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무슨 얘기를 나누었을까?

그림 여행

by 토비수


벚꽃도 흩어져 날라가고,

봄바람은 여전한데 가고 있다. 봄이.

이럴 때는 작년 이맘때쯤 엄마와 함께 떠났던 남해 여행이 생각난다.

그 며칠을 추억하며 내가 사랑하는 봄을

조금이라도 붙잡아 두고 다.


사실

여행이라지만, 남해에 가서 우리가 한건

정말 평범한 것들이었다.

마트서 장 봐온 부추와 조개로 전 부쳐먹기.

어느날 저녁 다같이 노래방 가기.

그리고...

할머니가 계셨던 금석마을 산책.

지금은 관광지가 된 다랭이마을 도보.

바닷가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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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평범한 것들이

맑고 청량한 공기,

너무나 따스한 햇살,

부드러운 흙.

또... 해야만 하는 일의 부재,

홀가분함과 함께하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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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도

다랭이 마 그날 오후엔, 겨울 한파 같은 바람이 불었다.

우리들은 각자의 상념 속에서 저벅저벅 걸었다.

막내 이모는 바람에 날라 갈까 자기 몸 가누기에 버거웠고,

나는 그 공간이 낯설면서도 푸근했다.


그리고...

저 멀리-

앞서 걷고 있는 엄마와 이모친구의 뒷모습이 보였다.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



고향의 봄을 찾아와

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체

심각한 듯 체념한 듯 걷는 엄마


그리고

온갖 세상사 다 겪고도

바람에 나부끼듯 살랑살랑 걷는

옆의 또 다른 그녀를 보며,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는 걸


세월의 고개를 돌고 돌아

저 멀리

바다 너머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보일 듯 말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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