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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KR May 20. 2016

예술이 가까워지는 공간

소통하는 미술관이란 느낌


얼마전 어떤분의 대림미술관에 관한 글을 봤다. '20대가 열광하는 미술관'이라는 내용이었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꽤나 흥미로웠고 많은 부분 공감했다.


종종 그 곳이 상업적인 전시만 한다는 견해를 접하면서 '대체 상업적이면 안되는 이유는 뭐지?'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과 일부 일치하기도 하였고.'어찌되었건 대중과의 소통을 모색하는 것은 필요한 것 아닐까'하는 개인적인 견해에서 이 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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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번째 브런치 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 미술을 전공한 나는 16년 전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다니면서 느낀 어떤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심오해야 할 것 같은 압박.. 이런 것들이 싫어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는..내용..그리고 몇년 뒤 그러한 공간들은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름들로 불리며 한때 붐처럼 곳곳에 생겼었고 지금은 그 스펙트럼을 넓혀 다양한 모습으로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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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공연,책 등 다양한 문화공간들이 있지만 그 중 대림미술관이 기획하는 전시가 참 좋다. 그리고 전시들이 일관성있는 카테고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좋다. 전시 뿐 아니라 다양한 시도와 소통도.


대중적이면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전시 그리고 그와 연계 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하여금 관람객들을 계속 그곳으로 모이게 하고 익숙하게 만드는 것들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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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술'을 즐긴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은 듯 하다. 즐기려면 편해져야 하는데 아직은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고. 내가 과학이 신기하지만 어려운 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미술시장이 호황이었던 2007-2008년에 인기있던 국내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 초현실주의 그림이 많았던 것 같다. 딱! 보았을 때 즉각적인 감탄사를 자아내는 작품들. 어떻게 이렇게 사진처럼 그릴 수 있지?라는 관점에서의 감상. (우리나라의 미술교육과도 연결성이 있으려나?) 봐도 이해하기 힘든 추상화나 개념미술은 해외에서 그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이 아니고서는 즉각적 관심을 끌기에 더 오랜 세월이 걸리는게 현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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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예술을 진정으로 '즐긴다'라는 것은 어떤 훈련이 필요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 같다는 생각이고 일단 즐기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끈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해야 하는 것이 기획자의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도 대림미술관이 예술과 현시대에 맞는 문화코드를 잘 접목시킨다고 생각했다. 딱 봐서 좋아보이면서도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현대의 예술들을 무겁게 다가가는 것이 아닌 즐길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고_작품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의 적절한 포토스팟들과 전시와 연계된 진부하지 않은 이벤트들_이것들은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노출되며 자연스럽게 전파를 탄다.


대림미술관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브랜드를 내세운 전시때문이었다. 폴스미스,칼라커펠트,스와로브스키 등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브랜드들을 미술관 안으로 들여온 것이다.


린다 매카트니,핸릭 빕스코브 등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다루면서 '대림미술관스러움'이 더욱 확고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디뮤지엄의 개관전 또한 파티와 함께 시작하였고 셔터를 연신 누르게 만드는 전시 구성은 해시태그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소통의 창구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당장 핫하고 국내에서 많이 알려진 작가들의 전시만 주구장창하는가? 그렇지도 않다. 디뮤지엄 개관전의 9명의 작가들은 생소한 작가들이 대부분이었다.(적어도 나에게는) 작가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작품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 구성과 테마가 연결성이 있고 하나하나 충분히 즐기기에 좋았다. 사람이 많은 주말에 가서 원하는 포토스팟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적정 인원으로 입장을 시켜 관람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대림미술관,디뮤지엄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구슬모아 당구장은 프로젝트 스페이스로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젊은 국내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선보인다. 구슬모아 당구장은 개관한지 오래되었고 예술을 좋아하는 젊은 이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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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러 미술관에서도 새로운 시도와 소통의 전시를 많이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 이들이 대림미술관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 시대에의 소통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대중들이 원하는 것과 보여줘야 하는 것의 적절한 밸런스.


컨텐츠는 새롭되 그 것을 전파하는 방식은 트렌디하고 대중적이다. 


공간 안에 컨텐츠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보러오게(소비하게)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성공한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그 곳에서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면 기대를 하게 하는 것도.


물론 전시의 퀄리티나 주제는 개인이 취향 또는 개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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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간 안에는 _ 그것이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_ 늘 새로운 컨텐츠가 필요하고 그것이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공간 안에 어떤 컨텐츠를 녹여내어야 하고, 그것을 즐기는 대중들이 맘껏즐기고 만족하게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하고 그것을 즐기는 나는, 가끔씩 자극을 받게하고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곳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보기로 했고 그 첫번째 이야기는 대림미술관이 되었다.


'왜 그렇게 할까?' '그래서 결과는 어떠한가?' '앞으로가 기대되나?'등의 스스로의 관점에서 적어내려간 글이 좀 어수선하여 부끄럽지만 그 첫번째 공간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그것이 전부인가에 대한 답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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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각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는게 참 익숙치가 않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려하는 이유는 무얼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공간탐구생활에 대한 나만의 일기.그리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 그렇게 한참만의 두번째 브런치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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