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터뷸런스 Apr 28. 2020

그렇게 되라고 시킨 사람 없습니다.

직장과 연애는 사뭇 비슷한 점이 많다.

-

사회 초년생들은 흔히 다른 회사에 가면 더 보람 있고 좋은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큰 오산이다. 

막상 다른데 가봤자 사실 일의 내용만 조금 다를 뿐 비슷한 맥락의 일을 하게 된다. 대부분 회사들이 뽑아도 그 사람의 경력에 맞는 일을 다시 맡기기 때문에.


연애를 하는 사람들도 현재 연애의 대상이 맘에 안 들어서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신세계가 펼쳐질 것 같지만 막상 만나도 비슷한 고충을 겪게 된다. 애초에 내 학력. 외모, 경제 수준, 연애 경력에 맞는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주요한 점은 현재 다니는 직장과 만나는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좀 더 유심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외유를 하게 되어도 만족도가 낮다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상황 개선을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거다.


물론 직장의 업무 환경도 호락호락 바뀌는 대상이 아니지만 내 업무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방식으로 소소하게 혁신 하는 방법은 가능하다. 

연애 역시 엄청난 대변혁을 하루아침에 불러일으킬 수는 없지만 상대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는 것만으로도 관계에 큰 반전이 생겨나기도 한다. 


물론 간혹 똥 밟는 확률로 내 상태보다 더 거지 같은 사람이나 회사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근데 그것 역시 그 사람을 선택한 내 형편과 안목의 문제이지, 오로지 상대의 문제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상대가 너무 맘에 안 들면 그를 보는 내 기준을 되돌아보거나, 회사가 거지 같으면 왜 그렇게 일을 해야만 하는 건지 되짚어봐야 한다.


최근 면접관으로 스무명 이상 면접을 봤는데, 항상 문제를 회피하는 식으로 현재를 넘겨버린 사람들의 이력서는 온통 6개월~1년짜리의 업종별 관계성이 전무한 계약직 근무 이력만 허다했다.


반면 최소 3~4년 이상 장기근속을 버텨낸 사람들은 확실히 눈빛이 다르고 말의 내용이 달랐다. 물론 실제로는 일을 시켜봐야 알겠지만 면접 5분만의 대화에서도 사람마다의 성향이 명확히 드러나기에 비교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내가 투입한 총량의 결과물이다. 약간의 예외 케이스를 제외하곤 누구 탓할 게 1도 없다.

그렇게 되라고 강요한 사람이 없다면 신을 저주하던지, 내 안목을 바꿀 절호의 기회이다.


작가의 이전글 일단 나부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