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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기 Nov 04. 2023

일본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요즈음 일본여행 많이 간다. 2023년 우리나라의 누적 해외여행자 중 1/3이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 정말 “나만 빼고” 다 가는 것 같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꼭 보게 되는 곳이 각 지역에 있는 성이나 공원이다. 일본의 성과 공원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동상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조금만 알고 가면 여행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일본사에서 가장 유명한 시기는 전국시대와 메이지시대이다.


전국시대는 대략적으로 1467년 오닌의 난부터 1615년 오사카 전투까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겐신 등 전국의 영주이자 무장들이 군웅할거하던 시대를 이야기한다. 각 영지에 있는 봉건 영주들이 서로 싸웠기 때문에 이를 방어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일본성들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메이지시대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일본이 근대화를 이루는 시기로서


12세기부터 권력을 잡아 온 막부 정권 말기에 천황파와 막부파가 권력을 놓고 싸우다 결국 서로 간의 타협 속에 막부가 권력을 천황에게 이양하는 ‘대정봉환’이 이루어지고      


더불어 입헌군주국 설립 등 현대 일본 정치, 경제 체계의 근간을 이루었던 시기였다. 특히, 천황파의 대표적인 번으로는 조슈번(현 야마구치현)과 사쓰마번(현 가고시마현)이 대표적이었기에 현재 야마구치현과 가고시마현에 가게 되면 관련 사적지가 있다.      


전쟁과 갈등이 있을 때 이를 해결하는 영웅들이 나오는데, 일본 전역에 있는 성이나 공원에 가면 전국시대나 메이지시대 영웅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된 서적 한두 권 정도 읽고 간다면 조금 더 다채롭게 여행할 수 있다.      


문제는 전국시대의 영웅과 메이지 유신지사들 중에는 임진왜란을 주도했던 사람과 구한말 한국 침략을 기획했던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오사카성과 더불어 일본 3대 성 중 하나인 구마모토성은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 加藤清正)에 의해 만들어졌다. 성의 축조술로도 유명한 영주이기 때문에 구마모토에서는 공원이나 거리, 성 등의 사적지에 가게 되면 어디서든 멋진 사무라이와 같은 그의 동상을 보게 된다. 문제는 그가 임진왜란에 참전하고 일본 입장에서 상당히 활약한 장수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국민으로서는 ‘민족의 적’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메이지시대 영웅들 중에는 조선침략을 기획한 정한론자들도 있기 때문에 일본을 여행하기 전 관련 서적들을 읽어보면 여행 시 조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누구인지 모르는 사무라이 동상이 멋지다고 사진 찍고 자랑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 민족의 적이었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겠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일본과 일본사에 관하여 안 좋게 보는 시각이 많아 국내에 자료가 많지 않지만  

    

전국시대 각 지역 영주들에 관하여 자세히 정리한 ‘일본 전국시대 130년 지정학(이다 미디어, 코스믹출판)’과 메이지 시대의 인물과 사건에 관하여 읽기 쉽게 기록한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21세기 북스, 서울대 동양사학과 박훈 교수)’의 두 권 정도 읽으면 일본여행에 풍미를 더욱 높여주고 지혜롭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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