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마음이 뜬 곳에서 버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퇴사를 결심했다고 오늘 당장 퇴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 또한 퇴사를 결심한 것은 3년 전이고, 실제로 퇴사를 하기 위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것이 2년이다. 그만큼 대기업을, 회사를 버리는 것은,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다.
제일 힘든 것은 이미 내 소속에 대한 애정이 없는 상태에서 소속감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뜬 상태에서 두 발을 그 곳에 디디고 있어야 할 때 느끼는 숨막힘.
그러나 때로는 이것을 견뎌야 할 때가 있다. 타이밍을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야할까.
우리는 보통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행동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지레짐작하지 말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아직은 내가 내걸 수 있는 타이틀이 이 회사의 이름뿐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내 이력에 도움이 될거야.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잘 살아낼 수 있어. 난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것이 아니야.'
‘퇴사를 하고 싶지만 섣불리 퇴사를 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야. 아직 타이밍이 아닌가보지. 난 퇴사를 할 예정이고 오늘이 아닐 뿐인거야. 결론은 같아.’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너무 지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이 들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럴때마다 난 위에 적어놓은 말들을 속으로 되뇌이며 내 마음을 다잡았다.
너무 힘들어서 웃음이 나오지 않은 날에도 억지로 웃었다. 그러다보면 또 힘이 나더라.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매커니즘은 실제로 옳았다.
나의 이 방법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사직서를 마음속에 품고 다니는 우리네들이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그저 그런 정신승리로 비춰질 수도 있고, 되게 찌질한 방법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퇴사를 하려는 우리네의 의지를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큰 발판이 되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퇴사, 나는 퇴사를 하는 그 행위를 실행하는 게 참 어려웠다. 또한 퇴사 후 무엇을 할 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퇴사 의지를 장기적으로 조용하지만 강하게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