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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드나무 May 05. 2021

청춘

과학자. 꿈이 미래의 직업을 뜻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무렵, 네 살 나이의 내가 입 밖으로 꺼낸 첫 목표였다. 아마 옆에 친구가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해서 따라 말했던 것 같다. 그 이후 꿈은 학창 시절 모두가 대학 진학만을 바라보고 경주하면서 잠시 잊혔었는데, 취업을 앞두고 다시 내게 찾아왔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단지 먹고사는 직업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었다.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동경은 젊은 날의 패기이자 청춘을 달리는 열정의 원동력이었다. 세상에 대한 반항심과, 돈이 없어도 몸뚱어리 하나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이것저것, 여기저기 뛰어들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깨졌다. 그리고 지쳤었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나뉘었다. 더 이상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 알려주었을 때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현실을, 이리저리 부딪히고 깨지며 철저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 나의 청춘은 저물었음을 느끼던 찰나, 사실은 내가 원하는 현재와 미래의 나의 모습만큼 노력해보지 않았음을 알았다. 아니 사실은 노력했다. 쓰러졌었고, 다시 일어났을 뿐이다.

 열심히,  힘차게. 그렇게 미래를 그릴  있다면 인생의 청춘은 언제든 찾아온다. 그렇기에 청춘은 그윽하다. 청춘은 나이와 함께 시드는 생기가 아니라 의지와 함께 저무는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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