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로 참가 신청하신 두 분 중 한 분은 코로나에 걸렸고, 다른 한분은 남편이 코로나 확진이라 혹시 민폐가 될까 봐 못 오시겠다는 메일을 보내셨다.
2시에 광화문에 나가 집회에 나온 교사들에게 직접 큰소리로 집회 마치고 힘든 영육을 쉬러 공백공유로 오셔서 푸드세러피도 하고 명상으로 쉬어가라고 땀을 뻘뻘 흘리며 홍보를 하고 돌아왔지만, 의심에 찬 교사들의 시선을 더 뜨겁게 받았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을 거다. 집회에 옆에 앉았던 인천의 중등 교사가 꼭 오겠다고 약속했으나 그녀도 아마 뜨거운 더위에 지쳐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나 보다. 마음을 다해도 상대가 그 진심을 알아채지 못하고 마음을 열지 않으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선생님들의 회복적 치유를 위한 일을 돕고 싶다며 전국 각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왔다. 먼저 일을 돕고 싶다고 원주에서 자원봉사를 신청하신 분은 막상 만나고 보니
” 오 ~~ 마이 ~~ 갓 ~~ “
박카스 두 박스를 들고 나타난 6년 전 한밭고 제자 지수였다.
선생님 하시는 일도 돕고 깜짝 놀라게 해 주려고 제자란 말을 뺐단다.
정말 놀라고 감동했다. 원주에서 서울까지는 이 더운 여름엔 더욱더 먼 거리인데...
아로마 테라피스트 화정샘은 용인에서부터 달려와 늦은 밤 서울역까지 데려다주었고,
그림 해설전문가 숙영샘은 남양주에서 달려오셔서 설거지를 자처했다.
타로 마스터 근영샘은 바쁜 일정을 쉬어가며 타로 봉사를 와서 수박까지 잘랐고
싱잉볼 마스터 주연샘과 친구분은 아침부터 와서 일을 도왔다.
공백공유 대표님은 공간 사용료를 10%만 받았음은 물론
아침 식사 공양부터 나눔을 시작해서 손수 장까지 봤다 주셨고정이사님은 텃밭에서 흘린 땀이 다 식기도 전에 서울로 올라와
그 여린 몸으로 무거운 짐을 대전까지 함께 옮겨주고 내 뭉친 어깨까지 두드려 주었다.
일산에서부터 붕어빵을 구워다 주신 카페 사장님 내외분이 주신 감동 또한 두말하면 잔소리다.
조세린교수는 기꺼이 자신의 집 방한칸을 내어 지친 나를 와린한잔의 쉼과 이부자리로 편안히 재워주었다.
교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기꺼이 휴가를 반납하고 달려와 준 자원봉사자들의 존재만으로도 교육현장은 변화의 물결을 탈 수밖에 없으리라. 그들의 마음이 이번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상징된 교권의 회복과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육혁신에 에너지를 모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됐다.
교사는 단 한 명도 참가하지 않은 ‘교사 힐링 명상 캠프’였지만, 그들 덕분에 공백공유를 찾은 분들이 푸드세러피 명상으로 신선한 삶의 국면을 맞이했으며 미네르바 스쿨 학생의 방학을 풍성하게 해 줄 수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교사들을 응원하고 교육의 본질적 회귀를 원한다는 것을 자원봉사자들의 마음냄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8월에 대전 카이스트 명상센터와 영풍문고 종로본점, 청주 아르마리 북카페에서 교사들을 타깃으로 한 <수라 king’s dinner> 푸드세러피 명상으로 지친 교사들의 마음을 한 생각 돌이켜 다시 희망과 용기와 패기를 이야기하는 싱싱하고 생생한 삶의 자세와 태도로 마인드셋 하는데 도움을 드릴 예정이다.
영풍문고 종로본점은 8월 26일 3시. 청주 아르마리 북카페는 8월 15일 4시, 카이스트는 명상연구소와 일정을 협의 중이다. 경북 예천과 부산도 협의 중에 있다.
단 한 명의 선생님일지라도 교육과휴식의 <수라 king’s dinner> 푸드세러피 명상으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행복이란 괴롭지 않은 상태의 평온을 말한다. 그들을 돕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행동하고 행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돈 되는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하게 돈 쓰는 일만 한다고 나를 크레이지라고 놀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난 이미 알고 있다. 내가 그들을 위해 행동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라는 것을.... 보살행이라서가 아니다. 그냥 나란 사람의 본질이 그렇다. 나눠야 살고 함께 해야 행복하다. 나눠먹고 함께 먹어야 비로소 내가 내가 된다.
새벽 1시가 넘어서 대전 집으로 돌아와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새벽 북클럽 때문에 4시 44분에 깼다.
쓰러질 듯 침대에서 내려와 단테의 책이 있는 거실 책상으로 반쯤 감은 눈으로 비틀거리며 걸어가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 그래! 난 지금 죽을 만큼 피곤하고 졸리지만,
내가 작은 위안과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었던 교사들은 단 한 명도 오지 않았지만,
난 괴롭지 않아. 그러니 행복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으니 그것으로 된 거야.
될 일은 되는 거잖아? 하지만 되지 않을 일은 되지 않는 거야. 그냥 이걸로도 됐어. 감사해.
이미 내가 상처받은 교사들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에 이미 다 되었던 거야.
그래! 이걸로 됐어. 난 괴롭지 않고, 그래서 이미 행복한 거야. 이대로 된 거야. 이대로.....
어쩌면 슬픈 이야기로,
자위의 언어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진짜야. 난 행복해. 그들을 위해 그들이 모두 함께 했잖아. 서로의 슬픔에 공감하며 자원봉사를 자처하며 그들이 이곳으로 달려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린 모두 행복한 존재들이라는 증거 아니겠어? “
유난히 맑았던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쏟아져도 내가 있고 네가 있는 이 세상은 그래서 행복한 거야. 우리 모두의 최선을 다한 삶에 존경과 감사를..... 참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