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한 달 쓰기 ⑧
'전자책 한 달 쓰기' 칼럼 #08ㅣ WRITTEN by 인조잉_ENJOYINGⒸ
전자책 쓰기의 가장 큰 산이었던 주제 정하기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등록할 마켓들에 대한 분석도 마쳤습니다. 자, 이제 무얼 할까요? 바로 쓰면 될 것 같죠? 놉! 안됩니다! 먼저 개요를 짜고 목차를 잡아야 합니다.
오늘도 어~엄청 쉽게 특히 아래에 예를 들어 설명해 볼 테니 끝까지 읽어보세요. 분명 목차 잡는 가장 쉬운 방법을 얻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확신합니다!
목차는 내 전자책의 표지판이고, 순서도입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장담컨대 글이 산으로 갈 것이 분명합니다. 무슨 일이든 '기획'이 기본입니다. 절대로 이 작업이 완벽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설령 이 단계를 건너뛰고 진행한다 하더라도 분명 곧이어 막히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니 좀 힘들고 지리멸렬하더라도 이 과정들을 꼭 수행하셔야 합니다.
목차 잡기는 본문을 쓰기 전 쐐기를 박는 일입니다. 기획의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잡아줄 이정표가 되도록, 절대로 글이 산으로 가지 않도록 잡아줄 가이드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응? 이건 또 뭔 신박한 X소리
그런데 두둥! 목차라니.. 벌써 숨이 막혀오나요? 하지만 극강의 쉬움을 추구하는 인조잉답게 쉽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냥 목차라는 말을 머릿속에 지우세요. 그냥 지금까지 무엇을 쓸지 정했으니 이제 어떤 순서로 쓸지를 정해준다고 생각하세요. 우린 때로는 용어가 주는 무게를 견디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이렇게 내 방식대로 치환해서 생각해 보세요. 의외로 쉽고 간단해질 때가 있습니다.
순서 정하기라.. 그런데 말입니다. 이 순서.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이미 학습했고 실습해왔습니다. 어디서요? 우리 생활 속에서요!
가령 직장 상사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또는 친구에게 어떤 소식을 전할 때도
또는 누군가에게 물건을 팔 때도
이처럼 우리는 무수히 많은 현실 속에서 이 '순서'를 고민해왔습니다. 근데 저 상황들을 곰곰이 살펴보세요. 과연 순서를 정하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야기의 전달, 그리고 또 하나는 설득입니다.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나에게 공감하기도 또는 설득되기도 합니다. 잘 안되면? 거부 당하겠죠. 대면하는 말의 언어가 그럴지언대 얼굴 없이 이야기하는 글은 오죽할까요. 그래서 전자책 쓸 때 순서를 정하는 일은 일반적 상황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참 쉽죠잉?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목차 잡기 실전에 들어가 볼까요? 하지만 사실 그전에 한 가지 더 할 것이 있습니다. 개요 작성입니다. 일반적으로 글을 쓸 때는 목차를 잡기에 앞서 대략 글을 스케치해 보는 개요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슥슥 그린 개요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목차 설정에 들어가죠.
하지만 우린 시간도 없고, 아직 그렇게 세세하게 하기도 힘들 겁니다. 그러니 그냥 이 단계를 하나라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진행해 보시면 수월합니다. 전 과정을 총 3단계로 나누겠습니다. 커다란 점토 덩어리가 있고 > 그것을 잘게 나눈 후 > 예쁘게 색칠해 준다. 딱 3단계입니다.
1단계 : 덩어리 만들기
글의 순서를 생각나는 대로 늘어놓아보세요. 단 아주 큼직큼직한 덩어리라 생각하고 대강의 얼개만을 잡는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하는 건 이다음 단계에서 할 겁니다. 그리고 좀 전에 말했던 전달과 설득 중 전달만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로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안 되거든요.
그럼 전달을 어떻게 할까요? 세 가지만 정하세요. 처음에 이야기할 것, 중간에 이야기할 것, 그리고 마지막에 이야기할 것. 우리가 말할 때를 떠올려 보며 쉽게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우리 일상 대화를 활용해 목차를 잡아가는 과정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있잖아, 내가 어제 쇼핑몰에 갔다가 유재석을 만났어. 근데 의외로 정말 잘 생겼더라. 키도 크고, 옷발도 잘 받고,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나 앞으로 유재석 팬이 될 것 같아!"
