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by hyun

내 이름은, 아마 어디에서 대충 본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흔한 이름이라고 한다.

이 통계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실제로 살면서 수많은 동명이인들을 만나 왔기 때문에, 두 번째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나이대 사람들 가운데서는 열손가락 안에 드는 흔한이름이 아닐까 싶다.


흔한 이름 탓인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리 존재감이 큰 사람은 아니었다. 낯을 많이 가렸고, 키가 작고 체구가 작았으며, 남들은 살면서 한번쯤은 해봤을 반장, 부반장조차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관심받는 것은 좋아했지만, 주목받는 것은 싫어했기에 오죽하면 남들앞에서 창피당하고 싶지 않아 숙제도, 공부도 꼬박꼬박 열심히 했더랬다.

그러니까 나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정과 후천적으로 부여받은 흔하디 흔한 이름으로 인하여, 한번만 만나도 뇌리에 남는 그런 '특별한' 사람은 절대 될 수 없다고 스스로 선을 그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예쁘고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아무것도 안해도 자기소개만으로도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모두가 이름만 들으면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하다못해 포털 아이디나 별명을 만들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 모든 것이 부러웠다.


지금도 그 부러움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하나 달라진 것은, 스스로의 이름마저 탐탁치 않아하던, 자존감 낮은 나로부터 조금은 벗어났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이 공간에서 사용하고 있는 "작가명"이라는 낯간지러운 필명에 내 이름을 사용해도 수많은 동명이인들 사이에 숨을 수 있는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after all, 내 이름 또한 나의 일부이니,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이 흔해빠진 이름에도 애정을 주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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