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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샌달 Jun 26. 2024

모카신

함부로 남을 판단하는 것에 대한 생각

Never judge another man until you have walked a mile in his moccasins.

Do not judge your neighbor until you walk two moons in his moccasins.

-Native American Proverb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 사건들을 바라볼 때 자신이 아는 만큼,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한다. 

그리고 이건 매우 당연한 일이다. 

각자의 지문(指紋)이 다르듯,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자신만의 생각이나 관념이 자리 잡고 있을 테니까.


상대방은 내가 아니라는 것도, 내 생각을 강요하면 안 된다는 것도, 그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것도 모두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지.


현실에서는 자신의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정의 내린다. 

말로는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 같지만, 미묘하게 달라지는 말투나 행동에서 그 사람을 어떤 부류로 구분 지었는지 묻어 나온다.


첫인상과는 또 다른 문제.

처음 만났거나 아직 알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첫인상을 보고 '이런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건 의도하지 않은, 그대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사고 체계인 셈이니까.


그 사람을 좀 알게 된 '것 같다'라고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시기가 가장 위험하다.

"내가 그 사람을 꽤 오래 알고 지냈는데", "내가 너를 좀 지켜봤는데"로 시작하는 말로 조심스러운 '척' 다른 이를 [이런 유형의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자신과 맞는지 재단하며 등급을 매긴다. 

그 사람의 속을 전부 들여다볼 수도, 어떤 생각과 마음인지도 절대 알 수 없는데 참 쉽게 남을 판단한다.


함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일수록 조심스러운 척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여겨지는 건 그저 나만의 생각일까?


"그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나와 다름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훨씬 편해질 텐데.

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냐고 싸우고, 너는 왜 그러냐고 싸우고, 저 사람은 나랑 안 맞다고 단언하는 등의 일들이 줄어들 텐데.


그러나 마음이 마음대로 되진 않지.

그렇다고 자신과 맞지 않는데 억지로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거나 무조건 참고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글자 그대로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만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이 유독 많은 우리나라. 

전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치안 좋은 한국은 어딜 가나 존재하는 수많은 지켜보는 눈, '인간 CCTV'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사회적 지위와 예의범절이 더해져 매사에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에너지를 과소비하게 되고,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같다.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기 전에, 

나부터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자신도 알게 모르게 다른 이들을 구분 짓기하고 있어서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것일 테니까.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로 애써 힘을 내고,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며, 자신의 마음이나 기분을 돌볼 시간과 힘이 없는 많은 사람을 응원하며...


무엇보다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기에 힘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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