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불안은 안정감의 결핍에서 나온다. 술 없이 못 사는 사람은 대부분 염려와 불안이 많다.
안정감은 크게 두 가지에서 나오는데
첫째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자존감에서 나오고, 둘째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대상의 순수한 인정과 칭찬에서 비롯된다.
전자는 개인이 쌓아온 스펙의 종류와 능력의 여하에 따라 부족하다 느끼는 경우가 더 많고, 둘째는 철저히 외적요소라 확률적으로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유심히 보면, 불안하게 만드는 일의 실제적인 크고 작음보다 불안한 일의 유무 자체가 생각을 요동시키는데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의외로 건실한 어른들조차도 사소한 일을 해결하지 못해 불안과 염려로 불면증을 겪는다.
약이나 술 없이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폭증하고 있다는 기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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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결혼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가장 먼저 안정감을 꼽는다. 내가 회사에서 생각한 만큼 달성하지 못한 일에 대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아내는 쿨하게 말한다.
"뭐 어때 이미 잘하고 있는데?"
근데 웃긴 게 이 한마디에 피로와 염려가 한방에 날아간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뭘 더 염려하나. 될 거면 어떻게든 되고 안될 거면 어떻게든 안될 텐데.
그래서 바꿀 것은 첫째, 내 문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 문제는 문제로 생각할 때 문제인 거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다면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게 생각보다 중요하다. 어차피 그런 일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또다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
둘째, 현명한 배우자 혹은 훌륭한 멘토를 만날 것.
내가 겪고 있는 일의 무게에 대해 지극히 객관적으로 평가해주고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도록 확인시켜 주는 존재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내가 가벼운 문제로 무거운 마음을 갖지 않게 해 준다. 그래서 딱 필요한 만큼의 신경만 쏟도록 만들어준다.
인간은 누구나 불안정함과 안정감의 사이에서 외줄 타기 하듯 삶을 보내게 된다.
그렇기에 중요하지 않은 일을 중요하지 않게끔 인정할 수 있는 태도와, 실제로는 괜찮은 나를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만 곁에 있다면.
당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필요한 것은 별로 없게 될 거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