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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Nov 13. 2023

딸기를 심어야겠다.

가끔은 실험도 필요하니까.

텃밭에 심는 식물을 정할 때 나의 기준은 '다양한 기능을 하는 작물'이 1순위이다. 이왕이면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달면서 토양을 피복한다던지, 토양에 영양을 준다던지, 경관을 예쁘게 해 준다던지, 밀원식물로서 텃밭에 곤충들을 유인한다던지 하는 식 말이다. 



11월이 가까워지면서 올해의 텃밭은 차츰 정리하고 겨울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그리고 내년의 텃밭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슬슬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왔다. 원래는 이번 겨울에 텃밭을 왕겨로 덮어 두려고 했다. 겨울에 흙을 멀칭 해 두면 지온이 보존되기 때문에 땅이 얼거나 건조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멀칭 물 사이에서 곤충들이 월동하기도 한다. 그래서 올 겨울에는 놓치지 않고 텃밭을 보온해 주려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딸기가 생각이 났다. 


올해는 딸기를 키우지 않았지만 이사 오기 전 텃밭 한쪽에서 딸기를 키웠었다. 시작은 다 있는 그곳에서 파는 씨앗으로 말이다. 딸기를 처음 키우는 것이라서 제대로 런너 정리도 못해주고 한겨울에는 그냥 화분에 방치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기는 무사히 겨울을 (알아서) 보내고 무럭무럭 자랐다. 그 모습이 대견에 이듬해에는 텃밭으로 옮겨 심어주었는데 그때부터는 열매도 맺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 딸기가 생각이 났다. 딸기는 낮게 기어가며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에 땅을 피복하는 효과가 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대부분의 다른 작물들이 열매를 맺는 시기에는 잎만 무성히 자라고 런너를 뻗어간다. 보통은 과수원에서 지피식물로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딸기를 나무 아래 심어 주기도 한다. 

'딸기가 과채류와 함께 자라면 서로 영양을 빼앗아가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기로. 원래 식물들은 자연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공생하는 것이 특기니까.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딸기밭 사이에서 자라는 상추, 오이, 토마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작물들이 잘 자라지 않는다면? 잘 자라지 못한 작물들은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딸기만 수확해야지. 


키우면서 확인할 것

 - 과연 딸기가 지피식물로서 역할을 잘 하는가?

 - 잡초가 억제 되는가?

 - 사이 사이에 심은 작물들이 잘 자라는가?



참고: https://lifeisdelight.tistory.com/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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