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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장이 Jun 16. 2019

서울에 살기로 결정했다.

서울살이-1

  28살, 서울에 살기로 결정했다.


 딱히 큰 이유는 없었다. 퇴사 후, 짧게 다녀온 여행이 너무나 행복했다. 아름다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고, 강변을 산책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해온 고민들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늦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여행하듯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일주일, 서울에서 일자리 제의가 들어왔고, 마침 내가 돌아가고 싶어 했던 일이었다.

 이틀 뒤로 예정되어 있던 짧은 서울 나들이의 돌아오는 비행기편을 취소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인사할 여유가 없어 카톡으로 간단하게나마 알렸다. 다들 만류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야 할 나이, 준비되지 않은 타지 생활 등 서울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열 손가락을 접고도 넘쳤다. 그럼에도 어디서 나온 치기였을까,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언제나 할까? 할 때 했고, 갈까? 생각이 들 때 갔다. 이번에도 하지 않으면 여러 밤을 잠들지 못할 것을 알았다. 그래서 캐리어 하나를 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나는 그렇게 새로운 도시에서 조금 긴 여행을 시작했다.


안녕, 제주. 어쩌면 내가 가장 그리워하게 될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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