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짧은-52편]
오랜만에 그나마 조금 일찍 일을 마치고 집으로 퇴근하려다 잠깐 얼굴을 보자는 너의 말에 기다리고 있는 카페를 간다. 너의 맞은편 앞에 놓여진 빈 컵을 보아하니 친구와 왔던 것으로 예상된다.
"친구랑 왔어?"
"응~ 근데 방금 갔어~"
친구와 무슨 말을 나누었던 것인지 수상하게 싱글벙글해 보인다.
귀찮은 말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에 그 말이 무슨 얘기일지 예상이 되기에 피곤한 척이 아닌 진짜 피곤함에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하... 직장 그만두고 싶다...'
"안돼!"
귀가 밝은 건지 위협을 감지하는 여자의 직감인 것인지 작은 속삭임 같은 혼잣말에도 너는 눈을 크게 뜨고 반응한다. 다시 한번 큰 한숨을 내쉬자 너는 얘기한다.
"진짜 안돼! 우리 평생 연애만 할 거야?"
나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인지 연애를 위해 혹은 결혼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를 위해, 회사를 위해, 꼰대를 위해, 부모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인지...
버스는 영영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