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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수 Jul 14. 2016

왜 알파고가 밥솥보다 두려울까

구글의 딥마인드 기술이 두려워서 구글링하고 크롬으로 쓰는 글

 



어느 날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


 SF영화 포스터도, RPG 게임 인트로도 아니다. 2016년 상반기 우리의 뇌리에 크게 박힌 하나의 사건이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경합. 태생적 혈연을 따라 우리는 이세돌 9단을 응원했다. 그의 승리는 어느새 인류의 승리라는 궁서체의 꼬리표가 붙었다. 그리고 승리에 대한 우리의 기원은, 며칠에 걸쳐 패배해가는 9단의 어깨 위에서 같이 졌다. 오버 조금 보태서 인류 최후의 전쟁 시뮬레이션을 본 듯 우리에게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후 한동안 언론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igence 이 가져올 시대에 대해 기술 희망적이고 인간 비극적인 미래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어떠한 방식으로 우매한 인간을 뛰어넘을 것인가. '이것만큼은' 절대 양보하기 싫었던 예술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어떻게 침범할 것이며,  인간의 영역 따위 얼마나 간단하게 땅따먹기 해먹듯 빼앗아갈 수 있는지는 쉽게 예상되었다.


 사실 AI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은연한 두려움은 최근의 것은 아니다. 공공연히 꺼내놓을 기회가 잘 없어서 그렇지. 이미 2014년, 엘론 머스크는  AI 기술에 대한 우려를 트윗했다.

엘론머스크의 트윗. 트윗 바로가져오는 법몰라서 비루한 이미지

엘론 머스크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 봐 설명충 등판하자면, <아이언 맨>의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로, 페이팔을 창업했으며 민간 우주기술, 태양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 그냥 우리 중에 가장 미래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마저 AI 기술을 '핵폭탄'보다 위험할 수도 있다고 했다.꺅.


왜 알파고는 밥솥보다 두렵지?


알파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전례 없는 AI 관련 많은 트윗이 올라왔다. 한 트윗은 자조적인 목소리로

  '기계가 우리를 이긴 것이 이번뿐이던가, 우리 집 밥솥이 나보다 밥을 잘 짓는데'

라는 읊조림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원문을 찾을 수가 읍다 사실 이 글은 이 트윗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맞다. 밥솥에게 나는 매일매일 진다. 내가 진 밥은 맛이 없지. 그럼에도 밥솥을 보며 우리는 밥솥에게 밀려 지구를 떠야 된다던가 매끈한 피부에 무표정으로 인간을 죽이는 로봇이라던가 하는 것을 상상하진 않는다. 밥솥이 터질까 가끔 두렵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보다 우월한 테크닉을 가진 도구들에 대한 능률적 패배는 지금껏 항상 있어왔다. 애초에 도구란 것의 탄생 목적이 그렇다.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하려고. 나는 맨날 방금 내가 타고 온 자전거한테도 속도로 지는데. 심지어 AI보다 자전거 사고로 죽을 확률이 더 큰데도 밥솥보다, 자전거보다 알파고가 가져올 시대가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이상하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두 가지로 정리되더라.


하나, 딥마인드가 인간이 '하고 싶은 것'을 뺏을까

 이번에 이슈된 알파고는 구글 산하 AI 연구소 구글딥마인드googledeepmind의 작품이다. 딥마인드의 AI는 특별한 점이 있는데, 사전 프로그래밍으로 작동하는 다른 AI와는 달리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학습이 가능한 컴퓨터라니, 이 메커니즘이라면 기계의 불가침 영역이었던 예술 분야에도 인공지능의 활약이 가능하다는 여론이 지배했다. 따라서 이번 인공지능 이슈가 새삼 두려움을 낳았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인간이 뗀석기든, 컴퓨터든 도구에게 맡겼던 일들은 하기 싫거나 못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손으로 동물을 때리면 아프니까 돌을 썼고, 머리와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고하기 위해 컴퓨터에게 맡겼다. 하지만 예술은 조금 다르다. 글쓰기든, 그림이든 예술은 인간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얘기다. 예술을 분석하는 것이 인문학의 분야이듯,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절대적으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여겨왔는데, 그 심리적 안정선이 무너져버렸다. 사실 알파고가 이겨버린 게임도 인간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었다. 이 걸 기계가 이겨버리니, 고유의 영역을 뺏긴 느낌에 갑자기 위기감이 엄습했다.


둘째, 딥마인드가 세상에 알려진 방식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이란 경이로운 기술의 발전을 감동적 프레젠테이션으로 알렸다. 반면 딥마인드는 어느 날 티비에 나와 국민적 바둑 영웅을 압도적으로 패배시키고, 그 위에 깃발을 꽂아 펄럭였다. 천조국의 블록버스터 영화 속의 스토린줄만 알았던 인간에 대항하는 인공지능이, 갑자기 지상계로 내려온 꼴이다. 홍보만을 위한 대국은 아니었겠지만, 대중에게 드러난 방식이 인간에 맞선 승리라니. 그 방식이 조금 과격하지 않나.

