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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Dec 27. 2023

좋은 글들을 읽다가 문득

23년 겨울, 채용 시장에서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걷히고 나니 나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에 대해 깨닫게 된다. 어쭙잖게 주워듣고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던 용어들, 모호한 상황에서 흔히 사용하는 실체가 없는 않은 단어들. 이런 것들이 얼마나 덧없는 것들인지를 느낀다.


(이게 힘든 것이지만) 다만 자꾸만 나의 존재를 다른 이들과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 다양한 관점과 존재들이 있다고 믿는다. 다 그들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어떤 이들은 이전의 나처럼 자신의 존재를 더 큰 존재의 이름으로 대신하고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내가 잠시 잊고 있던 삶의 방식을 실제로 그려 나가는 이들 또한 있다. 그들 하나하나 또한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인 것이니 그것에 대해 더 말하거나, 생각하며 내 존재를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에 즐거워하고 어떤 생각과 말을 하는 존재인가에 대한 것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누군가, 이런 나의 값어치와 쓰임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이가 있다면 그와는 조금 힘을 빼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나를 파는 일을 하기 전에, 적어도 나 스스로를 속이며 맹신하는 태도는 갖지 말자. 그가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다 보이는 속살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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