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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드 Jul 21. 2023

생애 처음 원고료를 받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다.

2016년 5월 26일에 첫 글을 올렸으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7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자주 글을 올리는 편은 아니지만 7년 동안 138개의 글이 올려졌습니다. 항상 글을 쓸 때마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고 수락 메일을 마음조리며 기다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러다 수락메일을 받고 실제로 작가가 된 것처럼 이리저리 자랑하고 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면 한 친구는 어이 이자까야라고 부릅니다. 이씨성에다가 작가라는 말을 그렇게 표현하며 놀리는 것이겠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부끄러웠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도 뭔가 꿈을 꿀 수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든 시작한 제 자신에게 참 훌륭했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7년이 흐르는 동안 가끔 지난 글들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부끄러운 글들도 있고 내가 썼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잘 쓴 글들도 있습니다. 지워버리고 싶은 글도 있었지만 그것도 내속에서 자란 새끼다 싶어 쉬이 버리진 못했습니다. 처음 글을 올릴 때는 출판프로젝트에 매번 응모하기도 했었습니다. 잘 쓴다고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요행처럼 바라는 맘이 많았습니다. 예상처럼 매번 응모에 낙방하고 말았지만 언젠가는 다시 해볼 작정이기도 합니다. 


현재 제 브런치스토리에는 4개의 카테고리에 약간은 주제가 다른 형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든 브런치북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성당기행입니다. 오늘로 32개의 글이 써졌네요. 


그런데 그 놀라운 일이 일어난 건 작년 11월경입니다. 가톨릭 **교구에서 한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브런치에 등록된 메일을 통해 제안서를 보낸 것인데요 소정의 원고료와 함께 매주 한편씩 6개월간 글을 써줄 수 있느냐는 제안서입니다. 너무 놀라 가슴이 두근거려 왔습니다. 현실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일이 제게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아마도 가톨릭교구의 홍보실 직원이 제 브런치스토리를 보고 제안을 주신 것 같았습니다. 흔쾌히 - 정말 흔쾌히 감사한 마음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수락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몇 주후 글의 형식과 분량 그리고 원고료 등을 적은 정식 원고청탁서를 받았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총 24회에 걸쳐 게재하고 그 원고의 매주 마감날짜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로부터 5주 정도 글이 나간 후에는 첫 원고료와 함께 12월까지 1년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자는 제안이 왔습니다. 원고료의 액수는 사실 별반 기대하지 않았지만(소정의 원고료라고 해서) 막상 받고 보니 사진이 포함된 A4 한 장 분량에 비해 너무 큰 액수라 많이 놀랐습니다. 주당 15만 원이니 한 달이면 60만 원이 매달 통장에 들어옵니다. 글을 써서 이 만큼 수익이 생긴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7개월 정도가 흐른 지금 이 또한 글 쓰는 일만큼이나 너무나 즐거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처음 인쇄된 글입니다.


저는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잘 쓰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꾸준하게 주기적으로는 쓰지 않지만 연평균 20편 정도 되니 생각날 때마다 쓴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제 글을 검색하여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혼자 즐기면서 쓰는 글이건 누군가에게 필요한 글이건 꾸준하게 쓰고 보여주는 일들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매주 목요일의 마감 날짜를 맞추기 위해 매일매일 원고를 적고 다듬고 교정하고 퇴고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1년간 49번 해야 하고 현재 32번을 완성했습니다. 글이 잘 안 써질 땐 마감시간을 맞출 수 있을까 답답하기도 합니다만 이 작업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흔하고 진부한 말이지만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이 정도로 작가가 되었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글을 쓰고 있고 그 글에 대해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고 사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기쁨이 됩니다. 그 기회를 준 것이 바로 브런치스토리였습니다. 브런치스토리가 제 작가의 꿈을 이루어 준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생활성서사의 월간생활성서에 글을 써달라는 또 다른 제안서와 청탁서를 받았습니다. 8월 발행하는 월간 생활성서의 특별코너의 한 꼭지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몇 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일어난 이 일은 역시 브런치스토리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을 올린 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브런치스토리에서 다음과 같이 알림이 옵니다.

 "[글 발행 안내]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이 알람이 오면 전 대체로 글을 몇 편씩 올리게 됩니다. 브런치스토리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정말 훌륭한 플랫폼입니다. 설사 내가 쓴 글이 벌거벗은 것처럼 부끄럽게 느껴 지기도 하지만 쓰고 보여지게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는 정말 많은 출간물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출간물들에는 그들이 필요로하는 글들을 찾아 오늘도 브런치스토리를 기웃거리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언젠가는 당신의 글을 선택하는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겁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는 브런치스토리 작가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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