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퇴사쨜을 올려보며
한 직장에서 7년쯤 일하다가 떠나려 보니 여러 감정이 들고 할 말도 많았다. 그래서 브런치에도 글을 진즉 남겨보려 몇 번 글을 적어보다가 올리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소회라면 퇴사 이후에 만난 이들과 충분히 풀었다고 느껴서, 이직을 고민하는 상황인 직장인 관점에서 도움이 되었던 일과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아래 내용은 체계적으로 기준을 삼은 것은 아니고 그저 이직 과정에서 고려했던 사항들이니 대략 중고 PM은 이런 고민을 했구나라고 참고삼으면 될듯 하다.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 이직 후보군 고르기
둘, 이직으로 내가 얻게 될 장점과 단점 알기
셋, 롤 모델 탐색하고 커리어 상상해보기
가장 먼저 고민한 부분이다. 어디를 가야할까. 좀 뻔한 이야기지만 나는 일단 내가 일정 부분 안다고 느끼는 곳들을 우선 고려했다. 예를 들어 내가 만족하며 사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거나, 이미 내가 속한 업계의 알려진 곳이거나, 협업이나 동료를 통해서 경험해본 기업이거나, 이미 지인이 근무하고 있는 곳인 곳들이다. 물론 내가 관심이 있는 기업의 인사팀에서 직접 연락이 온 곳들도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직무인 경우는 드물었다.
오히려 나는 이직을 준비하면서 면접관을 포함해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 이직할 곳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반대로 안정성이 많이 떨어지는 시리즈 A,B 단계의 스타트업들이나 갑작스럽게 대기업에서 진행한다고 하는 프로젝트성 포지션들을 제외했다. 더군다나 한 직장에서 7년간 근무하면서 이직 실패로 낭인이 된 사람들을 많이 보아온 터라 섣부르게 선택하기보단 이직할 곳을 알고 분명하게 내 이직 사유를 세우고 행동하고자 했다.
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연봉과 처우가 명확히 뚜렷하게 이점인 곳인가, 내 커리어상 이직할 곳의 포지션이 다음 커리어를 잇기에 장점이 있는가 혹은 커리어가 제한되는 곳인가, 기존 근무 환경과 대비해서 장단점이 무엇인가(출퇴근 거리, 근무 방식, 이직할 조직의 상황 등) 등.
길게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이 기준은 추후에 합격한 이후에 각각 장단점이 다른 기업을 비교하고 결정할 때에도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또한, 만일 위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이직 이후에 다니는 직장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다시 이직을 고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내가 이직할 곳을 선택할 때 명분을 명확히 알게 됨으로써 이후에 그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중요한 동기부여의 요인이 될 것이다.
가장 쉽게는 링크드인을 통해 이미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서 속하는 사람들의 경력 참고해볼 수 있다. 이 경우 5년에서 10년정도 충분히 여러 곳에서 경력을 쌓았거나, 해당 기업 이외에도 이직 경험이 몇 차례 있는 사람들이 어느 곳에서 근무했고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를 보며 나와 비교해볼 수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경력을 참고하는 방식은 특히 내 앞으로의 커리어를 고민할 때 좋은 참고 사례가 된다. 왜냐하면 한 직장에서 근무해보면 내 주위에 상위자나 경력자들 위주로 보게되기 때문에 본보기로 삼을 대상이 제한되기 쉬워지기 쉽다. 이에 반해 현 직장 이외의 커리어를 쌓은 사람들을 보게 됨으로써 커리어를 좀 더 넓혀야 하는 중요한 경력 5년-7년차 시점에서는 보다 넓은 표본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몇 가지 했던 도움이 되는 것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그들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나와 맞는 문화를 고르는 것은 실제 근무할 상황이 되었을 때 크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내 경우 나는 현 직장의 기업 문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터라 현 직장과 유사성을 고려했다.
위와 같이 내 이직 과정을 이야기로 적어보며 다음의 생각이 든다.
사회 생활과 경력을 만드는 일에 대해 어떤 이들은 목표나 지향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나는 내 생각과 내 선택을 어떤 식으로 스토리텔링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주변은 물론이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으며, 내 지향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내 경력을 설계하는 직장인이라면 (특히 기획자라면) 내 의도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고민해볼 일이다.
이만 퇴사쨜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