   왜 이런 방식을 택한 건지 알아보니, 딥마인드 기술 자체가 게임을 통해 발전하더라. 학습이 가능한 로봇이니, 학습 성과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목적성이 분명한 게임이 적격인가 보다. 연구소내에서도 AI는 한때 게임 업계를 풍미했던 아타리 Atari사의 게임을 통해 테스트된다. 7,80년대 게임 업계의 황금기(?)에 취했던 아타리사는 수백 가지의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냈었다. 그리고 폭망 AI는 이 수백가지의 비슷하되 다른 게임환경 속에서 학습한 것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 평가 받는다.자세한 건 아래 링크에   또한 알파고go가 굳이 알파체스가 아니었던 이유는 바둑이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많고 심오한 형태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기존 형식의 AI로는 절대적으로 넘지 못한 영역이라 딥마인드로서는 꼭 짚고 넘어야 할 산이었겠다.

 어쨌든 딥마인드의 태생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게임이라는 승패가 명확한 영역에서 꼭 인간을 이기는 방식으로 너의 존재를 알려야 했니, 놀랬잖아하는 원망은 조금 든다. 쪼금.



그래서 우리는


 SF영화 속에서 드러나듯, 인간은 실패한 인공지능이 통제 불가능하게 날뛰는 것(<터미네이터>)도, 성공한 인공지능이 우리를 넘어서는 것(<엑스 마키나>)도 두렵다. 인공지능 연구의 실패와 성공을 뛰어넘어 그들이 가져올 미지의 세계 자체가 우리는 아직 낯설다. 구글 또한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잘 알고 있는 지,구글 딥마인드 사이트 메인에는

 "Use it to make world the better place"

란 글이 대문짝만 하게 써져있다. 딥마인드의 공동설립자 무스타파 슐리만은 '우리는 인공지능을 두려워 해야 하는가?'라는 노골적 질문아래 길고 긴 대답으로 사람들의 공포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http://www.techworld.com/personal-tech/google-deepmind-what-is-it-how-it-works-should-you-be-scared-3615354/

   철저히 인간을 위한 방향으로, 연구의 모든 부분을 통제 가능한 상태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한다고 슐리만은 단언한다. 그러면서도 인공지능이 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그도 이미 고민했었다. 2014년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 당시, 딥마인드는 계약 조건으로 인공지능 윤리 위원회 설립을 내건다. 인공기술 발달의 지속적인 윤리적 모니터링을 위해서였고, 구글은 이에 서명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어쨌든 인간을 안심시키기 위한 이러한 구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두려움은 가시지 않는다. 그러나 뭐 어쩌겠는가. 글을 쓰는 지금도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 글 따위 씹어먹으며 훌륭한 글을 작성할 인공지능이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구글의 기술이 무섭다는 글을 쓰기 위해 구글링을 하고 크롬으로 글을 쓰고 있다. 직접적인 AI는 아니지만, 구글의 딥마인드 기술은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이다. 현재 구글에서 제공하고있는 이미지 검색 서비스는 딥마인드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어느새 거부감없이 이미지 검색을 이용하는 우리를 보며 슐리만은 인간은 스스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다며 토닥인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피할 수도 없지 않지 않은가. 조금의 무력감이 든다.


 그래서 요즘은 인문학도로서 학교는 잘안갔지만 인간만이 할 수있는, 기계는 따라올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우리안에 있는 지 계속 살피고 있다. 예술마저 기계가 우리보다 잘한다면 우리가 가진 인간다운 것중 무엇이 시장가치를 가지게 될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이 절대 뺏기지 않을 고유의 영역이 있을까? 나는 사실 딥마인드라는 배의 키를 잡은 구글 선장을 믿으려 했다. 구글이 인공지능을 '악해지지 말자'는 그들의 슬로건 처럼 악하지 않게 발전시켜줄거란 기대에 불안감을 내려 놓으려 했다. 그러나, 나도 능동적으로 뭔가를 해야하지 않을까. 인간 스스로 절대 뺏기지 않을 인간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만 있다면, 인공지능이란 기술이 가져올 변화의 파도를 즐길 수 있을 텐데. 인간만이 가지는, 인간성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싶다. 혼자서는 도저히 답을 내릴 수 없어 물음표로 글을 맺는다.






https://en.wikipedia.org/wiki/Google_DeepMindhttps://deepmind.com/ 

https://deepmind.com/ > 딥마인드 사이트 메인.  바둑이긴 자랑 팔 할ㅋ

http://www.techworld.com/personal-tech/google-deepmind-what-is-it-how-it-works-should-you-be-scared-3615354/ > 우리는 딥마인드를 두려워해야 하는가?라는 기사. 영어 잘하시면 제 글 말고 이거 보세옹.  이 글의 티끌만큼 묻어있는 이론적 부분도 대부분 이 출처에서...


 사실 마지막 문단을쓰려고 이 글을 시작했다 후 기계는 못하는 것이 뭣이잇을까. 같이 생각해보고 싶오소..

망각과 과거 기억에 대한 미화는 기계보다 인간이 훨 잘할듯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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