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웹소설에 관해서 공부할 때는 관련 책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콘텐츠진흥원에서 제공하는 무료 강의도 수강했다.
그것만으로도 웹소설의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 데는 충분했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에 대해 이해를 한다고 해서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내가 쓴 소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 직접 피드백 받고 싶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내게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어찌 되었든 그러려면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야 했다.
내가 웹소설 작가가 되겠다고 뛰어들었던 시기는 웹소설을 읽는 독자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던 시기였다.
동시에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프로그램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곳저곳 지원하다가 경기콘텐츠랩에서 진행한 웹소설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매주 토요일에 판교에 있는 경기콘텐츠랩 공간에서 수업을 듣게 됐다.
기초와 심화 과정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기초 수업은 8주 동안 진행됐다.
8주가 지나면 총 60명 정도 되는 수강 인원 중에서 10명을 선발해서 심화 과정으로 이어갔다.
당연한 말이지만 심화 과정은 내 목표에 없었다.
6:1의 경쟁률을 내가 뚫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0.001% 하지 않았다.
전문가에게 내 원고를 피드백 받으면서 내가 과연 이걸 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평가받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게 수업이 시작됐고, 나는 정말 초집중해서 수강했다.
책과 온라인 강의로 들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많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어도 정말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3주차로 기억한다.
드디어 내가 쓴 원고를 강사이신 기성작가님께 피드백 받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사이에 써두었던 원고를 읽으면 읽을수록 고칠 부분이 눈에 띄었다.
제출하기 전에 3화 분량의 원고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여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러고 있다가는 수정만 하고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메일을 보냈다.
며칠 뒤에 답변이 와있었다.
요약하자면 처음으로 쓴 거치고는 아주 깔끔하다는 평이었다.
웹소설을 해도 되겠다는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답이 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에 감사했다.
수료하려면 수정한 원고를 보내야 했기에 피드백 내용을 반영해서 다시 수정한 버전을 제출했다.
그렇게 8주간의 수업이 마무리됐다.
수업이 마무리되고 며칠이 지나서 메일 하나를 받았다.
이후 심화 과정의 일정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메일이 왜 나한테 와있는 걸까.
잠시 분주하게 머리를 돌려야 했다.
몇 초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이해됐다.
대략 60명 중에서 10명에 뽑혔다는 의미였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주관했던 출판사로부터 계약하고 싶다는 제안까지 들어있었다.
정말? 진짜 내가 10명에 뽑혔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메일을 읽고 또 읽었다.
진짜 내가 이해한 게 맞았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제안 메일이었다.
미친 듯이 뛰면서 기뻐했을 거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솔직한 마음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됐다.
정말 내 작품이 좋아서 제안한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의심부터 들었다.
출판사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었다.
내가 계약할 정도의 실력이 있다는 확신이 전혀 안 섰다.
결국 첫 번째로 받은 제안은 거절했다.
그때가 2021년 7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