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rtonCottage Mar 31. 2016

초보 반려인들

오늘부터 우리 1일!

'집은?'

'밥은?'

'장난감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에 새 식구와 함께 집으로 향한 긴 여정이 더욱 피곤했지만 쉴 수가 없다.

녀석을 위해 준비된 게 없어도 너무 없기 때문.


일단 테스코로 가자. 거기엔 웬만한 건 다 있으니까.

집 근처 대형 테스코매장

급한 대로 강아지 목욕 샴푸, Puppy라고 쓰인 사료로 추정되는 것, 배변패드,Flea Treatment(벼룩 퇴치제) 그리고 소소한 장난감까지.


목욕을 마친 새 식구는 그나마 좀 볼만해졌다.

제일 무시무시한 존재, 벼룩을 없애기 위해 재빨리 벼룩 퇴치제를 뿌리고 사료로 추정되는 뼈다귀 모양의 먹을 것을 물에 살짝 불려서 줬는데 먹질 않는다.


아직 덩치가 작으니 개집은 상자로 대체하고 쓸모를 모르고 돌아다니던 담요와 티셔츠 따위를 깔아주니 집이라고 알려주기도 전에 거리낌 없이 들어가 몸을 뻗는다.

낯선 집에서 낑낑 거리지도 않는 당돌한 녀석 같으니.

초라한 상자 안에서 잠든 녀석



미리 준비할 것들

크레이트 - 안정할 수 있도록 알맞는 크기
침구류 - 빨기 편한 담요,타월등으로 안락하게
그릇 - 씻기 편한 밥그릇, 물그릇 두가지
장난감 - 부드럽고 삼키지 않을 만한 크기
목줄,리드줄 - 산책,외출시 꼭 필요
그루밍 용품 - 털을 빗기고 관리할 빗등의 용품들
츄 - 물고 뜯는 걸 좋아하는 새끼 강아지들을 위한 안전한 생가죽등

 


학교에서 동생이 돌아왔다.

'완전 이쁘지?'

M- ...

(예상한 반응은 아니네)

 

J- 엇! 토해!


편안해 보이던 녀석이 갑자기 토를 했다.

모두 깜짝 놀랐다.

그 빵빵했던 배에서 나온 것은 자잘한 돌맹이들, 흙더미, 알 수도 없는 각종 먹지 못할 것들이었다.

잘 먹고 건강해서 배가 똥그랬던 게 아니었다.

살던 집에 먹을 게 없었는지, 워낙에 식탐이 많아서 이것저것 주워먹어서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거나 녀석이 안쓰러웠다.

Veterinary- 동물병원


Vet- 예방접종은? 기생충약은?

'테스코에서 산 벼룩 퇴치제를 뿌렸어'

Vet - 안돼, 그러다 죽을 수 있어.

'...'

Vet - 약은 병원에서 애를 체크하고 처방해 주는 걸 써

'알겠어'

아찔,철렁. 무지함으로 인해...


내가 녀석을 죽일 뻔했다. 


기생충 약이나 벼룩 퇴치제등은 동물병원에서 아이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몸무게를 잰 후 의사에게 처방받아서 사용해야 한다.


의사는 귀도 들어보고 이도 살펴보고 배도 눌러보더니 건강하다고 확인해 주고 주사를 놓았다.

'엥-' 하며 요 작은놈이 용감하게도 주사를 잘 맞는다.

기특하다.


M-악!토해!


병원에서 주사를 잘 맞고 집으로 돌아온 녀석이 또 토를 했다. 모두 경악했다.

 '으~~악!!!'

녀석 몸에서 나온건 꿈틀거리는 무엇들.

병원에 전화를 했다. 약에 반응하는 거라 괜찮단다.

그렇게 세번이나 꿈틀이들을 토하고서야 녀석과 우리 모두는 겨우 평온해 질 수 있었다.

 

등에 뿌려 준 벼룩 약 때문에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조마조마 하며 지켜 봤지만 아무 탈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얼마나 다행인지...


낙천적으로 자고 있는 녀석



엉망진창이었던 우리 같이 살게 된 1일.

 

 

 




매거진의 이전글 너와의 첫 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