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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Jun 26. 2020

그 새 이름은 뭘까?

그 작은 새 있잖아 예쁘게 울던


초록색 구름에서 울던 작은 새의 울음소리는 정말 아름답고 독특하고 간절했다.

입을 오므려 따라 해보려 했지만 완성되지 못한 휘파람 소리만 새어 나왔다.


토요일 오후, 속세를 떠난다는 속리산에 다녀왔다. 법주사까지만 둘러보고 돌아왔지만

엄마 집에서 20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그곳은 잠시나마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한 장 한 장 손으로 넘겨가며 시간을 잊은 채 책을 읽은 지 얼마나 됐을까?

음악을 들으면서 가슴 한쪽이 찌릿한 느낌을 받은 지 얼마나 됐을까?

마지막으로 풍경이나 사물을 찍으면서 집중했던 적이 언제일까?

아니면 연필을 쥐고 그림을 글씨를 편지를 생각을 끄적였던 때가 언제였을까?


일상은 참 지루하고, 또 전체적으로 허무하기도 하고, 살아있는 자체를 질리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순간순간 충만함, 편안함, 감사함과 같은 좋은 감정들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 모르겠고 그냥 아프지 않게 사라질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슬프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꿈도 없다.

그냥 하루를 아무 일 없이 조용히 마무리 한 다음

흰 보자기에 간식을 싸고 고양이를 품에 안고

초록색 구름으로, 초록 낮잠을 자러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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