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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lly Cheon Sep 17. 2023

04 일상 속 의외성

노래방 속 클럽?

‘일상 속 의외성’

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의외성’을 좋아합니다. 그런 의외성은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동시에, 앞만 보는 것이 아닌 주변을 함께 살피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간 ‘씩씩’은 소울, 펑크, 디스코, R&B부터 힙합까지 총 다섯 가지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클럽뿐만 아니라 라운지, 전시, 행사 등 다양한 것들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어느 날, 만나기로 했던 지인이 약속 장소 변경을 위해 전화했을 때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주변 소음으로 그가 있는 곳이 맥주집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뚝섬역 근방, 이 공간이 위치한 건물 앞에 다다랐을 때 겉에서 보이는 건물의 모습과 노래방 간판, 프랜차이즈 가게 등으로 인해 호프집일 것이라는 제 생각이 당연하다는 듯 건물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노래방 간판을 지나 이곳의 문을 열었을 때 제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첫 번째 문에 다다랐을 때 보이는 정신없이 붙어 있는 애니메 포스터, 씩씩거리며 붙어 있는 공간 소개지, 의도를 알 수 없는 오브제로 인해 제 예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을 열었을 때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로 된 널따란 공간을 마주했고, 몽환적으로 돌아가는 미러볼 아래 춤추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공간의 구석구석 달린 다양한 포스터와 소품들은 얼핏 아무런 생각 없이, 규칙성 따윈 가지지 않은 채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일관적인 의도를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요소 하나하나가 이 공간을 단순히 클럽이라는 단어로 규정지어질 가능성을 줄이고, 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공간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에디터 천성민



언비트 인스타그램 : @uncommon_be_t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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