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중요한 문제> 이야기꽃 출판사)
그것은 아주 작고 검은 점이었어.
처음에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지.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점이 눈에 들어왔어.
그날 이후로 이상하게 계속 그 점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지.
'뭐가 묻은 걸까?'
'구멍이 난 걸까?'
'벌레가 죽은 걸까?'
'언제부터 생긴 거지?'
걸어가다가도 보이고.
앉아 있다가도 보이고.
먹고 있다가도 보이고.
누워있다가도 보였어.
그렇게 머릿속이 작고 검은 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지.
생각하면 할수록 점이 점점 더 커지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렇게 점만 하던 게 검은콩만 해지고, 검은콩만 하던 게 동전만 해지고, 동전만 하던 게 주먹만 해지고, 주먹만 하던 게 맨홀 뚜껑만 해지고, 맨홀 뚜껑만 하던 게 나만 해졌어.
어디서부터 나이고 어디서부터가 점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거야.
어느 사이엔가 비대해진 작고 검은 점이 나를 집어삼켜 버린 거지.
(C) 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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