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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비수 Mar 13. 2022

클로버 언덕

일상과 여행사이, 어딘가

gouache on paper


꽃 사진을 찾아보다 마음에 드는 느낌을 발견했다.

화려한데 인위적으로 정돈한 느낌이 아니라

바람에

야생에

자기들끼리 알아서 자리한 느낌


왜 그렇게 꽃과 풀밭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냥 눈이 간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게도 꽃밭이 있었다.

아파트 베란다 너머 테니스 장과 학교 옥상이 보이고

햇살과 바람이 불어오던 단발머리 꼬마 시절.


아파트 계단을 내려와 뒷편으로 걸어가면,

우리들만의 토끼풀밭이 나온다.


거기서 시작된 것 같다... ... .

풀과 꽃에 대한 그리움, 안식.

친구들과 소꿉놀이 하고, 공을 주고받고

네잎클로버를 찾아 헤매던 그 시절.


그 때 그렇게 찾아 헤매던 네잎클로버는

많은 세월이 흘러도 만날 수 없었다.

누군가 선물로 네잎클로버 책갈피를 주었지만,

그건 내가 찾던 행운이 아니었다.


아마도 그 시절이  내 인생에 받았던 최고의 네잎 클로버가 아니었을까?

아니.. 세잎클로버 자체도 좋았던 그 아이... ... .


기억은 모든것을 아름답게 포장한다고 하던데

사실과 다르게 따뜻하게 포옹해버린걸까?

아니면 지금의 내가 너무 답답하고 갑갑해서 일까?


이제 정말 봄이다.

토요일 아침 나가본 동네는 목에 두른 스카프가 덥게 느껴질 만큼

봄의 공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답답함은 명치에 남아있지만,

맑고 따스한 새로운 봄의 기운에

다시 일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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