거로부터 감정의 원인을 발견하고, 직시하고, 나아가 그 감정들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알려주는 일상적인 지침서가 되어주었습니다.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고 계신 대부분의 사람이 사회적인 시선과 정신 문제에 대해 나 스스로가 만들어낸 편견으로 인해 의사, 상담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고, 꼭 가야겠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찾아가도 늦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지 않도록,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에서 알려주는 16가지 마음 근육 단련법을 매일 연습하며 나의 마음을 알고, 나의 감정과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배우시면 좋겠습니다.
김아라 작가님과 함께 한 대화를 통해 그녀와 언비트의 진심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Q01<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을 쓰게 된 배경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정신건강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증상이 우울, 불안이기 때문이에요. 누군가는 우울을, 누군가는 불안을 경험하고, 또 누군가는 둘 다 경험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생각보다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현대사회에서 정말 흔한 우울과 불안에 대해 잘 설명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우울을 경험하시는 분들은 주로 시선이 과거에 머물고 있어 이를 반추하는 경우가 많고, 불안을 경험하시는 분들은 미래에 살기 때문에 걱정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결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우울과 불안을 넘어, 평온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서 살자는 것입니다. 현재, 즉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했고요.
Q02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엄마가 암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셨어요. 당시 분명히 힘들었을텐데, 어린 저는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못하고 표현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처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만 막연히 생각해왔는데요. 점점 공부를 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임상심리, 정신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파고들게 된 것 같아요.
Q03 책에서 제시한 ‘정신적 회복력을 키우는 16단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계는 무엇이고, 이유가 있을까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모든 단계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1-3단계는 매우 기본적이라 생각합니다. 수면, 식사, 운동, 활동량은 정신력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3단계가 채워지지 않는 상태라면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 어렵거든요 :)
Q04 독자들이 자신의 우울감과 불안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랑 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 타인으로부터 사랑받는 것 모두요. 이 사랑이 부족해질 때 혹은 없게 느껴질 때,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나 우울감과 불안이 장기간 지속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런 것 같구요.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일을 반드시 잘 해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05 평소에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이 있으실까요?
저는 저의 한계를 잘 파악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즉,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이고, 어느 정도까지 게이지가 찼는지를 계속 신경 써요. 다른 말로 하면 나를 구체적으로 잘 아는 것이겠지요. 특히 저는 정신 건강이 위태롭다 하고 느낄 때는 보통 몸이 아프거나 일상에서 짜증이 많아질 때에요. 그래서 일상에서 어딘가 아프기 시작하거나 짜증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아 소진되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일을 줄이고 열심히 놉니다. 좋아하는 동네를 가거나 저 멀리 여행을 가거나 일상에 여백을 많이 두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06 현대 사회에서 정신 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점점 더 개인화되고 경쟁화되는 것에 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이 끊어지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의존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점점 더 비교하고 경쟁적이게 되는 문화도 심리적 어려움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우울과 불안 같은 정신 건강 문제들은 특히 선진국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기도 하지요.
Q07 독자들이 책을 읽고 나서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 하나를 준다면 무엇일까요?
요즘은 대부분 책이나 미디어에서 우울과 불안에 대해 다루는 내용은 많이 찾아볼 수 있지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방법들도 참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이 많이 들어오고 익숙한 내용이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서 직접 시행해보는 경우는 많지 않더라구요. ‘이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너무 뻔한 소리다’ 라고 하기 전에 일단 한 번씩 다 해보시길 바라요.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잖아요? 이 책에서는 단계가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씩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Q08 이 책을 쓰시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과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당연히 원고 작업일 텐데요. 제가 책을 처음 쓰다 보니 기한 내에 원고를 다 써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부담이 되었어요. 게다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편다고 책이 써지지 않더라고요. 하하. 내용 중에서는 3장과 5장, 우울과 불안의 사례와 증상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요. 증상에 대해 잘 설명하고 생생한 사례이면서도 실제 사례는 아니도록 각색하다보니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책이 세상에 나온 이후에요. 저는 사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실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위로를 얻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제 바람이었어요. 그런데 책을 펴낸 이후에 꽤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Q09앞으로 정신건강 분야에서 탐구하고 싶은 주제나 계획이 있을까요?
