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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든 것의 경계선 Jun 12. 2018

#3. 퇴사할 타이밍 기다리는 법

이미 마음이 뜬 곳에서 버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퇴사를 결심했다고 오늘 당장 퇴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 또한 퇴사를 결심한 것은 3년 전이고, 실제로 퇴사를 하기 위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것이 2년이다. 그만큼 대기업을, 회사를 버리는 것은,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다.


제일 힘든 것은 이미 내 소속에 대한 애정이 없는 상태에서 소속감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뜬 상태에서 두 발을 그 곳에 디디고 있어야 할 때 느끼는 숨막힘.

그러나 때로는 이것을 견뎌야 할 때가 있다. 타이밍을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야할까.


나는 내 모든 행동, 모든 생각에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는 보통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행동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지레짐작하지 말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없을 때에는, 상대방의 모.든.것.에. 의미를 부여하자.


나는 내가 아직 회사를 그만두지 않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아직은 내가 내걸 수 있는 타이틀이 이 회사의 이름뿐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내 이력에 도움이 될거야.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잘 살아낼 수 있어. 난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것이 아니야.'


‘퇴사를 하고 싶지만 섣불리 퇴사를 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야. 아직 타이밍이 아닌가보지. 난 퇴사를 할 예정이고 오늘이 아닐 뿐인거야. 결론은 같아.’


난 퇴사 할거잖아? 지금 당장이 아닐뿐.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너무 지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이 들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럴때마다 난 위에 적어놓은 말들을 속으로 되뇌이며 내 마음을 다잡았다.


너무 힘들어서 웃음이 나오지 않은 날에도 억지로 웃었다. 그러다보면 또 힘이 나더라.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매커니즘은 실제로 옳았다.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당장은 그 여건이 되지 않을 때에는 뻔뻔하게 자기 합리화를 했다.


나의 이 방법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사직서를 마음속에 품고 다니는 우리네들이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그저 그런 정신승리로 비춰질 수도 있고,  되게 찌질한 방법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퇴사를 하려는 우리네의 의지를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큰 발판이 되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길게보자.


퇴사, 나는 퇴사를 하는 그 행위를 실행하는 게 참 어려웠다. 또한 퇴사 후 무엇을 할 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퇴사 의지를 장기적으로 조용하지만 강하게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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