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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상희 Feb 29. 2024

봄맞이, 꽃맞이 나들이

구례, 광양

매년 봄이 오는 것을 마당에 만발하던 매화 꽃잎 흔들리는 바람소리로 알았다. 히야신스 싹이나 튤립 싹보다도 나뭇가지 가득 몽글몽글 연한 분홍빛이 맺혀 있다가 토도톡 터지는 매화가 늘 먼저였다. 겨울이 채 가기도 전이었다.  일에 지쳐 힘들 때 꽃이 만발한 매화나무아래 앉아 찬바람 섞인 매화향을 가슴속 깊이 들이마시며 복작복작한 내 마음을 다스리고는 했었다.


마당을 재정비하며 허리 굵은 매화나무를 떠나보내고 작년은 매화 없이 살았다. 새해, 아직 찬 바람이 부는 마당에 튤립과 히야신스싹이 뽀로롱 올라와 있는 것을 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지금 시간이 남아도는 남편과 내가 봄꽃여행을 못 갈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바로 가자고 했다. 그렇게 남편과 나는 구례로 떠났다. 


봄을 가장 빨리 알려준다는 노오란 산수유 꽃. 구례산수유꽃축제는 3월 9일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평일 구례는 한적했다. 아직 꽃도 다 피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 겨울의 시절은 끝이 났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은 알 정도로 화사했다. 산수유도 반쯤 피었고, 개나리같은 영춘화도 담벼락을 노오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광양으로 갔다.


매화


꽃보다 향기가 먼저 다가왔다. 힘들 때 내 영혼을 달려주던 향기. 그 향기를 가득 들이마시며 매화마을을 걸었다. 딱 매화마을이 아니더라도 길과 산, 모든 곳이 꽃이었다. 광양매화마을축제는 3월 8일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활짝 핀 꽃을 보려면 아무래도 1,2주 지난 축제시즌이 딱이겠다. 

구례에서도 가로수가 산수유인 것이 참 좋았었는데 광양도 그랬다. 


봄맞이를 하러가기 전에 든 여러가지 생각들, 꽃길을 걸으며 들었던 또 여러가지 생각들,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왔다갔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딱 이 것이다.


먹거리와 볼거리와 향기까지- 입, 눈, 코까지 즐거운 봄맞이 여행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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