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크고 있어

배고픈 하루였지만 또 그렇게 이겨내는 거지

by 멍군이

밤새 고민하다 간신히 4시 전에 잠이 든 것 같다.


띠리 리리~~


‘으음? 알람인가??’ 했더니 새벽같이 출근한 남편 목소리…


“야!! 대피하래. 정신 차려!! 필요한 것 충전부터 해.”


고민거리도 많아 피곤하구먼 뭔 소리래… 하고 검색을 하다 보니 서울에 뿌려진 문자…


‘근데 뭐야? 우린 서울 바로 옆인데 왜 알람 없어?? 아니야!! 내 고민은 저게 아니야!!‘ 라며 이미 정신이 번쩍 든 몸뚱이를 끌고 컴퓨터 앞에 앉아 내 고민을 이어갔다.


8시부터 미친 듯이 울려대는 아들 넘 알람과 이래저래 한껏 예민해진 나는… 나도 모르게 버럭을 외쳐주고 30분에 일어나 38분에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사랑해~ 잘 다녀와~ ”를 외쳤다.


그렇게 아침, 점심… 어쩌다 보니 덩달아 남편도 아침, 점심을 같이 굶고 지금 고민은 전쟁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 한마디에 정신을 차리고 저녁을 준비했다.


실컷 게임을 하던 아들이 잠시 나와서


“나 오늘 너무 어이없었어. “


“왜?”


“오늘은 그나마 맛난 것 나오는 수요일이라 기대하며 기다리다 엎드려 잠시 잤는데 오래간만에 참 개운하게 잤다~ 싶어 눈 떠보니 교실은 컴컴하고 아이들은 없었어.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났더라고…“


“뭐??!! 옆에 친구들도 없었어??”


“내가 진짜 푹 잠들었나 봐. 아무도 없었어.”


아침을 거부하고 그 시간에 대신 잠을 더 잔다길래 뭐 그럴 수 있지… 생각했는데 점심도 굶고!! 요즘 엄마가 넋이 나가 간식도 못 챙겨주는데 오늘따라 온 가족이 모두 굶고 있었던 상황에 화딱지 나면서도 속상했다. 그리고 부모 입장이다 보니 혹시 내 아이가 외톨이인가 걱정도 되고 매번 내 자식은 뒷 전인 상황이 미안하고 속상했다.


급히 냉동실을 뒤져 제육볶음을 해주고 야식으로 시카고피자를 덥혀 갈릭소스와 탄산까지 곁들어주니 훌륭하다고 환호성을 지른다. 괜스레 뿌듯해져 문 닫고선 잠시 귀 기울여보니 친구와 신나게 게임하며 노래까지 부르는 소리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진정시켜 본다.


‘괜찮아… 잘 크고 있어. 점심시간에 푹 잔 것도 좋은

경험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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