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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태경 Aug 30. 2024

피할 수 없는 비라면 우산을 쓰자

나에게 하는 말

독한 술에 물을 타면 밍밍해지며 맹탕이 된다.

소태 같은 찌개국물에 물을 타거나, 싱거울 때는 소금을 가감해서 간을 맞춘다.

노란색에 파란색을 혼합해서 초록색을 만들고 갈색을 섞어가며 원하는 올리브그린색을 만들어 낸다.

화초의 수형을 잡아주면 원하는 대로 키워낼 수가 있다.

행동과 행위를 통해 바꿀 수 있는 것들과는 다르게,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

공을 들여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는 있어도, 가지고 있는 성향이 변하지는 않는다.

눈이 녹아 물이 되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죽었다 살아나면 변한다 하는데, 살아나서 한동안이지 도로아미타불. 다시 원상복귀.

변화된 삶을 사는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들은 나이 들어 살면서 봐온 결과이다.(비판론자도 비관론자도 아님)

일반적인 삶은 영화처럼 드라마틱하지 않다.

잠시 가면을 쓰고 숨기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튀어나와 내면을 들어낸다.

나만 봐도, 물러터진 맘이 독한 시간을 겪으며 변할 거라 생각했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변하였을지 몰라도 무른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책을 하기도 해 봤지만 자존감만 떨어뜨리면 질적으로 정신건강에 마이너스만 된다.

그리하여 마음각도를 바꾸기로 했다.

피할 수 없는 비라면, 우산을 쓰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과의 인연과 상황을 굳이 붙들고 있으면서, 변하지 않을 상대방과 삭이지 못하는 나와의 끈을 끊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의 뱃머리를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서 행복의 나라로 갈 것인지, 불행의 나라로 갈 것인지가 정해진다.


현명한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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