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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ecialA Oct 06. 2024

09. 7주 간의 임신이 준 선물

우리 곧 다시 만나자.

7주.


짥았지만 내 삶과 가치관을 바꿔준 시간.


7주의 전과 후, 나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임신을 경험하기 전 내가 보던 세상과 이후에 보이는 세상이 달랐다.


임신 전에는 세상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원하는 방향이었다.

나를 위한 선택을 했고 나를 위한 결정과 고민이 주였다.


짧은 기간 내 안에 새 생명을 품고 있으면서 내 세상은 그 녀석이 전부였다.

하루종일 느끼고 생각하고 온 신경이 그를 향했다.

먹는 것, 입는 것, 걸음걸이 하나 행동거지 하나 하나 모든 것이 그를 위한 것이었다.


그것이 모성애라는 것일터.


임신을 알고 난 4주 이후로, 아직 심장조차 없는 작은 세포에 이름을 지어주었다.

침대에 누워 연거푸 이름을 부르며 배를 쓰다듬었다.

너가 내 안에 있다는게 아직 믿기지않는다며, 이 미숙한 나 자신을 엄마라 칭해도 될지 고민을 털어놓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네가, 나는 참 낯설고 어렵지만 잘지내보자며 혼자 속삭였다.

매일밤 조금씩 조금씩 잘 자라주렴 하고 나직이 되네었다.


하루하루 혼돈속에서도 너를 지켜내야한다며 마음을 굳게 먹고 참고 견디길 고작 몇주였다.

병원에서 임신하면 아기들에게 선물하던 베냇저고리를 어떤걸로 할까, 이게 예쁜가 저게 예쁜가 생각하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그 고작 몇주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가보다.

이별은 너무도 서운하고 안타까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매일매일 임테기를 했다.

색이 조금이라도 더 진해지길 간절히 기도했지만 기적은 없었다.


아마도 아직 우리 부부가 부모가 되기에 알아야 할 것도, 배워야할 것도 너무 많아서인가보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성숙해졌고, 또 건강하게 준비하려 열심인 요즘이다.


이따금 주변에서 들려오는 임신소식이 조금은 뼈아프게 시리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는 어찌 아이를 잘 무럭무럭 키워낸건지 비결이 뭔지 묻고싶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그는 어찌 아이를 잘 무럭무럭 키워낸건지 비결이 뭔지 묻고싶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지금은 행복할 그들을 그대로 축하해주고 곧 나에게도 좋은 소식이 찾아오리라 기대할만큼 마음에 여유도 생겼다.

7주간의 짧은 행복이 우리 부부를 한걸음더 성장하게 했다.





내 첫 아가.


비록 너는 떠나보냈지만 덕분에 엄마가 될 준비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더 좋은 엄마아빠를 만나기위해 잠시 시간이 필요했던 거라 생각하며,


우리 곧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 우리 달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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