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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Sep 12. 2021

참는 남자, 참는 여자

섹스를 위해 대화를 참는 남자와 대화를 위해 섹스를 참는 여자

남자는 섹스를 위해 대화를 참고

여자는 대화를 위해 섹스를 참는다.


상담을 하면서 뇌피셜로 내린 결론이다. 두 남녀는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참는다. 생물학에서 개체들의 생존과 번식은 지상 최대 과제다. 어떤 종이든 생존을 위해 위장하고 숨고 피하고 잡아먹고 잡아 먹힌다. 또 번식을 위해 호르몬 분비가 달라지거나 몸짓으로 유혹한다. 반딧불이는 다른 수컷보다 밝은 빛을 내면서 암컷의 선택을 받는다. 자연의 생존의 장은 가히 대학살의 장이고 번식을 위한 행동에 비하면 인간이 생존에 들이는 노력이나 번식(연애나 결혼)에 들이는 노력은 매우 적다. (파충류 5% 수컷만이 서열 싸움에 승리해 번식에 참여한다.)


인간은 좋은 짝을 만나고 싶어 한다. 이왕이면 폭력을 쓰지 않는 인간, 떠나지 않을 인간, 한 눈 팔지 않을 인간, 돈을 막 쓰지 않을 인간 등등 조건이 붙으면서 삶을 위협할만한 요소를 제거하는데 힘쓴다. 이게 채워지면 이제는 좀 더 나은 인간을 찾는데 에너지를 쓴다. 좀 더 버는 인간, 둥지가 있는 인간, 아이를 잘 낳은 인간, 매력적이고 우아한 인간, 강하고 아프지 않을 인간 등등등!


위에 문장처럼 이야기를 하면 흑백 논리를 가진 사람들은 말한다. "난 여자지만 섹스를 즐겨!", "난 남자인데 대화하는 것 좋던데"

사회학적 이론과 근거가 있어서 가설 검증이 잘된 연구 논문은 아니지만 생태계의 번식 하는 종들의 활동을 근거+뇌피셜임을 밝혔다. 그래도 난 질문을 한다. "매력 1도 없는 남자여도 대화, 정서적 교류 없이도 만나자마자 섹스하는 것 가능해?", "대화를 해, 대화는 진짜 잘 통해. 그런데 손도 못 잡아. 이 만남 지속할 거야? 못생겼다고 느낀 여성이랑?" 이를 반대 성에게 질문하면 그렇다고 대답할 확률이 많아서 이런 식으로 질문한다.

 

대답은 흐려도 다들 표정엔 진실이 담긴다.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수컷과 암컷은 유전자가 다르게 설계되어있다. 우리 인간도 생태종의 최상위 포식자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위선적이지 않아야 한다. 아니 위선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연의 섭리(호르몬)를 거스를 수 있는 생태종은 몇 없다. 문화적이거나 의지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도 아예 배제하긴 힘들다. 자연의 섭리에 기반해서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다.


남자를 만나든 여자를 만나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원하는 게 서로 채워지면 만남과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무언가 하나가 어긋나면 깊어지기 어려울 것이고. 남자는 대화를 배워야 한다. 대화는 정서와 공감을 기반으로 한다. 정보전달과 팩트 체크는 연인관계에서 미래를 대할 때 빼고는 절제하는 게 좋겠다. 여자는 남자의 생리적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매 번 요구하는 그의 태도에는 번식을 위한 수컷의 유전자 복제 활동에 답이 있으니 말이다. 슬플 수(?) 있지만 당신이 거절한 사이에 다른 이성에게 눈 돌아가는 건 자연의 섭리탓이다.


딸이 태어났다. 이 아이가 청소년기 이후에는 남자의 생물학적 특성과 심리학적 특성에 대해 나눌 날이 오겠다 싶다. 아이가 자신의 '성'에 대해 주체적으로 살길 바란다. 남자에게 끌려다니기보단 성을 즐기며 살길 바란다. 이제 인생 20일차 이니 기저귀부터 잘 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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