저는 상실, 역경후 성장과 관련해서 관심이 많아요. 이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여러 역경 혹은 정신장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러한 것들을 경험하고 난 이후에 우리가 어떻게 성장하고 회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을 잘 공부하고 싶어요. 그게 우리 삶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요.
Q10독자들에게 정신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너무 많이 들어 지겨울 수 있지만 정말 깊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어주었으면 해요. 말이 쉽지 이것, 참 어렵잖아요. 내가 나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면 우리가 어떤 스트레스와 역경을 경험하더라도 결국은 이겨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를 위해 지금, 여기에 살았으면 합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면밀히 살피고 제공해주는 사람들이 되어보자구요.
Editor 천성민 / @billycheonkr
People 김아라 / @mindnpeople
Part 01: The Path to Becoming a Hero for Yourself
What emotions are you feeling right now?
The recently concluded drama "Not a Hero, But" tells the story of a family who, due to various modern illnesses, loses the superpowers they once had. The protagonist, Bok Hee-joo, loses the ability to return to happy moments in the past due to depression. Her mother, Bok Man-heum, who could foresee the future through prophetic dreams, loses this ability due to insomnia. Bok Dong-hee, who could fly, loses this power due to obesity. Lastly, Bok Ee-na, who despite having superpowers, lives without expressing herself due to emotional deprivation.
They are all time travelers.
Time travel might seem impossible, but we actually do it every day, every moment. Through our imagination and anxiety about the future, and through memories and depression about the past. Whether we want it or not, our minds and memories often wander between the past and the future rather than living in the present.
I, too, often find myself time-traveling several times a day.
To moments like when I was in kindergarten, running fast with a friend and hitting a wall, but laughing together despite the fall. Or the exciting time of taking a train from the countryside to Seoul. Or the moment of joy when I received my university acceptance after days and nights of hard work and preparation. Sometimes, I even travel to a future moment where I have achieved my dreams.
But often, on days when my body and mind are exhausted, I get pulled back to moments from the past.
Holding onto my mother, who was wearing torn underwear, and running away from my drunken father the night before my elementary school entrance ceremony. The moment when I looked at my father shouting and throwing my sister’s artwork to the floor, trying to hold back my anger. The feeling of helplessness watching my family apologize and beg for forgiveness even though they did nothing wrong. These are just shapeless memories of a past long gone, but somehow, I often find myself back in those moments, dragged helplessly to the very times I wish to forget.
Thus, travel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past and the future, my mind doesn't seem to know how to stay in the present.
The protagonist, Bok Hee-joo, who had the superpower to return to happy moments in the past, loses his precious colleague in a high school fire on the same day his daughter is born. What was a happy moment for him turned out to be a tragic moment for someone else. This incident becomes a trauma for him, causing him to lose his ability to return to happy moments in the past. Additionally, this event deeply imprints on his body and mind, continuously dragging him back to that moment.
“Rumination is divided into intrusive rumination and deliberate rumination. Intrusive rumination refers to thoughts that arise automatically and unwillingly, while deliberate rumination involves intentionally trying to recall those thoughts. When experiencing depression, unwanted negative thoughts frequently intrude into one's mind.”
(Quote 01)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Kim Ah-ra
Traveling back to negative moments in the past, even though unwanted, is referred to as ‘intrusive rumination’ in psychology. When exposed to stressful situations, negative memories and emotions from the past can arise without our awareness. During such times, we may fail to recognize that these memories are of events that no longer exist, and getting caught up in those moments can lead to greater feelings of depression. This heightened depression can then repeatedly pull us back to those painful moments. Similar to how in the drama, Bok Hee-joo finds himself involuntarily drawn back to the most sorrowful moment of losing a dear colleague, despite it being a happy occasion for him, which ultimately leads to persistent feelings of depression and helplessness.
