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제주도의 발랄한 초등학교 선생님, Helena님
어느새 마인딩을 세상에 소개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사람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좋아할지, 마음 관리 서비스가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을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첫걸음마를 떼었는데, 그래도 어느새 제법 많은 분들이 마인딩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좋은 평가도 많이 해주셔서 요즘은 좀 더 든든한 마음으로 기쁘게 일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물음표는 남아 있다. 사람들은 왜 우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걸까? 실제로 마인딩을 이용한 크루들은 어떻게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을까? 프로그램이 끝날 때 설문지도 받고 종종 후기도 올라오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그래서 지난 겨울 우리는 마인딩을 이용한 크루님들을 실제로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마인딩 크루 인터뷰 프로젝트, 일명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사실 마인딩은 익명 서비스다 보니 실제로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실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흔쾌히 인터뷰를 수락해주셨다. 인터뷰를 한 지는 조금 지났지만 모종의 이유 (나의 게으름...)로 인해 이제야 소개하는 인터뷰들. 조금 늦었지만 그만큼 더 정성을 담아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로 소개할 분은 바로 Helena님! Helena님은 제주도에 사시는데, 마인딩 팀을 위해 무려 서울(!)까지 올라오셔서 귀한 시간을 내주셨다.
당산역 인근 카페, 양손 가득 캐리어를 끌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난 Helena님과 함께 수다라고 하기엔 조금 진지하고, 인터뷰라고 하기에는 훨씬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하 마인딩팀(M), Helena님(H)의 대화를 옮겨보았다.
M: 안녕하세요 Helena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H: 아시겠지만 제주도에 살고요(웃음) 제주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27살 여성입니다. 마인딩은 자존감 기본형, 행복형, 습관형 모두 이용해봤습니다.(cf. 자존감 기본형, 습관형, 행복형은 현 마인딩 프로그램 STEP.1, 2, 3의 구 버전입니다.)
M: 와아, 3단계 모두 다 해보셨네요 :) 처음에 마인딩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H: 저는 페이스북을 통해 마인딩을 알게 됐어요. 광고를 보고 사이트에 들어가 봤는데 마인딩의 스토리에 대해 많이 공감했고, 가격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아서 시작해보게 되었습니다.
M: 마인딩 시작할 때의 Helena님의 상황은 어땠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H: 제가 자존감이 높은 편은 아니에요. 어렸을 때 가정환경의 영향이 컸는데, 어머니가 아프셨고 아버지가 경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셔서 좋은 양육 환경은 아니었거든요. 저는 친척 집에 얹혀살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런 상황을 이겨내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고갈되는 느낌이 들어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순간에 마인딩을 접하게 되었어요.
Helena님은 굉장히 덤덤하게 지난 시간들에 대해 말씀해주셨지만, 그 시간들에 대해 고백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는 부정적 사건에 대해 분노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또 아예 잊어버리려 하기도 한다. 내게 힘들었던 시간들을 편안하게 말하게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 힘들었던 시간 속의 나를 외면하지 않고, 또 하나의 내 모습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Helena님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런 인정이야말로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M: Helena님이 처음 마인딩을 시작할 때 기대하셨던 부분이 있으셨나요?
H: 사실 자존감이라는 것 자체가 뭔가를 이루거나 한다기보다는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너그럽게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성과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존감이 아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변치 않는 것이 (건강한) 자존감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면에서 마인딩에 기대했던 것은 극적인 것은 아니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들을 꺼내면서 해방감을 느끼는 거였어요. 그리고 마인딩에 피드백이 있잖아요. 무언가 내가 쓴 것에 대해서 봐주고, 공감도 해 주고, 격려도 해주고... 누군가 지켜봐 준다는 점이 가장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혼자만 하려 했으면 안 했을 텐데, 피드백도 있고 매일 해야 할 미션도 있으니까 더 꾸준히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M: 그럼 실제로 마인딩 프로그램을 해봤을 때는 어떠셨어요? 앞으로도 계속하실 생각이 있나요?
H: 제게 가장 힘이 되었던 것은 감정일기였어요. 저는 감정일기를 쓰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장 힘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만 있다면 계속할 생각이 있습니다. 이미 몇 개월 간 하기도 했고... 만약 감정일기, 금주의 미션 등 데일리 미션만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도 저는 할 생각이 있어요. 다 경험을 했었고, 이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서 할 생각이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웃음) 마음에 대해서 해왔던 것들이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에요.
M: 마인딩이 자존감 향상에 효과가 있었나요?
H: 지금 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저에게 벅찬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았어요. 심적으로도 지치는데, 아이들을 감싸 안아야 하는 게 되게 버거웠어요.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썩 잘 하는 편은 아닌데, 계속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상황이 오니까... (자존감을) 올려놓으면 다시 떨어지고, 올려놓으면 다시 떨어지고. '차라리 내가 좀 더 안정적인 상황이었으면 더 많이 받아들이고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도 그 생각은 해요. 마인딩이 없었다면 자존감이 계속 떨어지기만 했을 텐데, 마인딩 덕에 떨어질 때마다 다시 올려놓으며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요.
