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허무
장사 마지막 날, 엄마는 허무하다고 했다. 지난 60년을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허무와 또 허무를 이야기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간의 빚들을 위해 두 손에 꽉 쥐었던 아파트를 팔아야하고, 그럼에도 빚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는 장사에 타협하지 않았다. 과감히 손해를 결정했고 맛과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난 엄마가 바보같다는 생각을 수 없이 했지만, 마지막 날까지 엄마가 자초한 일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 말이 증폭시킬 허무의 무게를 감히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대신에 난 ‘엄마, 엄마의 신념과 고집은 나에게, 태원이에게 연결되어 있어. 바보같지 않았어. 엄마의 인생은 엄마한테서 끊기지 않고 나와 태원이에게 있어. 허무하다고 하지마.’ 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이 어떤 위로가 될까.
엄마의 삶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간 엄마의 무게를 나누어본다. 그리고 내 삶에 어떠한 증명의 무게를 하나 더 진다. 바보와 허무의 끝에 충만함이 있길. 마음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