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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혜인 Sep 24. 2016

한숨을 내뱉다.

*포토에세이

한숨을 쉬는 것을 매번 자각하면서 쉬는 사람이 있을까?    

한숨에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다.  

힘겨움, 복잡함, 쓸쓸함 , 뭔지 모를 비애 이런 안 좋은 감정뿐만 아니라 안심, 안도감 그냥 습관처럼 , 의식하지 않은 채로 내 속 안에서 나올 때가 많다

나는 보통 안 좋은 감정이 뒤섞인 한숨을 내뱉곤 한다.

달리기를 하다가 힘이 들어 헉헉 거리는 숨이 아니라 오늘 하루 동안, 아니 요 근간 나를 옮매였던 것에서   

뛰어다니느냐고 힘들었던 내가 단말마로 내뱉는 숨이다.     



나는 의식을 하지 않고 한숨을 정말 많이 내뱉는 편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한숨을 내뱉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초등학교 때 한숨을 쉬다 선생님께 혼이 난 기억이 있다.  

"너는 무슨 어린애가 그렇게 한숨을 쉬니? 이제부터 한숨 한 번만 더 내뱉으면 혼날 줄 알아?"   

 

아마 내가 그전에부터 한숨을 꽤나 쉬었던 모양이다.   

선생님의 시선에선 아마 웃겼을지도 모른다. 조그마한 게 뭐 저렇게 세상 모든 고민을 짊어진 것처럼 머리 아픈 표정으로 한숨을 내뱉고 있을까?  

또는 저런 안 좋은 습관을 어린아이가 하고 있으니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무엇 때문에 그 어린 내가 한숨을 푹푹 내뱉었을까? 뭐가 그렇게 머리가 아팠을까? 어린 나는..   

얼마 전에도 나는 한숨을 내뱉다 주변 사람에게  한소리를 들었다.

"한숨 좀 그만 쉬어! 보는 내가 더 힘들다! 복 다 달아나겠어"

힘든걸 말로 잘 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내속 안에서 나도 모르게 한숨으로라도 나오는 모양이다.


엊그제 집에 오는 길  나는 머릿속에 또 잡다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다 휴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의식했다.   

지금 내가 힘들구나.  

그리고 그것을 의식하는 동시에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도 들었다. 한숨과 함께. 가벼워지는 느낌.



나는 힘든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한참 뛰다 숨이 차서 잠시 숨을 밖으로 내뱉고 또 다시 의미 없는 고민과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이 술래잡기는 내가 시작하고 내가 멈추는 것인데 나는 멈추지 않고 한숨을 쉬고 다시, 또 다시 머릿속의 고민 덩어리를 찾아내고 잡고, 다시 내가 숨는 것을 계속한다.   

이 안 좋은 습관을 언제쯤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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