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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민송 Mar 30. 2018

[마인딩노트7] 자기자비와 자기합리화를 가르는 핵심질문

나의 관대함이 자기합리화일까 걱정하는 당신에게

마인딩 노트3에서 이야기 한 '자기자비' 기억하는가?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도 나를 강하게 비난하기보단 나를 따뜻하게 돌보고 챙기는 '자기자비'는 건강한 자존감을 기르고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능력이다. 그런데 자기자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나에게 관대한 자기자비와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자기합리화는 대체 어떻게 다른 거냐고. 나의 실수나 부족한 점에 대해 괜찮다고 여긴다는 점에서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이런 의문을 품는 듯하다. 사실 충분히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과거 나 역시 어디까지가 자기자비이고 어디부터가 자기합리화 인지 고민 많이 했고.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 참 많이 물어보고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이제는 나름대로 자기자비와 자기합리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생겼다. 완벽한 정답은 아니더라도 괜히 자기합리화일까 고민하며 자기자비를 베푸는 걸 망설이진 않게 되었달까. 혹시 과거의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오늘은 그 구분법을 공유해보고 싶다 :) 


자기자비와 자기합리화를 구분하는 핵심 질문
: 나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는가


지금 나의 관대함이 자기자비인지 자기합리화인지 알쏭달쏭한 바로 그 순간, 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만약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그건 자기자비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건 자기 합리화다. 진정한 자기자비는 '안 괜찮음에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것'이지 '안 괜찮은 걸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말이 잘 안 와 닿는다면 실제 예를 들어보자. 


상황 예시) 내가 열심히 준비한 중요한 발표를 망쳤다면? 
A. 사실 그 발표 그렇게 중요한 거 아니었잖아. 애초에 네가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것도 아니고. 다음에 더 열심히 준비하면 잘할 수 있을 거야. 너무 마음 쓰며 속상해하지 마. 오늘만 지나면 모두 다 잊을 거야. 괜찮아, 잘할 수 있어.
B. 중요한 발표를 망쳐서 많이 속상하겠다. 네가 열심히 준비한 거 알아서 더 맘이 아프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번에 많이 긴장했나 봐.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준비한 발표를 마친 건 정말 잘했어. 속상하겠지만 다음번에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먹고 해보자. 괜찮아, 잘할 수 있어.


어떤가? 사실 둘 다 나름 따뜻한 말이고,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저 내용이 진실이라면 둘 다 충분히 좋은 위로이자 자기자비가 될 수 있고. 하지만 문제는 하나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 두 말하기는 '나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는가'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A의 경우, '중요한' 발표를 '중요하지 않은' 발표라 말하고 있는 데다, '열심히 준비한' 나에게 '애초에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말만 떼어놓고 보면 아무 문제없지만, '중요한' 발표를 '열심히' 준비한 나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는 위로인 것이다. 오히려 열심히 노력한 나 자신을 앞으로 더 노력하라며 간접적으로 다그치는 말에 가깝다. 게다가 만약 진심으로 '안 중요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거라면? 그건 진짜 자기 합리화이며, 나의 아픔을 외면하고 넘어가는 행동이다.


반면 B는 '중요한' 발표를 '열심히' 준비한 나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상황을 인지하기에 오히려 정말 잘하고 싶어서 긴장한 걸 알아차리고, 내가 많이 속상하겠다며 나의 마음에 공감해 준다. 게다가 그 상황 속에서도 내가 잘한 점을 찾아내 칭찬해준다. 안 괜찮음을 인정하고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그렇기에 B에서 말하는 '괜찮다'는 A에서 말하는 괜찮다와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며 정말로 힘이 된다. 그래, 이것이 바로 자기자비이다.


건강한 자존감을 기르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이런 자기자비는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자기 자비야 말로 자존감의 핵심 단계인 '자기 수용'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나의 부족한 면을 볼 때마다 너무 괴롭다면? 나의 부족한 면을 볼 때마다 사실 부족하지 않다고 외면한다면? 아마 건강한 자존감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간혹 자기 수용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존감이 높은 상태도 있는데, 이 경우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러니 오늘부터 나에게 좀 더 관대해져 보자. 사실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관대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정체할 것 같다는 두려움을 가진다. 하지만 나는 나와 오래오래 행복하고 즐겁게 잘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런 나에게 비난과 채찍이 답은 아니지 않을까? 오히려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기자비'가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 역시 오늘 하루도 내게 관대하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해야 겠다. 끙끙거리면서도 열심히 브런치 글 쓰느라, 오늘도 참 수고했다 나야 :)


필자는 현재 내 마음을 위한 실천을 돕는 온라인 마음 관리 프로그램 '마인딩'의 대표이자, 나와 내 마음을 위해 노력하는 한 명의 마인딩 크루로 살고 있습니다. 몸을 챙기기 위해 헬스장을 가듯 마음을 챙기는 것이 당연해지는 세상, 그렇게 마인딩을 만난 모든 사람들이 각자 나답게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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