마음이란 게 그렇다.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닌데 변화가 조금씩 천천히 이루어진다. 그래도 꾸준히 내 마음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어느새 그 안에서의 오르락 내리락이 보인다. 마음 컨디션이 떨어졌다가 내 노력으로 다시 올리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나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않을까. 그렇게 어떤 어려움이 다가와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마음 근육이 키워지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인딩은 마음의 헬스장을 지향한다. 몸을 계속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헬스장에 다니는 것처럼, 오래오래 함께 할 내 마음에도 헬스장이 필요하다는 것! 마음 근육을 탄탄하게 키워나갈 수 있게 좋은 헬스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해본다.
M: '나는 이래서 마인딩 한다'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H: 저는 마음을 잘 열지 않는 편이에요. 그 대상이 사람일 수도 있고, 프로그램일 수도 있는데, 저는 계속 의심을 하게 돼요. 사실은 저는 마인딩 자체의 효과에 대해 '이거 왜 하나, 이거 해서 뭐 하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지만 감정일기를 썼을 때 트레이너님이 정성스럽게 피드백해 주시는 부분 등에서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마음을 조금 더 열고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아요.
M: 오~ 그렇군요. Helena님이 트레이너님과 상호 신뢰 관계가 쌓인 계기가 있었나요?
H: 피드백 내용도 있었고, '진짜 이 분이 나를 챙겨주시는구나'라고 느꼈었던 게, 제가 감정 일기를 썼었는데 그다음 날이 피드백해주시는 날이 아니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트레이너님이 "정말 제 경험인데..." 하면서 피드백을 주셨던 적이 있었어요. 또 친구들은 제게 "그건 좀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던 것을, "섭섭하셨을 것 같아요" 하면서 위로를 해 주시니까, 더 마음을 열게 되었어요.
M: 그렇군요. 트레이너님의 피드백이 마인딩을 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셨나 봐요 :)
H: 저는 나를 봐주는 사람과 신뢰 관계가 쌓여야 (자존감 향상이) 더 잘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트레이너님과 친해진 느낌이 있어서 '전화통화해 봐도 좋겠다, 한 번 만나 봐도 좋겠다' 하는 생각까지 들었거든요. 상호 신뢰가 쌓여서 좋았어요. 아참, 또 그런 것도 있었는 게, 마인딩 미션 중에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 표현하기 이런 미션도 있었잖아요.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랑 좋은 감정을 교류하는 거잖아요. 그런 것도 (효과가) 있었어요.
Helena님은 트레이너님을 위해 따로 선물까지 준비해오셨다. 오는 길에 구겨질까 봐 봉투는 따로 하나 더 준비해 오셨다면서, 직접 메모까지 적고는 트레이너님께 전해달라고 부탁하시는데 우리까지 마음이 찡해졌다. 한 사람의 진심은 참으로 강력해서 온라인, 오프라인을 뛰어넘어와 닿는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 순간. Helena님이 먼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와주신 것도 그런 진심의 표현이겠지 :)
M: 혹시 마인딩을 주변 사람에게 추천해줄 의향은 있나요?
H: 있어요. 원래 제가 뭐 하는 걸 주변에 추천을 잘 안 하긴 하지만요(웃음) 가까운 친구들에게 정도?
M: 네, 그럼 마지막으로, Helena님께 마인딩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표현 부탁드릴게요 :)
H: 저는 마인딩을 모든 사람들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마인딩을 하는 간절한 이유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음이 모든 존재의 본질인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사실 마인딩은 내 인생 잘 살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면 모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마인딩을 이렇게 표현할게요. 마음이 있는 모든 존재가 해야 하는 것.
주변에 추천을 잘 안 한다고 말씀하시고선, 마인딩은 마음이 있는 모든 존재가 해야 하는 것으로 정리해주신 Helena님ㅋㅋㅋ 가까운 친구분들께는 Helena님이 알려주실 테니, 그 밖에 온 세상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더 열심히 알려야겠다고 결심해본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마음이 있는 모든 존재가 내 마음을 위해 마인딩하는 날이 오겠지 :)
Helena님은 마인딩을 3개월 이상하신 분이라 그런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마음이 있는 모든 존재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마인딩이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큰 감동과 힘을 주는 정의였다. 머리로 논리적인 판단을 내려도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이상한 천덕꾸러기에, 때로는 까칠한 고양이처럼 제멋대로 심술을 부리고, 또 어떤 날은 아이처럼 이유 없이 나를 기분 좋게 하는 마음.
잘 안다 싶다가도 어느새 낯설어지는 마음이기에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한 번쯤은 마음고생이란 걸 하는 건가 싶다. 그렇기에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믿고 :) 마음이 있는 모든 존재가 마인딩을 하는 그 날까지! 오늘도 우리 마인딩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미 있는 노력을 하는 중이다.
필자는 현재 내 마음을 위한 실천을 돕는 온라인 마음 관리 프로그램 '마인딩'의 대표이자, 나와 내 마음을 위해 노력하는 한 명의 마인딩 크루로 살고 있습니다. 몸을 챙기기 위해 헬스장을 가듯 마음을 챙기는 것이 당연해지는 세상, 그렇게 마인딩을 만난 모든 사람들이 각자 나답게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