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멈추어 설 용기
(Note 01) You can read the translated article in English below.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어디로 이렇게 열심히 가고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멈춰 섰다. 그게 전부다. 그러니까 딱히 품은 뜻이 있거나 대책이 있어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38년의 삶, 다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갇힌 듯한 억압의 삶을 끊어내기 위한 방랑의 시간, 하고싶은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의 시간, 높디 높은 현실의 벽을 넘을 용기가 없어 도망친 회피의 시간, 그리고 현실이란 벽을 넘으려 하지 않고 안주해버린 체념의 시간.
제 첫 직장은 멘즈헬스라는 지금은 사라진 남성 라이프스타일 잡지였습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을 전공하고, 또 무언가를 기획하는 일을 좋아하는 저에게 잡지 에디터라는 직업은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기에 이상적인 직업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월 60만원이라는 적은 보수와 새벽 2-3시까지 일해야 하는 강도높은 업무 환경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 지쳐갔습니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그 곳에서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매월 발행되는 잡지에 적힌 제 이름 세 글자였습니다.
꿈을 포기한 후 무슨 일을 해야할지 몰라, 여러 시도를 해보며 나름대로 나의 방향성을 정하려 했습니다. 내가 바라던 꿈은 아닐지라도 ‘안정된 삶’이라는 무언가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단어의 뜻을 이루기 위해 여러 일들을 시도해보았습니다. 하지만 30살이 될 때까지도 무엇을 해야 좋을지 찾지 못했습니다.
오랜 방황을 하던 중 마지못해 시작한 한 중소 마케팅 대행사에서의 ‘디지털 마케터’라는 직업은 제 오랜 방황을 마무리해주는 듯 했습니다. 브랜드 채널을 운영하며 길진 않지만 콘텐츠를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아니 사실 완벽한 것은 없기에 그쯤에서 만족하고, 이 길을 그대로, 앞만보고 나아가는 것이 나에게 남은 일 같았습니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안정된 삶’이라는 그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 거라 그리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나름 만족스러운, 안정된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몇번의 이직을 하며 60만원을 받던 첫 직장을 생각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었고, 적당히 글을 쓰고, 사진, 영상 등을 기획하며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해가며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작년 경험했던 실직, 이별, 상실의 경험은 ‘안정된 삶’이라는 큰 욕심없는 꿈을 앗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저를 또 다시 방황의 길로 안내했습니다.
현생을 살기 위해 회사에 다시 입사를 해보아도, 마음 한 켠은 불만족스럽고,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삶이란 것이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머릿 속으로 인지하고 있었으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목적없는 노력을 하고, 목적없는 여정을 하기엔 무언가 빠져있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노력해라! (네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라! (이미 최선인데, 여기서 더요?)
인내해라! (평생을 참기만 하며 살았다고요)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시키는 대로 살았다.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진리라 생각했고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째 점점 더 불행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그야말로 기분 탓일까?”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지금 바로잡아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야 남은 절반을 제대로 살 수 있을 테니까. 진지하게 궁서체로 물어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그걸 알기 위해선 잠시 멈춰 서야 했다. 아니, 솔직히 그건 핑계고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한국에서 게이로 태어나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니 가족이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고, 많은 돈을 벌어 봤자 죽으면 다 부질없는 것이니 돈 역시 제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난 무엇을 위해 이 생을 살아야 할까요? 회사생활을 하며 저는 목적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었고, 그 삶 안에 가장 중요한 ‘나’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직 이후 어렵게 들어간 다음 직장을 입사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직서를 던졌습니다.
무언가 뚜렷한 대책이나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내가 바라는 ‘나의 삶’은 이 곳에 있지 않기에 떠나기로 결심했을 뿐. 저 역시 제 스스로에게 궁서체로 물어봐야 하는 순간을 맞이 했습니다.
“세상엔 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고집한다는 것은 나머지 길을 포기하는 말과 같다. 이미 많은 것을 포기했으니 그것 또한 포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너무 괴롭거든 포기해라. 포기해도 괜찮다.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니까”
“포기는 비굴한 실패라고 배웠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현명한 삶을 살기 위해선 포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내’나 ‘노력’ 같은 기술을 이미 수도 없이 익히며 살았지만, 포기하는 기술은 배우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포기하지 말라고 배웠다. 그래서 포기하지 못해 더 큰 걸 잃기도 한다.”
