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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pina Jul 01. 2020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세요?

내가 작게나마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게 된 이유

가끔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닙니다. 대부분 가방 안에는 천으로 된 장바구니가 들어 있어요. 플라스틱 포크, 수저, 빨대 등은 안 쓰려고 노력 중이라 회사 사무실 서랍에는 스테인리스로 된 유텐실들이 들어있습니다. 수세미도 천연 수세미, 혹은 말 털로 만들어진 브러시를 쓰고 있어요. 세제 같은 것은 공병을 들고 가서 리필 샵에서 구매합니다.

그러면 주변에서 모두가 이렇게 말합니다.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세요?"


네, 피곤합니다. 가끔 주변에서 일회용품을 너무 낭비하거나 편하다는 이유로 아무 생각 없이 플라스틱을 남용하는 것을 볼 때는 정신적으로도 피곤해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짐이 많아지고 정신적으로 피곤해도 전 이 피곤한 삶을 계속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제 조카 때문입니다. (네 맞아요. 저 조카 바보예요.) 그리고 이 조카는 별생각 없이 살던 제 삶에 그 존재 만으로도 큰 영향을 줍니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아이가 태어난 세상은 미세먼지가 가득해서 꽃이 만개하는 봄에 마스크를 끼고 꽃구경을 가야 합니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너무 좋아하는 제 조카는 자연에서가 아닌 어린이집에서 그 곤충들을 만납니다. 깨끗해 보이지만 사실은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해변, 산을 자연으로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런 조카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내가 살았던 지구를 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덜 망가진 지구를 주고 싶다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고모의 작은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요. 그리고 이제는 더 많은 분들이 같이 동참해주셨으면 싶어서 제 작은 제로웨이스트 실천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조금은 번거롭고 피곤하겠지만 함께 해주세요. 당신이 사랑하고 소중해 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2019년 9월 조카와 어린이 대공원에서, 조카는 수조 안에 있는 바다사자를 보며 여기는 바다사자의 집이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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