Bok Man-heum, the mother, possessed the ability to foresee the future through prophetic dreams. Using this ability, she could foresee lottery numbers and thus lead a wealthy life. However, she began to suffer from insomnia and lost this ability. As she grew increasingly sensitive, not only she but her entire family started to struggle.
“The symptoms of depression and anxiety differ. The symptoms of depression include a depressed mood, feelings of helplessness, loss of interest, changes in appetite and weight, insomnia or excessive sleep, anxiety and agitation, slowed thinking and behavior, fatigue, feelings of worthlessness, cognitive impairments, suicidal thoughts, and rumination. On the other hand, anxiety presents with sleep disturbances, digestive issues, palpitations, difficulty breathing, heightened sensitivity, muscle tension, fatigue, uncontrollable worrying, sensitivity to others' views, difficulty concentrating, obsessive control, and perfectionism.”
(Quote 01)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Kim Ah-ra
The character Bok Man-heum in the drama experiences 'anxiety' without realizing it. So, what led her into the depths of chronic anxiety?
As the drama progresses towards its later episodes, the reason for her falling into the depths of anxiety is revealed. She sees her father's death through a prophetic dream in the past. Despite her various attempts to prevent her father's death, she ultimately fails. The ability she considered a blessing, used to save her father, becomes the very thing that leads her into the pit of anxiety.
"Depression and anxiety are both related to loss. Loss refers to the complete disappearance or absence of a significant person, role, item, etc. If you lose something precious to you, you will feel depressed. You can feel depression when a loved one dies or when you leave a job where you put your heart and soul into your work. On the other hand, when we anticipate that something precious might be lost in the future, we become anxious. We feel anxiety when we think we might not be able to secure a comfortable home to rest in or might lose our health due to illness.”
(Quote 02)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Kim Ah-ra
The unpreventable death of her father and the foreseen death of her son led her into the depths of ‘insomnia’ due to profound loss.
What about the protagonist’s older sister, Bok Dong-hee? She was a model admired by many for her tall stature, beautiful appearance, and slim figure. However, she began to feel depressed due to several past relationships where she was valued more for her external qualities like appearance and wealth rather than for who she was as a person. This unresolved depression gradually built up in her heart over time and eventually turned into full-blown depression.
“We reflect on our past mistakes and shortcomings and grow more mature as we look back. However, excessive reflection can trap us in the past. The past devours the present. In this case, we feel that our current dissatisfaction results from negative events in the past. The past grabs hold of our present. As depression worsens, we get buried in the past, unable to escape. In another perspective, depression is the frustration of a desire to live well. If the past was good, we feel that we would be living better now and thus keep looking back at the past. We experience depression because we wanted to live well.”
(Quote 03)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Kim Ah-ra
Not all causes of depression lie in our memories being stuck in past moments. However, at least for Bok Dong-hee, it seems that being trapped in her glamorous past prevents her from gaining the strength to live in the present.
Lastly, what about the protagonist’s daughter, Bok Ee-na? She has the ability to read people's minds by looking into their eyes, but she lives cut off from communication, focusing only on the small screen of her smartphone like most modern people, without telling her family about her ability. She lost her mother in a car accident in the past. When the protagonist was dragged into the past while they were on a family trip and her mother was driving, her mother, exhausted by the protagonist’s ongoing depression, looked into Bok Ee-na’s eyes and thought, "I wish you had never been born…" At that moment, Bok Ee-na’s mind-reading ability manifested.
If only our lives were like a drama, how wonderful would that be?
It is well known that South Korea has the highest suicide rate among OECD countries, particularly among people in their teens to thirties. This statistic includes seven of my dear friends and acquaintances who lost their lives to depression.