“현명한 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노력과 시간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더라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용기. 실패했음에도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 현명한 포기는 끝까지 버티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체념이나 힘들면 그냥 포기해버리는 의지박약과는 다르다. 적절한 시기에 아직 더 가볼 수 있음에도 용기를 내어 그만두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이 이익이니까. 인생에도 손절매가 필요하다. 타이밍을 놓치면 작은 손해에서 그칠 일이 큰 손해로 이어진다. 무작정 버티고 노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겐 노력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무모하지만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포기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물론, 퇴사 후 더욱 커져버린 불안은 그동안 겪었던 어떤 감정보다 컸기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점점 커져가는 불안은 결국 ‘공황장애’로 이어졌지만, 내가 마주한 삶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내가 선택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 결정으로 인해 내가 배우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그 경험들로 인하여 나는 한번 더 성장하고, 변화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목적없는 삶을 살아가느니 차라리 불안정한 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를 위한 삶이라는 것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수 많은 감정에 휩싸여 하루하루를 보내며 지낸 지 1년이 되었습니다. 나름 ‘안정된 삶’이라는 것을 내 발로 벗어났기에 하루에도 수십번 변하는 감정들로 인해 힘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일하게 된 시간이 길어진 덕에 우리 동네에 어떤 좋은 것들이 있는지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내가 살고 있는 이 건물에 어떤 이웃들이 살고 있는지 알게 되고, 그리고 그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삶이 되었습니다. 회사 생활에 내 삶이 매몰되어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더 소중하게,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잊고 지낸, 무엇보다 중요한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질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가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지, 내 삶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 거 같습니다.
그 시간을 겪으며, 저는 지금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간간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일을 하며 ‘안분지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딜 향해 가야할지,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위한 삶인지 길을 잃은 느낌인가요? 그렇다면 지금 가던 길을 멈추고, 진짜 나를 마주할 시간입니다. 두렵고, 불안하실 겁니다. 하지만 지금 멈출 수 있는 용기로 인하여 변화되는 현실에 소소하지만, 더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멈춤의 용기가 새로운 발견과 행복이 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editor 천성민 / @billycheon.kr
어딜 향해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면, 잠시 멈추어 나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잠시 멈추어 나를 발견할 시간입니다.
하완 작가의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달려갈 이유도 모른 채 열심이 강요되는 ‘삶’이라는 경주에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느린 속도로 산책을 하듯 인생을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결승점을 향에 앞만 보고 달려가다 ‘삶’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 되돌아 볼 기회를 갖게 합니다.
30살, 다니던 직장이 사라져 다시 한번 1년간의 방황을 시간을 겪고, 다시 현실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했을 때 브런치를 통해 만나게 된 그의 글들을 통해 나의 모습을 거울처럼 발견했습니다. 노력하지만 노력처럼 되지 않는 현실에 지쳐버린 내 자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내 자신.
그 후 6년이란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그의 책을 통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은 현실의 모습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 자신’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자신있게 해낼 용기가 없었던 과거, 그리고 다양한 경험과 능력들을 발판삼아 나만의 것을 도전할 용기를 가진 지금.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것은 내 자신입니다.
바뀌지 않을 현실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용기내길 기다렸다는 듯이 조금씩 현실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앞만 보며, 달려가는 현실에 지쳐가고 있다면 하완 작가의 에세이, 그리고 언비트와 나눈 짧은 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당장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언젠가 멈추어야 겠다는 느낌이 올 때, 한번쯤 멈출 수 있길 바랍니다.
q01 책 제목인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의 의미와 이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흔이 되던 해 1년 동안 열심히 살지 않는 실험을 했다. 인생 망가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제목이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다. 다 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독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지만, 그것 역시 모두에게 맞는 방식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다소 파격적인 제목을 지었다.
q02 열심히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회적 기대와 압박 속에서, 작가님은 어떻게 그 생각을 벗어나게 되었나요?