대화가 아주 자연스럽죠? 근데 이게 왜 자연스러울까요? 놀라울 정도로 전달의 순서가 알맞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개요로 치환해 볼게요.
서론 : 쇼핑몰에서 유재석을 만났다.
본론 : 그는 잘생기고, 키도 크고, 옷발도 잘 받고, 얼굴도 잘생겼다.
결론 : 나는 유재석 팬이 될 것 같다.
어떤가요? 참 쉽죠잉? 머릿속에 있는 것을 구조화하고 어쩌고 하면 어려우니까 친구에게 말하고 설명한다 생각하며 이런 식으로 접근해 보세요.
2단계 : 덩어리 쪼개기
1단계에서 뚝뚝 떼어 만든 덩어리를 잘게 나누고 나눈 곳마다 잊지 않도록 이름을 짓고 라벨을 붙여줍니다. 그렇게 하면 그것이 곧 목차가 됩니다. 1단계에서 개요를 짜며 머릿속에 맴돌았던 것들을 실제로 적용해 주는 것입니다. 다시 위의 이야기로 돌아가 전자책 목차 스타일로 바꿔볼까요?
프롤로그 : 쇼핑몰에서 만난 유재석
본문 : 유재석의 매력
1) 유재석 외모
2) 유재석의 키
3) 유재석의 패션
에필로그 : 유재석 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어떤가요? 나름 그럴싸하죠? 절대로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자꾸 이렇게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점점 글쓰기도 목차 잡기도 쉬워집니다.
3단계 : 색칠하고 포장하기
2단계에서는 말 그대로 무엇을 쓸지 잘게 나눠 순서를 정해줬으니 나눈 문구에 살을 붙이고 수식어를 붙여 좀 더 세련되게 카피라이팅 해주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전자책 목차는 책의 제목과 상세페이지 못지않게 후킹의 기능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문구하나, 단어 하나에 상당히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위의 예시를 다음과 같이 바꿔주었습니다.
프롤로그 : 쇼핑몰에서 유재석을 만난 사연
본문 : 당신만 몰랐던 유재석의 매력 3가지
1) 나경은이 반할만했던 유재석 외모
2) 유재석 키의 숨겨진 비밀
3) 유재석의 인기는 사실상 OO 때문이었습니다
에필로그 : 우리가 유재석 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어떤가요? 프롤로그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본론에서는 너만 몰랐지롱~ 하며 '압박감'을 주며 '비밀'을 이야기하고 '정답'을 주지 않으며 계속 독자들을 유혹합니다.(이런 기술적 부분은 너무도 방대하고 다양해 이 글에서 다루기는 어려우니 따로 하나의 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외모는 비슷하지만 성격은 많이 다릅니다!
종이책의 목차와 전자책 목차. 우리가 아는 것처럼 형태는 똑같습니다. 제목이 나오고 페이지가 나오고, 둘 다 사람들이 읽기 편하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판매와 바로 연결되느냐의 차이입니다. 책 목차는 그 두꺼운 책에 무엇이 담겨있고, 또 얼만큼의 분량으로, 페이지는 어디인지 일종의 내비게이션의 역할에 좀 더 초점이 맞춰있습니다.
그러나 전자책은 목차 자체가 후킹이고, 목차 자체가 팔리는 글쓰기의 영역입니다. 분량이 적은 PDF 전자책은 사실상 이 목차의 문구에서 팔리고 안팔리고가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람들이 상세페이지를 보며 관심을 갖게 했다면 절반의 성공을 이뤘습니다. 구매자는 그다음 목차를 유심히 볼 것입니다. 이때 반드시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하도록, 또 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목차 문구를 보고 도저히 사지 않고는 못 버티도록 하는 것이죠.
글을 마치기 전 예를 들어볼까요?
라는 평범한 제목을 다음과 같이 바꿔줍니다.
자, 이걸 봤을 때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OO이 뭐지?
아놔 엄청 궁금하게 하네 이거..
아, OO 마려워..
OO이 무엇이길래 바로 집을 살 수 있다는 거지?
아 이건 못 참지!! 구매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