Looking at the suicide rate compiled by the National Statistical Office, it seems that there are no heroes in the reality we face.
Last year, as I experienced depression, I too fought fiercely with suicidal thoughts that arose regardless of my intentions. The experience of losing my job later in life shattered my self-esteem, and the persistent memories of my childhood made me feel like my life was worthless.
It was frustrating, unfair, and infuriating to have such thoughts.
I did not wish for an extraordinary life; I just tried to live an ordinary, good life. However, the current situation made me feel like giving up on life was the only answer. Additionally, I felt self-pity for the younger version of myself who couldn’t pursue what he wanted to do.
Barely surviving, struggling to move forward, how should we proceed?
We could live in anger, blaming ourselves or cursing the world. Alternatively, we could wallow in self-pity, considering ourselves pitiful and spending the rest of our lives in the caves we've created. However, there are no heroes to save us from this isolation. The warm support and comfort from family and friends are temporary; we cannot rely on their hearts forever.
Therefore, I decided to save myself.
I read several psychology books to solve my emotional difficulties and learned that my emotions control my body in specific situations, regardless of my intentions. It's similar to how various emotions influence Riley's actions in the movie "Inside Out." Like ‘Joy,’ my negative past experiences and memories were being sent to the unconscious side.
“In the counseling room, I often see clients who blame themselves for having negative emotions. “Isn’t it wrong to feel angry and dislike someone?” “I keep getting irritated. I think there’s something wrong with me.” “Why am I so anxious and depressed?” they say. It seems they think negative emotions are bad. However, having negative emotions is a natural phenomenon."
An offhand remark can sometimes cause great hurt and misunderstanding. While such wounds can eventually heal, Bok Ee-na's mother died in a car accident on a rainy road before they could reconcile, leaving Bok Ee-na without the chance to mend their relationship. This incident led Bok Hee-joo into deeper depression, causing him to lose his ability altogether, while Bok Ee-na chose to hide herself from the world, burdened by the guilt that all the misfortunes were caused by her birth.
Each person's painful experiences lead to a breakdown in communication, ultimately causing them to live isolated in their own worlds.
The drama concludes with the female protagonist, Do Da-hae, and her family appearing and, through a series of events, expressing their pain honestly, coming to understand and love each other more deeply, thus becoming heroes to one another in a happy ending.
Imagine someone is chasing you with a knife. It's natural to feel your hair stand on end, your heart race, and to experience fear and anxiety. We are designed to feel fear and anxiety in dangerous situations. If someone didn't feel scared or anxious in such a situation, it would be abnormal. Now, think about breaking up with someone you love. If you didn't feel sadness in that moment, if you felt happy and at ease instead, that would be an unhealthy reaction. We are designed to feel sadness and despair when we experience loss.
Feeling appropriate emotions in different situations is very natural. There's no need to worry or blame yourself for feeling negative emotions. Experiencing negative emotions while living your life is actually a sign of being healthy. There are no good or bad, right or wrong emotions. There are only the emotions that are necessary for us.
(Quote 04)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Kim Ah-ra
One of the psychological theories, the 'Stress-Vulnerability Model,' explains that the causes of depression and anxiety we experience stem from two factors: 'vulnerability' and 'stress.' 'Vulnerability' refers to internal factors such as genetic predisposition to depression or acquired factors like brain function deterioration or early childhood experiences. 'Stress' includes external factors such as experiences, accidents, events, and the environment. This theory explains that when these two factors interact in a prolonged and complex manner, the likelihood of experiencing depression and anxiety increases.
For instance, a person who is genetically predisposed to anxiety is more likely to develop an anxiety disorder when exposed to significant stress at work. Conversely, a person with low vulnerability is less likely to develop a mental disorder even when experiencing the same stress. However, even an average person exposed to long-term stress can develop chronic stress, leading to depression and anxiety disorders, regardless of their vulnerability.
