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카페 서래수 커피를 마신다.1

by 김은형

나는 오늘도 서래수 커피를 마신다.

담쟁이넝쿨이 빨강 벽돌을 휘휘 감아 올라타며 커피 향을 솔솔 피워 올리던 2018년 5월, 나는 처음으로 카페 서래수에서 드립 커피를 마셨다. 그날 이후 4년째 서래수 커피를 마시다 보니, 새벽 글쓰기와 새벽기도 후에 마시는 서래수 커피가 따뜻하고 좋은 친구가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를 그리고 싶고, 그에 대해 글이 쓰고 싶어지는 것처럼 이제 5년째 서래수 커피를 마시게 되니 그에 대한 글이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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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카페 서래수 사장님이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바리스타 여서도 아니고,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기생충 시나리오를 쓴 카페 여서도 아니다. 카페 서래수 커피가 친구처럼 좋은 내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는 것은 물론 내 삶의 여정을 함께 하는 친구와 도반과 동반자들의 삶까지 행복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 나로 하여금 카페 서래수의 커피 이야기를 쓰게 하였다.




세상엔 정말 많은 커피가 존재한다. 다양한 원산지는 물론 로스팅한 사람과 기계에 따라 커피 맛은 천차만별로 갈라진다. 그래서 커피 맛을 단 하나의 감각으로 표현하고 드러낸다는 것은 마치 내가 나를 단 하나의 단어로 말하는 것과 같은 우매함일 것이다. 그렇다고 세계의 모든 커피를 다 마실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마시는 서래수 커피를 하나의 텍스트로 하여 그 맛의 세계를 음미하고 글로 풀어내 볼 생각이다.


KakaoTalk_20220106_171615252_22.jpg 카페 서래수 김정희 대표님


가장 좋은 것은 서래수 김정희 사장님이 로스팅하고 숙성시킨 원두를 김정희 사장님의 드립으로 마셔보는 것이 최상급 커피를 맛보고 음미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전과 서울이라는 공간의 거리감으로 도달할 수 없는 과제이기에 몇 가지 동일한 조건을 만들어서 시음 기를 써나가 볼 예정이다.



1. 카페 서래수에서 ‘태환 프로스타’로 로스팅 한 커피 원두를 텍스트로 한다.

2. 원두 1 스쿱 수북 15g에 뜨거운 물 200cc로 짧게 드립 한다.

3. 멜리타아로마드리퍼에 종이 필터로 내린다.

4. 컵은 빈티지 본차이나 로열 알버트에 마신다.

5. 아침 8시 모닝커피를 기준으로 한다.


위의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커피를 마시고 느낀 커피의 향과 맛은 물론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감각적인 시음 기와 함께 각 원두에 얽힌 이야기도 디저트로 가미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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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 기를 쓰기 전에 서울 서래마을에 있는 카페 서래수 김정희 대표님을 만나 최상의 커피를 내려 마시는 드립 방법을 여쭈니 “ 무엇보다 커피 생두 자체의 품질이 좋아야 해요.”라는 말씀을 들려주신다. 그리고 그다음은 커피를 내리는 사람 몫이란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내가 커피 시음 기를 쓰려고 하는 목적이 다시 정리된다. 나는 좋은 커피 맛을 글로써 재현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커피가 내게 주는 감각에서 오는 느낌으로부터 내가 어떤 위안과 위로를 받는지, 아니면 어떤 기쁨과 사유에 직면하게 되는지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1월 1일부터 시작하려고 준비했으나 맘 같지 않아 5일이 지난 1월 6일, 오늘에야 비로소 시음 기를 시작한다. 아무쪼록 내가 마셔온 수많은 커피들의 감각과 그들이 내게 준 삶의 위안들을 잘 펼쳐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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