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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 에듀케이션>

자신을 믿고 사랑할 것

<언 에듀케이션>은 제목대로 교육에 관한 영화다. 교육의 범위는 다양한데, 이 영화에서 주를 이루는 교육은 '경험'이다.


주인공 '제니'는 엘리트다. 옥스퍼드대학교 진학을 목표에 둔 그녀는 공부와 함께 스펙 관리에 여념이 없다. 학교는 물론이거니와, 집에서도 제니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제니는 학업 외의 예술문화 방면에도 관심이 많다. 샹송을 즐겨 듣고 따라 부르는가 하면, 그림과 음악 감상을 즐긴다. 고전문학을 읽으며 사색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논하는 그녀는, 한마디로 '고상한 취향의 여고생'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취향과 경험의 갈증을 충족시켜줄 만한 중년의 재력가 ‘데이빗’과 만나게 된다.



출처: Daum 영화



엄격한 제니의 아버지조차 데이빗과의 만남 앞에서는 태도가 바뀐다. 심지어, 제니의 이상적인 미래를 위한 최상의 파트너라 여겨,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까지 허락한다. 급기야 데이빗은 제니에게 청혼한다. 온갖 화려한 경험들을 하고 데이빗과의 사랑까지 거머쥐었다 여긴 제니. 그녀는 그토록 오랜 기간 준비해 온 대학교 진학까지 포기하고 청혼을 승낙한다. 이에 대해 선생님들은 제니의 선택에 대해 재고(再考)해볼 것을 권한다. 그럼에도 제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어른들의 삶을 비난하며 자신의 판단을 밀고 나간다.


제니의 선택은 과연 옳았던 걸까. 영화에서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그 답은 제니 스스로 깨닫게 된다.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 행복에서부터 배신, 절망, 슬픔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감정과 현실을 배우게 된 제니. 현실의 달콤쌉싸름함을 일찍이 터득하게 된 것이다. 제니의 교육은 책과 선생, 부모로부터 배운 이론적 지식들보다 경험에 기반을 둔다. 특히, ‘사랑’이 중심에 서 있다. 그렇다. 이성과의 사랑은 학교나 가정에서 배우기 힘들다. 학업과 인성에 대한 것들과 달리, 이성과의 사랑은 실외, 그러니까 현실에서 직접 부딪쳐 배우는 수밖에 없다.



출처: Daum 영화



삶의 단면만 이해한다면 그것은 온전한 배움이 아니다. 삶은 경험의 과정이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들이 필수불가결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해야만 하는데, 배움의 욕망 이면에는 결핍이 존재하는데, 제니의 결핍은 학교 교육 이외의 것들에 있었다.


우리는 <언 에듀케이션>을 통해, 제니의 결핍과 그에 대한 욕망, 성취와 상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제니의 삶 일부를 통해 이상과 현실을 간극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경험의 중요성'을 인지시켜 준다.


영화 속 주인공은 고등학생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고등학생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한 번쯤 제니와 같은 화려한 삶을 꿈꿨을 이들도 있겠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은 다소 비극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극의 경험을 딛고 선 제니의 깨달음은 많은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선사한다. 현실의 자각을 위한 경험은 더 나은 앞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결국, 수렁의 늪을 빠져 나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과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 제니. 그녀의 산 경험 자체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교훈을 선사한다. 영화의 주 소재가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로맨스라기보다는 현실 드라마에 가깝다. 결국, 제니가 깨닫고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자신을 믿고 사랑할 것'. 보편적인 진리이지만, 이 영화를 통해 한 번 더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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