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여행사이, 어딘가
그 날 토요일은 내겐 조금 특별했다.
나에게 신선했던 토요일 아침은
또 다른 identity가 속한 직장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건
나의 선택이었다.
지난 몇 년과는 다른 토요일.
그 날은 유독 햇볕이 맑고 화창했다.
몸은 피곤한데, 이 몸이 또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걸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데고,
책도 많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음악이 흐르는 곳으로.
'무슨 책을 볼까?'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영화 <버닝>의 원작소설이라 쓰여진 책 한권을 손에 집어들었다.
<반딧불이>라고 쓰여진 단편소설집 글 중 하나였던.
어쩌면 심각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여유롭고 관조적인 말투로 들려주는 하루키의목소리를,
책 방 바닦에 꿈트려 앉아 음미했다.
다 읽고, '엥? 이건 뭐지?... !'
나긋나긋 여유있게 마무리 되는 듯
하지만
머릿 속에는
무서운 그림이 스쳐지나 갔다...
순간 에어컨 바람이 으슬으슬 하다 느낀다.
거리를 걷는다.
여름같은 봄 볕 더위를 즐기는 젊은이들.
가게들이 차렷하고 내뱉는 아이스 윈디.
아스팔트의 열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개를 쳐든 빌딩들... ... .
그리고
쌩쌩- 지나치는 자동차들 처럼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듯 다들 변해가는데
나만 멈춰있는 것 같다.
인생의 한 순간에 마음의 키가 머무는 듯.
아이러니하게도
이 차가운 도시, 딱딱한 대 도로변 옆에
작은 정원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 작고 어여쁜 얼굴을 보니 새삼 웃음이 났다.
이 긴- 거리에서
반가운 얼굴을 발견한 듯.
일하는 토요일, 오후.
책방 한 구석에서
도심의 정원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