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2024년의 이런저런 끄적임
실행
신고
라이킷
10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SpecialA
Oct 06. 2024
09. 7주 간의 임신이 준 선물
우리 곧 다시 만나자.
7주.
짥았지만 내 삶과 가치관을 바꿔준 시간.
7주의 전과 후, 나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임신을 경험하기 전 내가 보던 세상과 이후에 보이는 세상이 달랐다.
임신 전에는 세상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원하는 방향이었다.
나를 위한 선택을 했고 나를 위한 결정과 고민이 주였다.
짧은 기간 내 안에 새 생명을 품고 있으면서 내 세상은 그 녀석이 전부였다.
하루종일 느끼고 생각하고 온 신경이 그를 향했다.
먹는 것, 입는 것, 걸음걸이 하나 행동거지 하나 하나 모든 것이 그를 위한 것이었다.
그것이 모성애라는 것일터.
임신을 알고 난 4주 이후로,
아직 심장조차 없는 작은 세포에 이름을 지어주었다.
침대에 누워 연거푸 이름을 부르며 배를 쓰다듬었다.
너가 내 안에 있다는게 아직 믿기지않는다며, 이 미숙한 나 자신을 엄마라 칭해도 될지 고민을 털어놓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네가, 나는 참 낯설고 어렵지만 잘지내보자며 혼자 속삭였다.
매일밤 조금씩 조금씩 잘 자라주렴 하고 나직이 되네었다.
하루하루 혼돈속에서도 너를 지켜내야한다며 마음을 굳게 먹고 참고 견디길 고작 몇주였다.
병원에서 임신하면 아기들에게 선물하던 베냇저고리를 어떤걸로 할까, 이게 예쁜가 저게 예쁜가 생각하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그 고작 몇주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가보다.
이별은
너무도
서운하고
안타까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매일매일 임테기를 했다.
색이 조금이라도 더 진해지길 간절히 기도했지만 기적은 없었다.
아마도 아직 우리 부부가 부모가 되기에 알아야 할 것도, 배워야할 것도 너무 많아서인가보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성숙해졌고, 또 건강하게 준비하려 열심인 요즘이다.
이따금 주변에서 들려오는 임신소식이 조금은 뼈아프게 시리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는 어찌 아이를 잘 무럭무럭 키워낸건지 비결이 뭔지 묻고싶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그는 어찌 아이를 잘 무럭무럭 키워낸건지 비결이 뭔지 묻고싶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지금은
행복할
그들을 그대로 축하해주고 곧 나에게도 좋은 소식이 찾아오리라 기대할만큼 마음에 여유도 생겼다.
7주간의 짧은 행복이 우리 부부를 한걸음더 성장하게 했다.
내 첫 아가.
비록 너는 떠나보냈지만 덕분에 엄마가 될 준비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더 좋은 엄마아빠를 만나기위해 잠시 시간이 필요했던 거라 생각하며,
우리 곧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 우리 달콤이.
keyword
엄마
임신출산
임신
SpecialA
소속
직업
기획자
평생 기획일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직장인입니다
구독자
2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08. 임신이 종료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