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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형 Aug 08. 2023

상처받은 교사들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길 1

교사들에게 집단 쇼크 생존법이 절실하다.


 지난 8월 4일 오전 10시경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제자라고 밝힌 외부인이 수업을 마치고 나온 남교사(49)의 얼굴과 흉부, 팔 등에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7월 12일 발생한 대전 모 여고 학생의 친구 살해 사건의 충격은 물론 18일 서이초 선생님의 사망 사건으로 집단 쇼크 상태에 있던 교사들은 완전히 공포에 몰린 상태로 범인이 검거된 후 퇴근 시간이 지나도 쇼크로 쉽게 교무실을 떠나지 못했다고 소속학교 교사는 전언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사건 학교 교사들을 충격에 빠트린 것 만이 아니라 서이초 선생님의 사망 소식 이후 전국의 교사들을 불안, 분노, 무기력 등 집단 쇼크 상태에 빠트렸다. 


 40゚C에 육박하는 한여름에 검은 조복 차림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교사들은 펄펄 끓는 아스팔트 위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교권 회복과 교육 정상화를 외쳤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의연한 학부모 민원중심의 교육시스템으로 교권이 추락하고 자신들이 교육현장에서 겪었던 불안, 우울증, 분노와 어린 교사의 죽음이 오버랩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으로 교사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교사들에 대한 연수 확대’를 교권확립 교사 지원 방안으로 내놓았다는 것만으로도 교육 정상화를 위한 혁신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교권을 회복하려면 당연히 서이초 교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학부모 민원 당사자는 물론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의 대응 방법까지 모두 낱낱이 투명하게 밝히고 교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부모 민원이 권력이 되어버린 교육현장의 기형적 행태를 바로잡아야만 교사들이 사명감과 철학으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권회복을 위해 정부가 나서겠다는 약속은 무성하나 진짜 중요한 진실은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고 교사들의 무력감과 분노와 우울은 더욱더 가속화되어 가는 현실이다.


개학을 불과 2주 앞둔 현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상처난 교사들의 마음을 위무하고 개학 후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한다. 학교 공교육은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즐겁게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에 대한 지원책이란 개학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부터 진행되어야 마땅하다. 


 선생님들이 집단 쇼크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쇼크 증상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치유 명상 프로그램은 물론 신경정신적 치료 프로그램까지 교육부와 지역청은 개학 전에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서이초 교사들은 물론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던 대전시 고등학교 교사들에게는 병가와 연가 등으로 사건 현장으로부터 좀 멀어져 심호흡을 하고 안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 교육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면 집단 상담 등 치유와 치료의 과정을 통해 교사들이 겪고 있는 자책감과 분노와 무기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감정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교사로서의 소속감과 공감으로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개학 전 교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마음챙김 명상’과 ‘나누기’가 절실한 이유다. 교사들을 지지하는 그룹 환경에서 함께 모여 비슷한 트라우마를 나누고 공감하며 다른 교사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치유는 시작된다. 


특히 ‘마음챙김 명상’ 치유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기억을 스스로 한 생각 바꿔서 재처리하며 자신을 먼저 성찰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힘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도 고통스러운 감정과 부정적인 생각과 믿음을 스스로 확인하며 깨인 상태에서 더 건강한 대처 전략을 개발함은 물론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명상과 요가,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 유지는 물론 일관된 수면 루틴을 확립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격려하는 것도 선생님들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대비하는 교육 정책적 고려가 될 수 있다. 


이렇듯 개학 이전에 교사들의 정신 건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집단쇼크 상태인 교사들에게 작은 위로와 치유, 회복을 도와 개학 후 학생들과의 교육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울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개인 및 그룹 치료, EMDR과 같은 외상 중심 치료, 인지 행동 치료 및 약리학적 치료 지원은 파괴적인 사건의 복잡한 심리적 후유증을 완화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명상은 물론 다양한 교사들의 정신 건강을 우선시하는 예방교육시스템을 먼저 구축하여 지원한다면 교사들이 활기찬 마음으로 교육에 임하고 역경에 직면했을 때 더 빨리 희망과 회복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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