What should we consider the most important aspect of the 'Stress-Vulnerability Model'? I believe it is the explanation that emotions are influenced by the environment and that it is a human instinct to adapt and live according to that environment.
We find ways to overcome current situations and move forward from negative past experiences. Therefore, to learn how to live with my emotions, I thought it was essential to look back at my past events (environment) and face the causes directly. So, I started turning the clock in my mind backward to find the origins of my anxiety and depression, from the most recent memories to the most distant ones.
Sadly, the cause of my depression and anxiety was my family. On nights when my father stayed out drinking late, he often became violent. This repeated behavior caused our family to feel anxious, and sometimes we had to flee the situation to get a good night's sleep. Furthermore, since my other family members, except for me, were women, they struggled to protect themselves from my father's violence. And I, unconsciously, learned 'helplessness' by observing these powerless reactions without resistance. This learned helplessness eventually manifested as 'depression.'
Looking back at the past I had unconsciously buried, I saw the person who endured those difficult times.
I sent words of gratitude and comfort to the me in my memories.
"Thanks to you for enduring, I am who I am today. The hard times have all passed, and now I will create a better present and future. Thank you."
In the drama "Not a Hero, But," the protagonist Bok Hee-joo goes back in time, trying to save the past Do Da-hae, who was engulfed in a high school fire, by working out and devising various plans. Watching him, I thought, wasn't the one he should have saved first not Do Da-hae, but Bok Hee-joo himself? And the person who died in those flames was not Do Da-hae, but Bok Hee-joo himself.
As I mentioned earlier, people live in the present and future based on their memories and experiences. I believe these memories and experiences shape our identity. As long as we are alive, past memories will always reside somewhere in our hearts. Therefore, to live another day and face tomorrow, I think it's essential to look back at every moment we've gone through and send gratitude and comfort to the self that endured those moments. I believe this is how we save ourselves from a difficult life.
Where does your heart dwell in time?
These days, it is often said that we live in an age of lethargy. It seems that everyone needs a hero. It would be wonderful if a hero appeared, but since we don't know when that hero will come, how about becoming your own hero right now? I dare say that becoming a hero for yourself, a presence more valuable and empowering than any other, will be truly transformative.
Though I still have many shortcomings, I am striving to become a hero for myself. It may be challenging, but I hope you can also find your own hero.
Part 02: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If you're struggling with the various emotions you feel at this moment and are confused about what your emotions are, why not take some time to understand your feelings?
Over the past ten years of receiving psychiatric counseling, I realized one thing: no matter how well I convey my experiences and emotions to a doctor, they cannot fully understand me because they are not me. Additionally, there are clear linguistic limitations in expressing my complex emotions accurately.
The help we can receive from doctors, I felt, is to suppress our emotions so they don't lead us in unintended directions or run wild. Of course, if the emotional waves are causing significant physical and mental difficulties, a doctor's help is essential, so I encourage you not to hesitate and to seek counseling with a doctor.
However, from a long-term perspective, I believe it is important to respect various emotions and learn how to express them through refined language and actions rather than suppressing them.
Last year, while struggling with depression and lethargy, I encountered Kim Ah-ra's book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This book became a daily guide for discovering the causes of my emotions from the past, facing them, and learning how to live with those emotions.
Most people who feel depressed and anxious seem unable to seek help from doctors or counselors due to societal perceptions and self-made prejudices about mental issues.
But that's okay. It's not too late to seek help when you feel even a little bit comfortable and determined to go.
To prevent that moment from coming, I hope you practice the 16 methods for strengthening your mental muscles daily, as taught in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to understand your mind and learn to live harmoniously with your emotions.
I hope my conversation with author Kim Ah-ra and Unbeat conveys our sincerity.
Q01: What was the background of writing "Depression Left by the Past, Anxiety Sent by the Future," and what is the most important message you want to convey to readers through this book?
