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1-22 가는 길도 고행길
2018.08.21
10:45 집 출발
11:05 범계역에서 리무진으로 인천공항
14:20 Lufthansa 항공편 푸랑크푸르트로 이동
19:40 푸랑크푸르트 도착
21:00 Lufthansa 항공편 마드리드로 이동
23:40 마드리드 도착
2018.08.22
01:15 마드리드 공항 4번 터미널에서 Pamplona로 가는 Alsa 버스 탑승(Solia 경유)
06:30 Pamplona 버스 터미널 도착
10:00 Roncesvalles로 가는 버스 탑승
11:45 Saint Jean Pied de Port 도착
14:00 Refuge Municipal 입성
2번째 카미노를 준비하면서
그 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고 가는 길.
2012년 6월 Burgos에서 Muxia까지 약 800km를 걸었다.
그 때는 많이 어렸고, 순례길의 의미를 몰랐고, 얼마나 힘들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가는 길 장면 장면만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을 뿐 많은 것을 배웠지만, 많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걸을 그 길이 힘들 것이란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준비물을 챙기는 것부터 신중을 기했다.
6년 전 가방만 Backpack일 뿐 안의 내용물은 관광객긴지 순례자의 그것인지 모를 것들로만 가득한 13kg이었다. 하지만 다니는 하루 하루 많은 것들을 버리다 보니 돌아 오는 날 내 가방의 무게는 6kg으로 줄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시작부터 6kg 이상의 짐을 싸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 때는 선크림과 모자를 포함한 내 몸을 보호하는 것이도 취약했다. 아무리 선크림을 발라고 얼굴,어깨, 그리고 귀까지 타다 못해 화상을 입어 껍질이 다 벗겨졌었다.
그래서 이번엔 창이 넓은 등산모자와 선크림, 햇빛 가리개 등을 준비했다.
Camino de Santiago.
길은 알지만 난 아직 그 곳의 참 의미를 알지 못했다. 길의 반 이상은 더위와 가방 무게에 지쳐 주변을 보지 못하고 땅만 보고 걸었다.
그래서 6년이 지난 지금. 30대의 시작에 다시 한 번 그 길을 가기 위해 Spain에 와 있다.
이번 Camino가 지난 번과 비교해 엄청나게 잘 다닐 수 있을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시작의 무게만 조금 줄었을 뿐 오히려 알고 가는 길이기에 더 조심하고 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눈 것 정도만 나아졌을 뿐이다.
지독한 결정장애
팜플로나에 도착하기 전까지 팜플로나에서 시작할까 말까를 1박 2일 동안 고민했다.
그리고 지금 론세스바예스를 지나 생장까지 가는 버스를 탔음이도 론세스바예스인가 생장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해도 될 고민일 수도 할 필요 없는 고민일 수도 있지만, 난 항상 시작은 빠르지만 결정을 끝까지 미루곤 한다.
하지만 고민이 무색하게도 나는 생장(Saint Jean Pied de Porte)에 와 있다. 버스가 가는 도중 잠이 들었고, 눈을 뜨니 이미 이 곳이었다.
역시 잘 왔다
오는 길에 우여 곡절이 많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슬리퍼가 끊어졌고,
비행기에서 내리고 보니 왼쪽 귀 아래 뒷쪽으로 멍울 같은게 잡힌다(아직 뭔지 모르지만 있음).
하지만 이 곳은 아름답고 내일의 길이 얼마나 힘들진 모르겠지만, 또 다른 추억이 생길 것이다.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