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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자녀 디자이너 Jan 02. 2025

세상이 둘로 쪼개졌다.

욕망이라는 그림자

'윤석열이 이런 줄 몰랐냐? 알고도 찍었잖아!'


 내가 얼마 전 술자리에서 친한 친구들한테도 했던 소리다. 아래 방송에서 나오는 얘기처럼 종이팩도 아니고 속이 다 들여다 보이는 유리병에 상한 것이 다 보였는데도 우린 마셨다. 그리고 단단히 탈이 났다.

그런데 그런 질책을 듣는 대다수 속칭 2찍 친구들은 상한 우유인걸 어떻게 알았겠냐고 한다. 왜 내 눈엔 그렇게 잘 보였는데? 손바닥에 임금왕자를 새겨놓고 쩍쩍 들이밀던 비 정상적인 인물의 낌새를 못 느꼈다고? 매불쇼에선 우선 언론 탓을 했다. 물론 이 언론도 문제다. 윤석열을 대통령을 만들어 놓고 계엄엔 허둥지둥 거품 물고 까내리더니 또 슬슬 눈치 보며 야당 대권주자를 견제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안 속은 언론에 왜 너희들만 속았던 걸까? 과연 정말 언론 때문에 그런 걸까? 그럼 태극기 들고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를 외치는 노인네들은 지금도 언론(혹은 극우 유튜브)에 속고 있는 걸까?

나는 꼭 그런 건 아니라고 본다. 이들은 많고 많은 기사와 영상 중에 자기가 듣고 싶은 내용만 걸러 듣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는 유전적으로 타고난다는 속설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결국 자신의 입장과 상황에 따라 인간은 선택적 판단을 하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교육 비슷한 사회적 위치에서 같은 도시 같은 물과 음식을 먹는 동포 동지 동기이기도 한 친구들이 이렇게도 너무도 다른 색안경을 쓰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현실이다. 점점 사회가 둘로 쪼개지는 것만 같아 슬프다.

박근혜가 폐위되고 문재인이 정권을 잡고 국회까지 과반수 이상을 쥐어줬으니 그동안 그렇게 목메어 부르짖던 공정과 상식의 세상을 만들어 기득권을 견제하고 남북이 화해를 하여 평화와 번영이 올 줄만 알았건만.. 집값이 미친 듯이 오르더니 1짝 2찍 모두 경악할 만큼 양극화가 커지고 스스로 의도치 않게 부동산 폭등으로 막대한 부를 얻은 친구들은 세금 폭탄의 스트레스와 사회적 비판의 화살에 짜증을 내더니 5년 뒤 모두 윤석열 2찍을 해버렸다. 물론 그 윤석열도 문재인 정권에서 발탁한 인물이었다.

세금에 짜증이 나고 집이 여러 채였던 친구 중 일부는 문정부에서 불로소득이라며 죄악시했던 (본인은 절대 불로소득이라 생각 않는다. 시세흐름의 판단과 순발력 있는 대출능력이 왜 '불로'인가?) 억대의 시세차익을 얻었음에도 민주당에 이를 갈았다. 더 이익을 못 얻어서 일 수도 있고 남은 부동산이 제자리로 떨어질까 봐 하는 불안(혹은 욕망) 때문일 수도 있다. 인간의 생존 본능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절대 언론에 속은 것도 김건희에게 홀린 것도 아니었다.  

집 값 올린 게 문재인 정권의 바람은 당연히 아니었다. 그리고 화폐전쟁 같은 책을 보면 그 인플레이션 음모는 어느 일개 정권 정책에 좌지 우지 되지 않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수한 것은 현상에 대한 책임과 문책을 모두 국민에게 세금이라는 회초리로 별로 모질지도 못한 어설픈 단속으로 해결되리라 믿었던 그 안일함과 무능력함이었다.

무능력이 괴물을 키워 스스로 잡아먹힐 뻔하였다. 세상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무능이다. 아래 썸네일처럼 윤석열만 도려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능력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https://youtu.be/H-f0-RmF-Gk?si=7dDQnM2_wzx2Yaj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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