In the field of mental health, the most common symptoms encountered are depression and anxiety. Some people experience depression, some anxiety, and some experience both. I noticed that many people cannot distinguish between the two. I wanted to explain these common feelings of depression and anxiety in modern society clearly. Particularly, people experiencing depression tend to dwell on the past, while those experiencing anxiety seem to live in the future, leading to worry. The most important message I want to convey to readers is to live in the present moment, beyond depression and anxiety. I have presented various methods to help focus on the present, the now.
Q02: What inspired your interest in mental health? Can you share any personal experiences?
When I was in the first year of middle school, my mother suddenly passed away from cancer. It must have been hard, but I was so focused on the idea of needing to be okay that I couldn’t express my sadness or pain. Since then, I vaguely thought about helping others who were hurting like me. As I continued my studies, I became more interested in clinical psychology and mental health.
Q03: Which of the 16 steps to build mental resilience presented in the book do you think is the most important, and why?
That's a difficult question. I think all steps are important, but the first three steps are fundamental. Sleep, diet, exercise, and activity levels are essential parts of mental strength and the most important. If the first three steps are not fulfilled, it’s hard for both the body and mind to be healthy.
Q04: What do you think is the biggest obstacle for readers in overcoming their depression and anxiety?
I think it's love. Both self-love and being loved by others. When this love is lacking or feels absent, it becomes harder to overcome depression and anxiety, especially for those experiencing long-term depression and anxiety. That’s why I believe it's crucial to practice self-love.
Q05: Do you have any personal practices to maintain your mental health?
I try to understand my limits well. I keep track of how much stress I can handle and how full my gauge is. Essentially, I know myself well. When I feel that my mental health is at risk, it’s usually when I’m physically unwell or getting irritated in daily life. So, when I start feeling sick or more irritable, I recognize it as burnout, reduce my workload, and make an effort to relax. I visit my favorite neighborhood or go on a trip to ensure there’s plenty of downtime in my daily life.
Q06: Why do you think mental health issues are increasing in modern society?
There are many reasons, but I think a significant reason is the increasing individualization and competition. Disconnectedness among people and the difficulty in depending on each other create various problems. The increasingly comparative and competitive culture also raises psychological difficulties. This is evident as mental health issues like depression and anxiety are more prevalent in advanced countries.
Q07: What practical advice would you give to readers to apply immediately after reading your book?
These days, many books and media cover depression and anxiety. There are many well-known effective methods. However, many people don’t try these methods in their lives because they’ve heard them too often and are familiar with them. I hope readers try each one before dismissing it as ineffective or too obvious. The most important things are usually the basics. This book has steps, so trying one each day could be helpful.
Q08: What was the most challenging part of writing this book, and when did you feel the most rewarded?
The most challenging part was, of course, the manuscript work. It was my first time writing a book, so meeting the deadline was the biggest pressure. Sitting down with my laptop didn’t mean the book would write itself. The hardest part content-wise was explaining the symptoms and cases of depression and anxiety in chapters 3 and 5. It was challenging to explain symptoms vividly while ensuring the cases were adapted and not real.
The most rewarding moment was after the book was published. I didn't expect many people to read it. My hope was that even one person would find comfort through the book. Hearing that many people found comfort after its release was the most rewarding experience.
Q09: Are there any themes or topics in mental health you want to explore further?
I am very interested in loss and post-traumatic growth. I even wrote my master's thesis on this topic. Instead of focusing on the adversities or mental disorders we experience, I want to study how we can grow and recover after such experiences. I am convinced that this will be more helpful to our lives.
Q10: Do you have a message for readers interested in mental health?
It might be tiring to hear repeatedly, but I hope you deeply love yourself and become a solid source of strength for yourself. It’s not easy to do this, but when you become a reliable supporter for yourself, you can overcome any stress and adversity. To achieve this, I hope you live in the present moment. Not in the past or the future, but right here and now, closely observing and providing what you need.
Editor Billy Cheon / @billycheonkr
People Kim a ra / @mindn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