오랫동안 열심히 살아봤는데 점점 불행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르게도 살아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될 대로 돼라는 마음이랄까. 어찌보면 약간의 자포자기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못 따라가겠어! 포기! 그런 내려놓음(?)이 나를 다른 길로 안내한 것 같다.
q03 열심히 살지 않기'라는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이 개념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열심히 살지 않기라고 하면 보통 게으르고 방탕하게 사는 걸 떠올리는데 그건 아니다. 무책임한 삶을 살자는 게 아니고 무리하지 않는 삶을 살자는 뜻이다. 열심히 사는 건 기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으면 계속 그렇게 살면 된다. 그런데 현재 한국 사회는 너무 열심히 살아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열심’이 개인을 착취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학대하고 착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에겐 뭔가를 더하는 게 아니라 덜 하는 게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너무 이를 악물고 살지 말고 조금 힘을 빼고 살았으면 좋겠다. 실천을 위한 방법은 딱히 있는 것 같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여기서 힘을 빼고 사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면 그건 사기꾼이다.
q04 작가님의 삶에서 '열심히 살지 않기'를 실천하면서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불안이나 걱정이 좀 줄었다. 열심히 살 땐 기본적으로 내 인생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뭘 더해야 하는지, 혹시 무언가 덜 하고 있지 않은지 불안했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저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저 지켜볼 뿐. 그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만 고민한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블로그 대문엔 이렇게 쓰여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그 말이 딱 맞다고 생각한다. 인생 전체는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없고, 나는 그저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사는 것. 그게 전부다.
q05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얼마 전 러닝을 해보려고 시도했다. 빨리 달리지는 않았다. 그저 일반적으로 가볍게 달린다고 했을 때의 속도로 달렸는데 500미터쯤 뛰고 숨이 너무 차서 멈췄다. 그 얘기를 듣고 지인이 속도가 맞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해주었다. 걷는 것보다 약간 빨리, 빨리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달려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뛰었다. 그날 공원에서 뛰는 사람 중 내가 가장 느렸던 것 같다. 그런데 3킬로미터 넘게 달렸다. 현재의 나에겐 일반적인 달리기 속도도 빠른 거였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속도로 달리면 오래가지 못한다. 인생은 길다. 전력 질주로는 오래 달릴 수 없다. 지쳐서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나는 오래오래 지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q06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는 경쟁과 성과 중심 문화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어느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남들 보기에 괜찮은 삶을 말이다. 남들 보기에 괜찮은 연봉, 자동차, 집… 뭐 그런 것들. 그런 것들이 없어도 괜찮다. 뭐 그런 마음? 성공도 하고 싶고 경쟁은 하기 싫고. 그런 건 잘 없다.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그러니까 잘 포기하는 것. 욕심을 내려 놓는 것.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아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할 것 같다.
q07 책에서 소개한 개인적인 경험 중 독자들에게 가장 공유하고 싶은 순간은 무엇인가요?
퇴사를 고민하다가 3년만 더 다니자고 마음을 먹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없어졌다. 그때 내 선택이 무의미한 순간들이 있다는 걸 크게 느꼈다. 마치 나는 이쪽으로 가려고 열심히 헤엄치는데 큰 파도가 나를 저쪽으로 데려다 놓는 느낌이랄까. 인생도 그와 비슷한 것 같다. 우리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애를 쓰지만 잘 안된다. 그 사실을 늘 기억하려고 하는 편이다.
q08 책을 쓰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 책을 쓸 때 특별히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 아마 아무것도 몰랐을 때라서 즐겁게 즐기며 썼던 것 같다. 지금은 책을 쓰는 매 순간이 어렵고 괴롭다.(웃음) 이 책은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 연재했던 글로부터 시작됐는데, 재미로 올린 글에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아주고 공감해주었을 때 엄청난 보람을 느꼈다. 아! 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구나. 그게 큰 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q09 열심히 살지 않기'를 실천하며 겪었던 실패나 도전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글쎄, 열심히 살지 않으면서 겪은 실패나 도전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힘을 빼니 매끄럽게 흘러온 것 같다. 아!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었는데, 뭐 돈은 언제나 부족한 거 아닌가? 지금도 늘 돈에 쪼들린다. 그러니 그걸 큰 어려움이라 부르기 힘들 것 같다.
q10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좀 덜 열심히 살아도 인생 안 망합니다.
editor 천성민 / @billycheonkr
people 하완 / @hawann_ill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