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답이 아니다
영화는 지적장애를 지닌 닉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런 닉을 데리고 형 코니는 은행강도를 저지르고 경찰에 쫓기고 만다. 그러던 중 닉만 체포되는데, 코니는 닉을 빼내기 위한 보석금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약 1만 달러가 부족한 상황. 보석금 마련이 힘들어진 가운데, 닉이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코니는 병원에 잠입하지만 닉으로 착각한 엉뚱한 남자를 데리고 나온다. 공개 수배된 코니는 보석금 마련을 위해 엉뚱한 남자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만다.
위 줄거리 상으로도 어떤 메시지의 영화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제목과 달리 코니의 배드타임들만 이어진다. 동생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코니는 연속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면서 오히려 자신과 주변 상황을 나쁘게 몰아간다. 굿타임은 대체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그나마 따듯한 색채를 풍기는 장면은, 영화의 엔딩 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닉이 지적장애인 시설에서 타인과의 소통을 할 때다. 그 상황들을 생경한듯 맞는 닉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앞선 신 외의 거의 모든 장면들은 어둡고 혼잡하다. 밤, 마약, 폭력, 섹스, 거짓, 심지어 자살(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악의 요소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보여지는 강렬한 색감의 네온사인과 TV 불빛들은 희망의 빛이라기보다는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심어준다.
굿타임이 아닌 배드타임의 연속. 역시, 이같은 영화는 제목에 낚여서는 안 된다. 어찌됐든, 악행을 저지른 이들은 끔찍한 결말을 맞는다. 코니는 체포되고, 코니와 함께 두 번째 범죄를 저지르던 이는 갈 곳 잃은 상황에서 자살을 감행한다. 그 장면이 지나치게 거칠게 묘사돼서 더 잔혹하고 씁쓸하게 느껴졌다.
잘 살아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 과연 진짜 괜찮아질 수 있을까? 영화는 이 점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어찌됐든 죄는 죄다. 물론, 나아갈 곳 없고 잃을 것 없는 이들이라면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악이라도 저지르겠지만, 두 형제의 결말처럼 악은 답이 아니다.
스타일리시한 범죄 영화 <굿타임>. 벼랑 끝에 놓여있더라도, 악은 악을 부른다는 걸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