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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혜인 Feb 24. 2017

인연정리

'뭐지? 이 느낌이 아닌데'    

길을 걷다 창가 안 반짝반짝한 조명 아래 멋스럽게 디스플레이되어있던 옷을 보았다.   

고민도 않고 멀리서 보았던 그 '예쁨'에 사로잡혀 냅다 옷을 계산해버리고 집에 가서 들뜬 마음으로 기대감에 차 입어보았지만 멋스럽게만 보였던 옷은 어쩐지 후줄근, 내가 아까 보았던 그 옷이었나 싶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아 실망스럽기만 하고 아 이건 내 옷이 아니구나 싶어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둔다.  

내 옷이 아닌 것이다 이 옷은.  


    

분명 멀리서 스쳐지나 보았을 때, 조명 때문이었던 건지 아니면 옷이 걸쳐져 있던 마네킹의 완벽한 비율 덕분이 던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 옷은 내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분명 나는 이 옷에 매료되어 옷을 샀지만, 입어보고 나에게 어딘가 맞지 않아 환불을 했다.    

나는 이것을 옷으로 비유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정확히 이 사람을 알지 못하고 그저 어디가에서  이람에 대해 주워 들었거나, 그렇게 깊게 서로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겉모습만 보고, 또는 이 사람 주변 무언가에 끌려 다가갔는데 알고 보니   

'이런 사람이었나? '싶은 경우.  

또는 반대로 누군가가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다가왔는데 갑작스럽게 멀어지는 경우.     

나는 두 번째 경우가 참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때가 있었다.   

분명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로 가거나 더 이상 다가오지 않을 때   


장난치는 건가? 왜 내가 갑자기 싫어진 거지?  

하며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어떤 사람을 알아가는 도중 갑작스럽게 그 사람에게 이질감 같은 것을 느끼고 서서히 거리감을 두고 있는 나를발견했을때 비로소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언제든   

'아닐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그냥 인연이 아닐 수 있다.  

내가 모든 사람이 좋고 인연을 맺을 수 없듯이, 나 또한 모든 사람에게 인연이고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을 이해하는데 참 오래 걸렸다.    



옷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신과 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이질감이나 갑작스러운 거리감이 생겨 분명 '아니다'라는 표시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에 대한 서로의 감정 정리를 할 시간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옷이 맘에 안 들고, 내 것이 아닌 것을 알았을 때는 안 입고 잊어버리거나 , 환불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사람과의 인연은 절대 , 그렇게 쉽게 끊어서는 안 된다  

갑작스레 휙 돌아서 버리거나, 마치 헌 옷을 버리듯 그저 내팽개치기보다   

어찌 되었든 나와 인연을 맺을 뻔하였고, 서로에 대해 스치는 시간이 있었고 소중했던 시간이 있었으니

서서히 , 그리고 조용히 당신과 나는 인연이 아니었다 라는 것에 대해 정리를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 만약 다시 맞춰보고 입어보는 과정에서 내 것일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라면 상대방에게 너무 갑작스럽게 멀어짐을 고하지 말고 서서히 놓아줌이 필요하다.    


 

인연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인연의 끝도 소중하게 생각할 줄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인연의 끈을 맺고 끊고 하는 것이 인생일 텐데     

단순히 맺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맺는 것에만 집중해서 자신의 인연의 끈이 서로 엉켜버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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