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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Aug 08. 2019

꿈 이야기

팔월 그리고 입추

꿈을 꾸었다. 오랜만에 생생한.

기록의 때를 놓치면 금방 사라져 버려서, 메모장에 얼른 적어보려 했으나 가까스로 붙잡은 것들은 아래와 같다.

 -   아래   -

나는 어떤 아르바이트에 지원을 한 모양이었다. 면접은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진행되었고, 그 바로 아래층에서 여러 지원자들과 함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합격을 하게 된 과정은 기억에서 생략되었고, 세 군데 지역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도 우측 하단에 위치한 넓은 하늘색 부분을 가리켰고 그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거대한 규모의 기업 오프닝 행사 같았는데, 지도의 하늘색 부분은 모두 물로 채워진 공간이었기 때문에 수영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나는 실제로는 수영을 하지 못했지만 배영을 아주 능숙하게 하고 있었다. 나는 힘차게 두 발로 벽을 밀어 물 위로 길게 미끄러져갔다. 하늘은 낮인지 밤인지 기억나지 않았고, 출렁이는 물의 촉감 때문에 나는 평온함을 느꼈다. 그리고 시공간은 바뀌어 어느 예술가 골목 같은 길들이 이어져 있는 작은 마을에 나는 친척인 J자매들과 고모와 함께 있었다. 작은 J는 들판을 걷다 예쁘게 방긋 웃으며 뱃속에 생명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나는 진심으로 축하했고, 웃는 그녀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 뒤로 싱그러운 녹색의 들판과 꽃들이 날리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내 삶도 이렇게 흘러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어떤 사람의 집에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그 하루만큼은 꿈꾸던 모습으로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캔버스를 여러 개 구매했다. 집에 남아있는 물감을 모두 녹여서 5장의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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